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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26 (토)

“우리는 언더독, KIA 목덜미 물겠다” 10%의 기적, 부상 당한 주장은 더 간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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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티비뉴스=대구, 최민우 기자] “우리는 언더독이다.”

삼성 라이온즈 구자욱(31)은 지난 15일 대구 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열린 LG 트윈스와 맞붙은 플레이오프 2차전에서 부상을 당했다. 1회말 첫 타석에서 안타를 친 구자욱은 후속 타자 르윈 디아즈 타석 때 2루 도루를 시도하다가 왼쪽 무릎을 다쳤다. 병원 검진 결과 인대 손상 소견을 받았고, 이후 치러진 포스트시즌 경기에 출전하지 못하고 있다.

경기에 뛸 순 없지만, 주장 구자욱은 여전히 동료들과 함께 하는 중이다. KIA 타이거즈와 맞붙는 한국시리즈 엔트리에도 이름이 올라있다. 직접 방망이를 들고 타석에 설 수 없지만, 구자욱은 더그아웃 리더 역할을 하고 있다. 누구보다 큰 목소리로 파이팅을 불어넣는다. 경기를 마치고 나면 쇳소리가 날 정도다. 광주 원정에서 1,2차전을 모두 패하면서 좋지 않은 분위기를 끌어올리기 위해 살뜰히 선수들을 챙긴다.

25일 대구 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열린 한국시리즈 3차전에서 삼성이 KIA에 4-2 승리를 거둔 후 취재진과 만난 구자욱은 “(우리 선수들이 2연패를 당해서) 파이팅이 좀 부족해졌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분위기를 바꾸려고 노력했는데, 오히려 선수들이 너무 잘해줘서 분위기가 확 올라간 것 같다”며 기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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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삼성은 홈런 네 방을 터뜨리며 KIA를 무너뜨렸다. 팀 홈런 1위(185개)에 오른 홈런군단 답게 큰 것 한 방으로 승리를 쟁취했다. 3회말 이성규의 좌중간 담장을 넘어가는 솔로 홈런이 나왔고, 5회말 김영웅의 솔로포, 7회말 김헌곤과 박병호의 백투백 홈런으로 승기를 잡았다. 홈런을 치고 더그아웃으로 들어오는 구자욱은 가장 먼저 달려가 동료들을 맞이했다. 눈시울이 불거지는 모습이 중계화면에 잡히기도 했다.

구자욱은 “우리 팀이 점수가 필요할 때마다 홈런이 나왔다. 팀 분위기가 더 좋아지라고 동료들을 세게 껴안았다. 홈 경기였기 때문에 팬들에게 승리를 안겨주고 싶었다. 우리를 응원해주는 팬들도 힘을 낼 수 있도록 나도 액션을 더 크게 취했다”고 말했다. 눈물을 글썽인 것에 대해서는 “병호 형이랑 헌곤이 형이 잘 하고 싶어서 더 열심히 노력한다. 그런데 막상 경기력이 안 나왔다. 이번에 홈런을 치니까 나도 모르게 울컥울컥 하더라. 소리도 많이 질러서 인지 얼굴도 더 빨개졌다”며 웃었다.

무릎 상태가 좋지 않은 탓에 경기 출전이 어려운 구자욱. 하지만 경기 전에는 배팅 연습을 하는 중이다. 한국시리즈 1차전 6회 무사 1,2루 찬스 때는 대타로 나설 준비도 했다. 중계화면에 구자욱이 더그아웃에서 장비를 착용하고 배트를 돌리는 모습이 잡혔다. 구자욱은 “준비는 언제든지 되어 있다. 부족한 것 같지만, 그래도 언제든 경기에 나갈 준비를 해야 한다. 만약에 교체 선수를 다 써버려서 나 혼자 남았을 때도 대비해야 한다. 그런 것까지 다 생각하고 있다”며 팀이 필요하다면, 언제든 타석에 서겠다고 힘줘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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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자욱은 경기에 나서지 못해 후배들에게 미안하다고 했다. 하지만 동료들은 “구자욱이 함께 있는 것만으로도 든든하다. 미안해하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입을 모은다. 이 말을 전해들은 구자욱은 “사실 시즌 중에 주장으로서 선수들에게 안 좋은 말도 많이 했다. 그런데 어린 친구들이 너무 열심히 해줘서 더 기쁘다. 내가 2차전 패배 후 후배들에게 메신저로 이길 수 있다고 이야기를 했는데, 정말 감동적인 말로 나를 위로해줬다. 너무 고마운 마음이 컸다”며 삼성 선수들에게 감사 인사를 전했다.

역대 한국시리즈 1,2차전을 패한 팀의 우승 확률은 10%(20번 중 2번)에 불과하다. 삼성은 3차전을 잡아내면서 기적에 도전한다. 구자욱은 “우리는 어차피 언더독이었다. 정규시즌 때 KIA 밑에 깔려 있던 팀이었다. 1위 팀의 목덜미를 잡으려는 팀이다. 두려울 것도 없다. 오로지 이긴다는 생각만 했으면 좋겠다”며 승리를 다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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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은 1,2차전 패배 후 우승을 차지한 기적의 팀이기도 하다. 2013년 삼성은 두산에 2패 후 시리즈 7차전까지 가는 접전 끝에 4승 3패로 정상에 선 기억이 있다. 구자욱은 “두 경기 먼저 졌다고 해서 우리도 포기할 이유가 없다. 만약 세 경기를 졌다고 해도 광주에 가서 또 이기면 된다. 3차전 승리로 광주에 다시 가는 건 확실해졌다. 꼭 우리가 다시 분위기를 가져와서 우승하겠다”며 목소리를 높였다.

시리즈 전적 1승 2패를 거둔 삼성. 4차전 선발 투수로 다승왕이자 에이스 원태인이 출격한다. 올 시즌 원태인은 28경기 159⅔이닝 15승 6패 평균자책점 3.66의 성적을 남겼다. LG와 맞붙은 플레이오프 2차전에 선발 등판해 6⅔이닝 7피안타 2볼넷 3탈삼진 1실점으로 호투했고, 한국시리즈 1차전에도 선발 투수로 나서 완벽투를 뽐냈다. 완투까지 노릴 수 있었으나 우천으로 인해 서스펜디드 게임이 선언되면서 원태인의 1차전 성적은 5이닝 2피안타 2볼넷 3탈삼진 무실점으로 기록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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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자욱은 “태인이가 4차전 선발로 나서게 돼 너무 든든하다. 우리 팀 에이스이자 대한민국의 에이스다. 때문에 4차전도 잘 해줄 거라 믿는다. 승리해서 우리 팀이 분위기를 가져올 거라 확신한다”며 원태인의 호투를 기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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