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백신 접종 뒤 뇌출혈 사망...보상 소송서 유족 패소

코로나 백신을 접종하고 약 두 달 뒤 뇌출혈로 사망한 자녀의 아버지가 정부가 보상 책임을 져야한다며 소송을 냈지만 졌다. 코로나 백신 접종과 사망의 인과관계를 인정하기 어렵다는 취지의 판단이다.

코로나 백신 접종 모습. 사진은 기사 내용과 직접적인 관련 없음. /뉴스1

27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행정법원 행정6부(재판장 나진이)는 유족 윤모씨가 질병관리청장을 상대로 낸 유족보상일시금 및 장의비 부지급 취소 소송을 최근 원고 패소로 판결했다.

윤씨 자녀 A씨(사망 당시 39세)는 코로나 사태 당시인 2021년 10월 12일 화이자-바이오엔텍 코로나 백신을 2차 접종한 뒤 그해 11월 18일 뇌출혈의 일종인 지주막하출혈 증상으로 병원에 입원했다가 12월 21일 숨졌다. 당시 직접 사인은 지주막하출혈이었다.

윤씨는 A씨가 백신 접종 때문에 사망했다며 질병관리청에 접종 피해보상을 신청했지만, 질병관리청은 지난해 6월 ‘A씨에게 나타난 두통, 어지럼증 증상의 발생시기(접종 약 1주 후)가 늦어 이 사건 접종과의 시간적 개연성이 낮고, 해당 증상 및 구음 장애, 하지 위약감 증상으로 의료기관에서 진단받은 지주막하출혈은 백신별 알려진 이상반응에 해당하지 않으며 사인이 지주막하출혈인 점을 고려할 때 접종과 인과성이 인정되기 어렵다’는 점을 들어 보상을 거부했다.

이에 윤씨는 “A씨가 별다른 기저 병력이 없는 상태에서 접종을 받은 후 지주막하출혈이 발생해 사망에 이르렀다”는 취지로 주장하며 같은 해 9월 소송을 냈다.

하지만 재판부는 여러 증거들을 종합한 결과 윤씨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재판부는 “A씨는 접종 일주일 후에 두통을 느꼈으나 당시 별다른 진료를 받지 않고 이후 두통의 악화를 느낀 시점인 11월 11일은 접종 후 거의 한 달이 지난 시점”이라며 “인과관계 추단이 어렵다”고 했다.

그러면서 “A씨에게 발생한 지주막하출혈이 이 사건 접종으로부터 일어났다고 추론할 관련 의학 이론이나 경험칙이 있다고 볼 자료가 없다. 국가적으로 코로나 백신 접종이 권장된 이후 뇌출혈 발병률이 증가했다고 볼 만한 자료도 없다”며 “윤씨는 막연히 이 사건 접종 후 지주막하출혈이 발생했으므로 인과관계가 있다는 취지로 주장하고 있을 뿐, 그 근거가 되는 자료를 제시하지 않고 있다”고도 설명했다.

아울러 “비록 지주막하출혈 발생 이후 측정된 것이기는 하나 A씨의 혈압이나 콜레스테롤 수치 등에 비추어 A씨는 지주막하출혈과 관계된 위험인자를 가지고 있었을 가능성이 있고, 원고는 이를 반박할 만한 건강검진결과 등 자료를 제출하고 있지도 않다”고 판단했다.

윤씨 측이 항소하지 않아 이 판결은 지난달 확정됐다.

[박강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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