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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25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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新 아이폰 출시 한 달 뒤 관련株 사면 이득?… 올해는 안 통하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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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플이 매년 하반기 새 아이폰 시리즈를 공개할 때마다 국내 관련 부품주 주가는 요동친다. 그간 관련주 대부분은 새 아이폰이 공개되고 한 달가량 주가 부진을 겪고, 이후 연말까지 반등하는 공통된 흐름을 보였다. “혁신이 없었다”는 평가 속에 일단 하락했다가, 판매량 소식이 전해지면서 반등하고는 했던 것이다.

하지만 올해는 이 공식이 깨지는 모양새다. 아이폰16 판매 부진으로 관련 부품기업 실적이 악화하면서 주가도 반등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조선비즈

9월 20일 오전 서울 중구 명동 애플스토어에서 시민들이 이날 출시된 애플의 스마트폰 '아이폰 16시리즈'를 살펴보고 있다.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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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통상 새 아이폰 나오면 관련주 한 달간 하락 후 반등

25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대표적인 아이폰 부품주로 꼽히는 카메라 모듈 공급사 LG이노텍 주가는 전날 종가 17만6000원을 기록했다. 손 떨림 방지장치부품(OIS) 공급사인 자화전자 주가는 1만5640원이다. 두 기업 주가는 아이폰16 공개(현지시각 9월 9일) 전과 비교해 각각 25.9%, 15.2% 하락한 상태다.

이런 주가 흐름은 과거와 사뭇 다른 움직임이다. 그간 아이폰 관련 부품주들은 애플이 새 아이폰 시리즈를 공개할 때마다 비슷한 주가 패턴을 보여왔다. 신제품 발표 후 약 1개월간 하락 곡선을 그리다가 반등해 연말까지 상승하는 패턴이다.

애플이 2020년 10월 13일(현지시각) 아이폰12 시리즈를 공개했을 때 이후 한 달간 LG이노텍 주가는 16만3000원에서 15만5500원(11월 13일 종가)으로 4.6% 하락했다. 시장 기대만큼 성능 개선이 없었고, 당시 처음 적용된 5G 이용 지역도 제한적이라는 평가가 주가 약세로 이어졌다. 하지만 LG이노텍 주가는 서서히 회복세를 보이며 그해 12월 30일 18만2500원까지 올랐다. 11월 13일 대비 17.4% 상승했다. 같은 기간 자화전자도 한 달 동안은 1만5600원에서 1만5250원으로 2.20% 하락하고, 이후 연말에는 2만2800원으로 49.5% 급등했다.

2021년 역시 아이폰13 시리즈가 9월 15일 공개된 후 한 달간 LG이노텍과 자화전자 주가는 각각 6.3%, 16.1% 떨어졌다가 연말까지 80.2%, 14.3% 상승했다. 아이폰15 시리즈(9월 12일)가 나온 지난해에는 LG이노텍이 공개 한 달간 2.4% 내렸다가 보합으로, 자화전자는 3.7% 하락했다가 14.3% 반등에 성공하며 한 해를 마무리했다. 2022년만 하반기 아이폰14 시리즈 출시 후 연말까지 두 종목이 23.9%, 19.4%씩 쭉 하락했다. 국내 관련 부품주들의 주가는 애플의 새 시리즈 공개 전과 비교하면 연말에 더 하락한 경우도 있었지만, 대부분 공개 한 달 후 주가와 비교했을 땐 상승했다.

이러한 주가 흐름은 새 아이폰 출시를 앞두고 수혜 기대감이 해당 기업 주가에 과하게 선반영된 영향으로 풀이된다. 출시 후 상승 재료가 소멸하면서 주가가 내리는 점도 있지만, 아이폰의 경우 공개 내용이 시장 기대에 미치지 못한다는 평가가 매년 제기되며 주가를 끌어내린 탓도 크다. 하지만 한 달쯤 뒤부터는 구체적인 판매 실적이 나오며 주가가 회복세를 보이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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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픽=정서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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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올해는 반등 아직… 아이폰16 판매 부진 탓

그러나 올해는 아이폰16 시리즈가 출시되고 한 달 이상 흘렀지만, 부품주가 반등할 기미를 보이지 않는다. 아이폰16 초기 판매 부진으로 주요 부품사 실적이 악화하면서 주가 낙폭이 더 커진 것으로 해석된다. 모건스탠리에 따르면 아이폰16의 출시 첫 주 판매량은 3700만대로, 전작 대비 12.7% 줄어들었다. 올해 4분기 아이폰16 시리즈 생산도 전작보다 소폭 감소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달 24일 LG이노텍은 올해 3분기(7~9월) 매출 5조6851억원, 영업이익 1304억원을 기록했다고 공시했다. 영업이익이 전년보다 28.9% 줄었다는 소식에 LG이노텍 주가는 하루 만에 전 거래일 대비 11.87%나 급락했다. 국내 한 증권사 연구원은 “투자자들은 아이폰 새 시리즈가 나오면 기다리다가 새 아이폰 판매 사이클이 얼마나 강한지 판단하고 투자하는 경향이 있다”며 “매년 비슷한 흐름”이라고 말했다.

다만 증권가에서는 12월을 전후로 정보기술(IT) 업계에서 애플의 차기작 렌더링(예상 디자인)과 스펙이 나오며 2025년 하반기에 나올 새 제품 전망과 예상 수요에 대한 기대감이 관련주에 다시 유입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전문가들은 애플 관련 부품주에 섣불리 접근해선 안 된다고 했다. 이상호 자본시장연구원 연구위원은 “아이폰 출시 모멘텀(상승 여력)을 단기적으로 보고 접근한 투자자가 매도하면서 주가에 하방압력으로 작용할 수 있다”며 “아이폰 관련 부품주는 불확실한 제품(아이폰) 판매량에 실적 의존도가 높고, 계약 구조에 따라 마진도 차이가 나 실적·시장 환경을 면밀히 분석한 뒤 투자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강정아 기자(jenn1871@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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