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세라티 뺑소니범’ 소주 2병 이상 마셨다…검찰, 음주운전 혐의 적용

사고 전날 오후 11시부터 음주 확인

음주 상태로 마세라티를 몰다 오토바이에 타고 있던 20대 연인을 치어 사상케 하고 도주한 A 씨가 지난 4일 오전 광주 서부경찰서에서 검찰로 송치되고 있다. /뉴스1

사람을 치어 숨지게 한 뒤 달아난 혐의만으로 사건이 송치된 광주 ‘마세라티 뺑소니범’에 대해 검찰이 음주운전 혐의를 추가해 재판에 넘겼다.

광주지검은 23일 “20대 연인을 다치거나 숨지게 한 마세라티 뺑소니 사건 피의자 김모(32)씨를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도주치사상과 도로교통법위반(음주운전), 범인도피교사 등 혐의로 구속기소했다”고 밝혔다. 검찰은 서울에서 김씨의 도피를 도운 A(32)씨도 범인도피 혐의로 구속기소했다.

김씨는 지난달 24일 오전 3시 11분쯤 광주광역시 서구 화정동의 한 도로에서 20대 연인이 타고 있던 오토바이를 들이 받은 뒤 구호조치 없이 달아난 혐의를 받고 있다. 이 사고로 20대 연인 중 여자친구인 A(28)씨가 숨졌고 B(23)씨는 중상을 입어 치료를 받고 있다.

김씨는 사고 직후 달아나 지난달 26일 오후 9시50분쯤 서울 강남구의 한 도로에서 경찰에 붙잡혔다. 김씨가 검거된 시점이 사고로부터 약 67시간 뒤였기 때문에 경찰은 김씨를 붙잡고도 혈중알코올농도를 측정할 수 없었다. 다만 김씨는 음주운전 사실을 인정했었다.

그러나 경찰은 지난 4일 김씨에 대해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도주치사상 혐의만 적용해 검찰에 구속 송치했었다. 경찰은 당시 “김씨에 대해 혈중알코올농도를 유추하는 위드마크(Widmark) 공식을 적용한 결과 단속 기준인 혈중알코올농도 0.03%에 미달했다”고 밝혔다.

사건을 넘겨받은 검찰은 주거지 압수수색과 계좌추적, 통신분석, 영상분석 등 보완수사를 통해 김씨가 3곳의 주점과 노래방 등에서 술을 마신 것으로 확인했다. 이중 김씨가 술을 마시는 모습이 담긴 방범카메라(CCTV) 영상이 단서가 됐다.

검찰은 영상분석을 통해 김씨가 사고로부터 약 4시간 전인 지난달 23일 오후 11시 1분부터 이튿날 0시25분까지 주점에서 처음 술을 마셨고, 같은 날 0시 29분부터 오전 1시 24분까지 노래방으로 자리를 옮겨 술을 마신 것으로 파악했다. 김씨는 이후 광주 서구 치평동으로 이동해 오전 2시20분부터 오전 3시까지 또다시 음주를 했다.

경찰 수사 단계에서는 김씨가 광주 서구 치평동에서 가진 술자리에서 벤츠 운전자 B(32)씨와 마세라티 차량 동승자 C(30)씨와 함께 소주 2병을 나눠 마신 음주정황만 포착됐었다. 이들은 경찰 조사에서 “2병 중 1병은 모두 마셨지만 1병은 일부를 남겼다”는 진술을 했었다.

검찰은 새로 규명한 음주 사실을 기반으로 위드마크 공식을 적용한 결과, 김씨가 면허 취소 수치의 혈중알코올농도 상태에서 음주운전을 한 것으로 나타남에 따라 음주운전 혐의를 추가 적용했다.

검찰은 김씨가 도피하려 했던 태국 등 해외에서 불법 사이버 도박 범죄조직에 가담했다는 의혹에 대해서도 수사를 이어가고 있다.

[광주광역시=진창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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