2018년 사우디국부펀드와 '자금 지원 약속' 갈등 노출한 지 6년만
"AI, 매년 10배씩 발전"…"미 정부 과도한 규제 없애야"
사우디 FII에 화상으로 참여한 일론 머스크 |
(로스앤젤레스=연합뉴스) 임미나 특파원 =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가 2018년 사우디아라비아 국부펀드(PIF)에서 자금 지원을 약속받았다며 테슬라 상장 폐지 방침을 밝혔다가 곤욕을 치른 이후 처음으로 사우디가 주최한 행사에 모습을 드러냈다.
29일(현지시간) 블룸버그와 AFP통신에 따르면 머스크는 이날 사우디아라비아 수도 리야드에서 열린 제8회 미래투자이니셔티브(FII) 행사에 화상으로 참여해 연설했다.
블룸버그는 "머스크가 FII에 깜짝 등장해 사우디와의 관계를 회복했음을 시사했다"고 전했다.
약 6년 전인 2018년 8월 머스크는 "테슬라를 비공개회사로 전환하겠다. 자금이 확보돼 있다"는 돌발 트윗을 올리며 테슬라 상장폐지 소동을 일으켰다.
이후 주가 하락으로 손해를 본 투자자들이 머스크를 상대로 제기한 소송에서 머스크는 사우디 국부펀드로부터 테슬라 상장폐지를 위한 자금 지원을 약속받았으나 배신당했다고 주장했다.
2022년 열린 재판에서 머스크의 변호인단은 머스크가 야시르 알루마얀 사우디 국부펀드 총재와 주고받은 문자 메시지 내용을 공개했다.
이 문자 메시지에서 머스크는 사우디 국부펀드 측이 머스크의 발언을 부인했다는 언론 보도를 언급하며 "이건 우리가 나눴던 대화 내용을 반영하지 않는다"고 따졌고, 알루마얀은 "미안하지만 우리는 함께 일할 수 없다. (테슬라 상장폐지는) 일론 당신에게 달린 일"이라고 답했다. 이에 머스크는 "당신이 날 배신하고 있다"며 분노의 메시지를 보냈다.
이 소송을 심리한 배심원단은 지난해 2월 평결에서 머스크가 투자금을 확보한 것으로 믿었다는 주장에 신빙성이 있으며 투자자들을 대상으로 사기를 저지른 것은 아니라고 판단해 주주들의 소송을 기각했다.
사우디 FII에 화상으로 참여한 일론 머스크 |
이날 FII 행사에서 머스크가 화상 연설을 할 때 알루마얀 사우디 국부펀드 총재는 맨 앞줄에 앉아있었다고 블룸버그는 전했다.
머스크는 이날 FII의 청중을 대상으로 인공지능(AI)의 잠재력에 대해 연설하면서 "AI는 매년 10배씩 나아지고 있고, 아마도 향후 1∼2년 이내에 인간이 할 수 있는 어떤 일이든 할 수 있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또 미국 대선에 관해서는 "나는 이번 선거에서 중요한 역할을 해오고 있다"고 언급한 뒤, 트럼프 전 대통령을 지원하는 이유로 "나는 트럼프가 아닌 백악관(non-Trump White House)보다 트럼프 백악관이 더 낙관적이라고 느낀다"고 말했다.
이어 "우리가 경험하고 있는 발전3의 가장 큰 장애물은 과도한 규제"라며 "거대한 로켓을 만드는 것보다 발사 허가를 받는 데 시간이 더 오래 걸린다"고 지적했다.
사우디아라비아가 주최하는 FII는 '사막의 다보스포럼'이라고도 불리는 대규모 행사다. 사우디는 2017년 FII에서 사우디 실권자 무함마드 빈 살만 왕세자가 직접 초대형 주거 신도시 프로젝트 '네옴' 계획을 발표하는 등 FII를 통해 자국 미래 비전을 공개해왔다.
mina@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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