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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23 (수)

가왕이 건넨 뭉클한 위로…가요계 "조용필의 '바로 지금'을 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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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0∼90년대에 갇혀 있지 않는 아티스트…세대를 아우를 수 있는 노래"

연합뉴스

가왕의 컴백, 조용필 20집 발매
(서울=연합뉴스) 류효림 기자 = 가수 조용필이 22일 오후 서울 용산구 블루스퀘어에서 열린 정규 20집 '20' 발매기념 기자간담회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2024.10.22 ryousanta@yna.co.kr


(서울=연합뉴스) 이태수 최주성 기자 = 11년 만의 정규음반인 20집과 타이틀곡 '그래도 돼'로 돌아온 '가왕'(歌王) 조용필에 가요계는 과거에 머무르지 않는 도전과 혁신을 높이 사며 호평을 내놨다.

임진모 대중음악평론가는 23일 "조용필은 트로트 등 전통적인 스타일의 창법에 의지하지 않고 자신의 '히어 앤드 나우'(Here and Now), 즉 '바로 지금 여기'를 내놨다"며 "자신이 현재 할 수 있는 최선의 음악 스타일을 선보인 것"이라고 평가했다.

이어 "지난번 '바운스'(Bounce·2013년) 때도 조용필은 64세였는데, 이로부터 11년이 지났다. 74세라면 과거라면 활동하기조차 쉽지 않았던 나이"라며 "그는 록과 '바운스' 때 성공을 거둔 EDM(일렉트로닉댄스뮤직)을 어느 정도 교배한 듯하다"고 설명했다.

임희윤 대중음악평론가 역시 "조용필은 '내가 좋아하는 것을 하겠다' 혹은 '새로운 것을 하겠다'는 수준을 넘어 이 시대 '최고의 팝송'을 보여주는 게 목표였던 것 같다"며 "그것이 1988년이라면 1988년에, 2024년이라면 2024년에 당대 최고의 녹음 환경과 사운드 기술로 만들어낼 수 있는 최고의 결과물을 내려고 했다. 이를 위해 지금 현재도 도전하고 있다는 것을 스스로 증명했다"고 평했다.

조용필은 실제로 앨범마다 완벽주의자 다운 면모를 보이며 곡 작업에 세심한 주의를 기울이는 것으로 정평이 나 있다. 이번 정규음반이 11년이나 걸린 것도 이와 무관치 않다. 앨범 수록곡이 7곡으로 다소 적게 보일 수 있지만, 다 완성해 놓은 한 곡을 다른 곡과의 어울림을 고려해 아예 트랙리스트에서 빼 버렸을 정도다.

조용필은 전날 기자 간담회에서 "믹싱 작업을 미국 측 엔지니어와 하는데, (음악 자료가) 16∼18번을 왔다 갔다 한다"며 "그분도 다른 일이 있을 것인데, 한 달 반에서 두 달가량을 여기서 계속 '올려라 내려라' 혹은 '코러스에 이것저것을 해 달라'고 하니 그 사람이 아예 한국까지 왔다. 스튜디오에 직접 오게까지 하는 등 짓궂게 작업했다"고 험난했던 작업 과정을 소개하기도 했다.

연합뉴스

가왕 조용필, 정규 20집 앨범 발매
(서울=연합뉴스) 류효림 기자 = 가수 조용필이 22일 오후 서울 용산구 블루스퀘어에서 열린 정규 20집 '20' 발매기념 기자간담회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2024.10.22 ryousanta@yna.co.kr


조용필은 이번 앨범 타이틀곡 '그래도 돼'에서 '이제는 믿어 믿어 봐 / 자신을 믿어 믿어 봐' 하고 듣는 이에게 뭉클한 위로를 건넸다. 영화 '괴물'·'부산행'·'태극기 휘날리며'의 장면이 오가며 과거를 되짚는 내용의 감각적인 뮤직비디오는 이 같은 메시지의 감동을 증폭시켰다.

정민재 대중음악평론가는 "젊은 세대와 기성세대를 모두 아우를 이야기가 담긴 노래"라며 "사회생활을 오래 한 뒤 물러날 시기가 된 기성세대도 공감할 수 있고, 이제 막 사회에 발을 내디딘 친구들이 들어도 위로를 얻을 수 있다. '지금의 조용필'이 부를 수 있는 적합한 노래이면서도 음악적으로도 트렌디함을 갖췄기에 그의 새로운 대표곡이 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그래도 돼'를 들은 이들 가운데에서는 데뷔 56년 차에도 여전히 '쫀쫀'하고 듣기 편한 조용필의 보컬과 창법에 주목한 이들이 많다.

정 평론가는 "조용필은 창법 측면에서는 변화무쌍한 가수이고, 민요 같은 노래에서부터 국악과 판소리도 연마했던 사람이다. 이 때문에 이번 신곡이 완전히 새로운 창법이라기보다는 조용필의 넓은 스펙트럼이 집약된 목소리라고 본다"고 덧붙였다.

조용필은 노래할 수 있는 목소리를 유지할 수 있는 한 음악을 하겠다며 부단한 연습과 공부를 멈추지 않겠다고 선언했다. 그러면서도 앨범 단위로는 이번 작품이 마지막이라고 밝혀 가요계와 대중 모두의 아쉬움을 샀다.

이대화 대중음악평론가는 "조용필이라는 아티스트는 1980∼90년대에 갇혀 있지 않다는 것을 보여줬다"며 "한국 대중음악계의 가장 큰 별인데, 체력적인 한계 등도 있었겠지만, 이번이 마지막 정규음반이라는 게 너무 아쉽다"고 말했다.

11년 만에 나온 조용필의 정규음반에 오랜 기간 그를 기다려 온 팬들도 잇따라 온오프라인 공간에서 응원하고 나섰다.

팬들은 전날 비가 내리는 궂은 날씨에도 기자 간담회 현장 근처에 집결해 가왕을 축하했다. 주요 음원 사이트 댓글 창에는 '꾸준한 앨범 작업이 존경스럽고 세련된 곡이 대단하다', '도전을 멈추지 않는 진정한 음악인', '마음에 울림을 주는 노래'라는 청자의 호평도 쇄도했다.

tsl@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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