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말 뉴욕증시, 중동 긴장·국채 금리 상승에 혼조세…기술주는 강세
국내외 주요 기업 실적 발표 대기…"코스피 변동성 장세 전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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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럴드경제=서경원 기자] “삼전 5만5천(원) 깨지면 사무실에서 바지 벗고 x 쌈. 날 더러운 놈으로 만들지 말아줘” (지난 25일 한 온라인 주식·투자 게시판)
28일 국내 증시는 대내외 주요 기업 실적과 미국 국채 금리 상승 등을 주시하면서 경계감이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이런 가운데 삼성전자 주가가 지난주 5만6000원선이 무너지면서 개미들이 한숨이 깊어지고 있다.
이런 가운데 삼성전자가 이날 역대 최장의 외국인 투자자 연속 순매도의 늪에서 34거래일 만에 탈출했다. 주가도 4% 가까이 반등해 '5만전자' 탈출에 대한 기대를 모았다. 다만 특별한 호재가 없는 상황에서 저가 매수에 따른 기술적 반등에 그칠 수 있어 환호는 이르다는 분석이다.
이날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전 거래일 대비 2200원(3.94%) 오른 5만81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최근 지속된 급락에 따른 저가 매수세가 유입된 데다 대만 언론에서 삼성전자가 엔비디아의 고대역폭 메모리(HBM) 협력사로 조건부 승인을 받았다는 보도가 나오면서 투자 심리가 개선된 것으로 풀이된다.
장중에는 4.65%까지 올랐지만 장 막판 동시호가 때 매물이 출회되며 상승폭을 다소 줄였다. 이날 상승폭은 지난 9월 26일(4.02%) 이후 가장 큰 수준이다.
지난 9월 3일부터 지난 25일까지 33거래일 연속 삼성전자를 순매도해온 외국인은 이날 101억원을 순매수하면서 역대 최장 순매도 행진에 제동을 걸었다. 외국인은 33거래일동안 총 12조4929억원의 삼성전자 주식을 팔아치웠다. 이로 인해 같은 기간 삼성전자의 주가는 7만4400원에서 5만5900원으로 24.87% 하락했고 시가총액은 444조1518억원에서 333조7108억원으로 110조4410억원이 증발했다.
외국인 순매도 행진이 어렵사리 멈춰서기는 했지만 삼성전자에 대한 투자심리에 명확한 변곡점이 만들어질지는 미지수다. 순매수 규모가 크지 않은 데다 주가가 반등할만한 확실한 모멘텀이 보이지 않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이진우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이날 주가 상승과 외국인 순매수 전환에 대해 "펀더멘털에 영향을 줄만한 큰 이슈는 없었다"며 "밸류에이션이 주가순자산비율(PBR) 기준 역사적 저점 수준으로 내려온 데 따른 저가 매수가 유입된 것으로 본다"고 했다. 그는 "엔비디아향 고대역폭 메모리(HBM) 퀄 테스트 통과 등 모멘텀이나 숫자로 증명되는 실적이 나와야 연속성 있는 상승이 가능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미 HBM 시장에서 확고한 지위를 확보한 SK하이닉스가 올해 연간 영업이익에서 삼성전자 DS부문을 추월할 가능성도 점쳐진다. 이미 올해 들어 3분기까지 실적에서 SK하이닉스는 삼성전자를 앞섰고 현재 증권가에서 제시한 4분기 영업이익 전망치 역시 SK하이닉스가 8조원 안팎, 삼성전자 DS부문이 4조∼6조원대이기 때문이다. 이진우 연구원은 "인공지능(AI) 생태계에 동참하지 못하고 '탈락자'가 된 듯한 현재 상황이 투자심리에 악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분석했다.
다만 투자심리가 곧 바닥을 통과할 것이라는 기대감은 여전히 살아있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국내 증시는 실적 불확실성을 상당부분 선반영하고 있다"며 "31일 삼성전자의 실적발표가 예정돼 있는데, 향후 실적 가이던스와 질의응답을 통해 선반영된 업황·실적에 대한 불확실성과 투자자들의 불안심리 완화, 해소의 전환점이 될 수 있을지 주목해 볼 부분"이라고 말했다.
코스피와 코스닥 지수가 28일 1% 넘게 오르며 마감했다. 이날 코스피 지수는 전장 대비 29.16포인트(1.13%) 오른 2612.43에 거래를 마쳤다. 코스닥 지수는 13.07포인트(1.80%) 오른 740.48에 마감했다. 사진은 28일 오후 서울 중구 하나은행 본점 딜링룸. 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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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이번주 국내 증시는 대내외 주요 기업 실적 및 미국 국채 금리 상승 등을 주시하면서 경계감을 키울 것으로 전망된다. 이번주 알파벳(29일), 마이크로소프트(30일), 애플(31일) 등 미국 주요 기업 실적 발표가 예정돼 있어 국내 기술주 향방에 영향을 줄 것으로 보인다. 국내에서도 31일 삼성전자의 확정 실적이 공개되는 가운데 실적 가이던스(전망)에서 수익 악화 우려를 해소할 만한 내용이 나올지 주목된다.
증권가에서는 중동 긴장은 어느 정도 해소됐다고 평가하면서 대내외 주요 기업 실적 발표에 주목하는 분위기다. 서상영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이스라엘이 이란에 대한 공격을 단행했으나 이란의 군사시설 중심으로 공격하고, 이란도 이번 공격에 대한 대응은 하지 않을 것이라고 언급하는 등 양측 모두 이번 사태가 확대되는 것을 바라지 않는다는 점에서 이란-이스라엘 이슈는 해소된 것으로 추정한다"고 짚었다.
이어 "그렇기에 이번 시장은 기업들의 실적에 따라 상승 여부가 결정될 것"이라며 "이번주 M7 종목 중 엔비디아와 테슬라를 제외하고 모두 실적을 발표하는데, 실제 실적이 예상을 큰 폭으로 상회한다면 미국 대선을 앞두고 있는 불안 심리를 완화시킬 수 있지만 그렇지 못할 경우 하락 변동성을 키울 수 있다"고 설명했다.
한지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지정학적 이슈보다 오늘날 주식시장의 발목을 잡고 있는 것은 채권시장과 외환시장의 변동성으로, 트럼프 당선 시 재정적자 심화 및 인플레이션 재가속 우려 등이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며 "또한 국내외 주요 기업들의 실적이 몰려있다는 점도 주중 증시 대응을 어렵게 만드는 요인으로, 국내 증시는 변동성 장세를 보일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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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il@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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