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김환 기자) 이강인이 최전방 공격수로 선발 출전해 '가짜 9번(펄스 나인)' 역할을 수행한 데 이어 자신의 주 포지션인 측면 공격수 자리에서도 준수한 활약을 펼치며 만능 공격수의 모습을 보여줬다.
이강인은 전반 29분경 상대의 자책골을 유도하고 전반 40분경 파리 생제르맹(PSG)의 승리를 확신하는 세 번째 득점 장면에서 골의 기점이 되는 패스를 찌르는 등 몇 차례 인상적인 경기력을 선보이다 후반 33분경 PSG의 18세 신성 세니 마율루와 교체되어 경기를 마무리했다.
루이스 엔리케 감독이 이끄는 프랑스의 거함 PSG는 28일(한국시간) 프랑스 마르세유에 위치한 스타드 벨로드롬에서 열린 올랭피크 마르세유와의 2024-25시즌 프랑스 리그1 9라운드 '르 클라시크' 원정 경기에서 3-0 대승을 거뒀다.
리그 최대 라이벌인 마르세유 원정에서 손쉽게 승점 3점을 따낸 PSG는 선두 자리를 유지하면서 리그 2위 AS모나코(승점 20)와의 승점 차를 3점으로 벌렸다. 반면 패배한 마르세유(승점 17)는 3위에 머문 채 9라운드를 마쳤다.
이날 PSG는 전반 7분 만에 터진 선제골로 리드를 가져온 뒤 전반 20분경 마르세유의 공격형 미드필더 아민 하릿이 퇴장을 당해 수적 우위를 점한 가운데 두 골을 추가로 뽑아내면서 마르세유를 3-0으로 무너뜨렸다.
PSG는 이강인을 최전방 공격수로 세운 4-3-3 전형을 활용했다. 잔루이지 돈나룸마가 골문을 지켰다. 누노 멘데스, 윌리안 파초, 마르퀴뇨스, 아슈라프 하키미가 수비라인을 구성했다. 주앙 네베스, 비티냐, 워렌 자이르-에머리가 중원을 책임졌다. 브래들리 바르콜라, 이강인, 우스만 뎀벨레가 공격을 이끌었다.
마르세유는 4-2-3-1 전형으로 맞섰다. 헤르니모 룰리 골키퍼가 릴리앙 브라시에, 제프리 콘도그비아, 레오나르도 발레르디, 아미르 무리요로 구성된 백4의 도움을 받았다. 허리는 피에르-에밀 호이비에르와 아드리안 라비오가 받쳤다. 루이스 엔히키, 아민 하릿, 메이슨 그린우드가 2선에서 최전방의 엘리예 와히를 지원했다.
리그1 최대 라이벌전은 전반전 초반부터 치열했다. 전반 4분 뎀벨레의 슈팅으로 예열한 PSG가 전반 7분 만에 선제골을 뽑아냈다. 바르콜라와 멘데스를 거쳐 네베스가 공을 잡았고, 정교한 오른발 슛으로 마무리해 자신의 이번 시즌 마수걸이 득점을 터트렸다.
마르세유는 물러서지 않았다. 전반 13분 와히의 오른발 슛으로 반격했다. 와히의 슈팅은 PSG 수비벽에 막혔지만 기세를 끌어올리기에 충분했다.
그러나 공격형 미드필더로 출전한 하릿이 큰 실수를 저지르면서 마르세유의 흐름은 깨지고 말았다. 전반 20분 하릿이 마르퀴뇨스와 경합을 벌이는 과정에서 발을 너무 높게 들어올린 것이다.
주심은 하릿의 행동이 위험했다고 판단, 곧바로 레드카드를 꺼냈다. 전반전 중반에 주축 전력을 잃은 마르세유는 우선 변화 없이 그대로 경기에 임했다.
마르세유는 수적 열세를 극복하지 못했다. 자책골을 유도한 이강인의 꾀에 완전히 속아넘어갔다.
전반 29분 하키미가 오른쪽 측면에서 이강인을 바라보고 올린 크로스가 정확하게 전달됐는데, 이를 걷어내려던 발레르디의 발에 맞고 굴절돼 PSG 골라인을 넘어갔다. 이강인은 공을 따로 건드리지 않고도 상대를 압박해 득점을 만들어냈다.
PSG는 점수 차를 2점으로 벌리고도 공격을 멈추지 않았다. 결국 전반전이 끝나기 전 3-0이라는 스코어를 만들면서 확실하게 승기를 잡았다.
전반 40분 이강인이 깊숙하게 찌른 패스를 뎀벨레가 받아 슈팅으로 연결했지만 룰리 골키퍼의 선방에 막혔다. 그러나 흘러나온 공을 뎀벨레가 재차 잡은 뒤 바르콜라에게 보냈고, 바르콜라가 이를 마무리하면서 팀의 세 번째 골을 성공시켰다.
PSG는 전반 추가시간 하키미의 슈팅으로 경기를 끝내려고 했으나 골키퍼 선방과 오프사이드로 인해 무산됐다. 그래도 전반전을 3-0이라는 만족스러운 점수로 마무리한 채 라커룸으로 들어갔다.
마르세유는 한 골이라도 만회하려면 변화가 필요하다고 판단했다. 후반전 시작과 도잇에 그린우드와 와히를 불러들이고 조너선 로우와 이스마엘 코네를 내보냈다.
하지만 크게 바뀌는 건 없었다. 후반전도 PSG의 주도 아래 진행됐다. 후반 2분 이강인의 패스에 이은 하키미의 크로스를 바르콜라가 왼발 슛으로 연결했지만 빗나갔다.
마르세유는 후반 7분 오랜만에 좋은 기회를 잡았지만 이를 살리지 못했다. 역습 찬스에서 PSG 출신 미드필더인 라비오가 왼발로 마무리하려고 했으나 골대 위로 높게 솟았다.
3점 차가 따라잡히지 않을 거라고 판단한 PSG는 주전 선수들의 체력을 안배하기로 결정했다. 앞서 멘데스를 루카스 베랄두와 교체한 데 이어 바르콜라와 자이르-에머리를 데지레 두에, 파비안 루이스와 바꾸면서 교체카드를 연달아 소진했다.
그럴 만한 이유가 있었다. PSG는 교체 이후에도 후반 25분 마르퀴뇨스의 슈팅으로 마르세유를 위협하는 등 계속해서 경기를 주도했다. 후반 27분에는 교체 투입된 두에가 룰리 골키퍼와의 일대일 상황을 맞았으나 추가 득점에는 실패했다.
시간이 흘러도 스코어는 변하지 않았다. PSG는 후반 33분 이강인과 네베스를 세니 마율루, 마르코 아센시오와 교체했다. 주전에 가까운 선수인 아센시오를 내보내 어느 정도의 안정감을 유지하면서도 18세 신성 마율루에게 기회를 주기로 한 것이다.
마르세유는 막판까지 한 골이라도 만회하기 위해 분투했다. 후반 40분 반대편에서 올라온 크로스를 왼쪽 측면 수비수인 브라시에가 헤더로 연결했지만 벗어났다.
PSG도 막판 두에와 아센시오의 연계로 마르세유에 최후의 한 방을 꽂으려고 했으나 아센시오의 슈팅이 빗나가고 말았다. 아센시오와 함께 들어온 마율루는 후반 추가시간 한 차례 기회를 잡았지만 슈팅이 골키퍼에게 막혔다.
경기는 PSG의 3-0 대승으로 끝났다. PSG는 총 19개의 슈팅 중 8개를 유효슈팅으로 만들었고, 결정적인 찬스를 7회나 생산하면서 3-0이라는 스코어가 아쉬울 만한 경기를 펼쳤다.
사진=연합뉴스
김환 기자 hwankim14@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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