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고 후 술 마셨다” 음주운전 부인한 공무원, 항소심도 ‘유죄’

춘천지법. /뉴스1

음주 운전하다 사고를 내고는 “사고 이후 담금주를 마셨다”며 혐의를 부인한 50대 공무원이 2심에서도 유죄 판결을 받았다.

춘천지법 형사1부(재판장 심현근)는 25일 도로교통법상 음주운전 혐의로 기소된 A(54)씨가 낸 항소를 기각하고,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한 원심 판결을 유지했다.

강원 원주시청 소속 공무원인 A씨는 2021년 12월 9일 한 병원 장례식장에서 자택까지 약 1.2km 구간을 술에 취한 상태로 운전한 혐의를 받고 있다. A씨는 이날 오전 1시 58분쯤 아파트 주차장에 도착해 평행주차를 시도하던 중 주차된 다른 차와 접촉 사고를 내고 그대로 잠이 들었고, 오전 7시 47분쯤 출동한 경찰에 발견됐다.

경찰 발견 당시 A씨는 손가락 사이에 담배를 끼운 채 잠들어 있었다고 한다.

음주운전을 의심한 경찰은 음주단속을 실시해 A씨의 혈중알코올농도가 0.122%로 면허취소 수준인 것을 확인했다.

이 과정에서 A씨는 “장례식장에서 소주 2병을 마셨다. 공무원이니 한 번 봐달라”고 말했다. 하지만 A씨는 피의자신문 과정에서 진술을 번복했다. A씨는 “접촉 사고 후 차 안에서 담금주를 마셨다”며 음주운전 혐의를 부인한 것이다.

경찰은 A씨의 음주운전 직접 증거를 확보하지 못해 불송치했지만, 검찰은 여러 정황을 확인하고 경찰에 재수사를 요청, 지난해 7월 A씨를 재판에 넘겼다.

1심을 맡은 춘천지법 원주지원은 담근 지 채 하루도 지나지 않은 인삼주를 접촉 사고 직후 차 안에서 마셨다는 변명이 이례적인 점과 충분한 공간이 있었는데도 평행 주차하느라 4분간 전·후진을 반복하다 사고를 낸 점 등으로 볼 때 이미 술에 취한 상태였다고 판단했다.

위드마크 공식에 따른 혈중알코올농도 수치를 A씨에게 최대한 유리하게 적용하더라도 처벌 대상인 0.03% 이상의 술에 취한 상태로 운전했다는 공소사실이 증명됐다며 징역형의 집행유예를 선고했다.

1심 판결에 불복한 A씨는 항소했지만, 2심 재판부도 원심의 판단이 옳다고 보고 항소를 기각했다.

지방공무원법상 금고 이상의 형이 확정된 공무원은 당연퇴직해야 한다.

[김석모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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