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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22 (화)

[종합] '가왕'의 귀환…조용필 "가수 56년=도전, 아직도 더 노래하고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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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이뉴스24 정지원 기자] 청춘들을 향한 응원가를 부르며 '가왕' 조용필이 돌아왔다.

22일 서울 용산구 한남동 블루스퀘어 마스터카드홀에서 가수 조용필 정규 20집 '20' 발매 기념 기자간담회가 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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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수 조용필이 22일 오후 서울 용산구 블루스퀘어에서 열린 스무 번째 정규 앨범 '20' 발매 기념 기자간담회에 참석하고 있다. [사진=정소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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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조용필은 두 손을 번쩍 들고 무대에 등장한 뒤 "내 나이 70을 넘어 신곡을 발표하는 게 어려웠지만 열심히 열심히 해봤다"며 "1집부터 시작해서 20집까지 앨범으로서는 이게 마지막이 될 수도 있을 것 같다. 그래도 언젠가 좋은 곡을 만들면 또 할 예정이다"고 말하며 컴백 소감을 밝혔다.

조용필은 '20'을 통해 록, 일렉트로니카, 발라드를 가로지르는 넓은 장르 스펙트럼에 조용필만의 강렬한 음악적 인장을 찍어 '조용필 버전 2024'를 선보인다.

11년 만에 정규 앨범을 발표한 이유에 대해 조용필은 "나이 먹으면 그렇게 된다. 1991년 TV 안 하겠다고 선언한 적 있다. 그 때 방송을 안 하니까 (신곡을) 내 봤자더라. PR이 안 돼서 안 되더라. 2013년 19집은 운이 좋았다"고 회상했다.

'바운스'의 흥행을 예상했냐는 질문에 조용필은 "예상 못했다. 음악 하는 분들에게 들려줬을 때도 '헬로'와 '바운스' 반반 의견이 갈렸다. '바운스'는 통기타로 연주했다가 다시 피아노로 재연주한 곡이다. 그리고 발표했는데 역시 '헬로'보다 '바운스'가 많이 알려졌다. 조금 섭섭했다"고 솔직하게 답했다.

이어 조용필은 "콘서트는 계속 했고 음반은 쉽게 되는 건 아니더라. 자기 마음에 들어야 하더라. 다음날 다시 악보를 보면 '에라이' 하는 경우가 많았다. 그런 노래가 수 백 곡이 됐다"고 말했다.

"10월 첫주까지 앨범 녹음을 했다"고 말한 조용필은 "그 곡은 이 앨범에 들어가지 못했다. 노래 성향이 앨범 속 노래들과 달라서 이 다음에 내기로 결정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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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수 조용필이 22일 오후 서울 용산구 블루스퀘어에서 열린 스무 번째 정규 앨범 '20' 발매 기념 기자간담회에 참석하고 있다. [사진=정소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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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용필 신보 타이틀곡 '그래도 돼'는 이 시대 모든 이들을 위한 뭉클한 응원가다. 이제는 자신을 믿어보라고, 조금 늦어도 좋다고 토닥여주는 노래다. 호쾌한 전기 기타, 청량감 넘치는 절창, 고해상도의 사운드가 총동원돼 조용필만의 모던 록을 완성한다.

조용필은 '그래도 돼'를 들려주며 "벌스 부분에서는 진성 대신 가성을 썼다"며 "멜로디가 동양적이다. 아쉬운 건 이 노래를 반 키 더 올려서 할 걸, 조금 후회된다"고 털어놨다.

모두를 향한 응원 메시지를 아름다운 가사로 담아낸 '그래도 돼'를 만들게 된 계기에 대해 "올 초 스포츠 경기를 보는데 우승자가 챔피언 세리머니를 하고, 같이 싸운 한 명은 지니까 카메라에 잡히지 않더라. 나는 카메라 밖의 패자의 마음은 어떨까 생각했다. 속상하고 실망했겠지만, '그 다음엔 힘을 가지고 이길거야, 지금은 그래도 돼'라는 마음을 가질 것 같았다. 작사가에게 이 얘기를 들려줬다. 직설적으로 얘기해주는 가사가 필요하다고 생각했다"고 설명했다.

조용필은 '항상 이겨왔던 조용필이 패자의 감성을 잘 알 수 있나'라는 MC의 질문에 "곡을 미완성으로 끝내지 않나. 곡을 만족해서 낸 적은 한 번도 없다. 이 노래를 들으면 한심하다는 생각이 든다. 겉치레 소리가 아니라 항상 그런 생각을 한다"고 말했다.

타임머신을 타고 과거로 가서 '그래도 돼'를 들려줄 수 있다면, 어떤 때의 조용필에게 들려주고 싶냐는 질문도 이어졌다. 조용필은 "1992년 '꿈'이 나온 뒤 기자회견을 했다. 나는 가수인데 게임 프로그램 나가는 게 무슨 가수일까 싶었다. 그게 너무 힘들었다. 그래서 콘서트만 하겠다고 선언했었다. 그 뒤가 문제다. 2년 3년 지나면서 점점 빈 객석이 보이기 시작했다. 1990년대 말에는 2층 관객이 없었다. '내 히트곡이 몇 곡인데' 생각하며 자신에 대해 실망스러웠다. 그 때 조용필에게 '그래도 돼'를 들려주고 싶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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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수 조용필이 22일 오후 서울 용산구 블루스퀘어에서 열린 스무 번째 정규 앨범 '20' 발매 기념 기자간담회에 참석하고 있다. [사진=정소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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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용필의 뮤직비디오는 뉴진스 뮤직비디오를 작업했던 돌고래유괴단이 맡았다. 이주형 감독은 "깜깜한 어둠 속을 걷고 있는 이들에게 당신을 응원하는 음성과 시선은 가장 가까운 곳에 있다는 이야기를 하고 싶었다"고 밝혔다.

마치 인생을 반추하는 듯한 뮤직비디오 내용을 두고 "마지막 활동이 되는 것 아니냐"는 질문에 조용필은 "20집으로 마지막 찍는다는 생각을 하더라. 앨범으로서는 마지막이 될 것이다. 이제 두 곡 내지 몇 곡 씩 낼 지. 약간 미쳐가지고 21집까지 낼 지도 모르겠다"고 말했다.

수록곡 '타이밍'은 마치 '바운스'를 듣는 듯한 질주감 넘치는 일렉트로닉 팝 록이다. 소나기처럼 통통 튀는 청량한 사운드와 조용필의 시원한 목소리가 인상적이다. 조용필이 직접 코러스까지 참여하며 눈길을 끌었다.

'왜'는 조용필의 절창을 들어볼 수 있는 노래로, 듣자마자 웅장함을 느낄 수 있는 드라마틱한 역작이자 몽환적인 발라드곡이다. 조용필은 "이렇게 길게 연습한 곡은 처음이다. 몇 개월을 연습했다. 노래 전달력에 굉장히 신경 썼다. 가장 많이 연습했던 곡"이라 설명했다.

'왜'는 조용필의 민요, 전통 가요를 좋아하는 이들도 매우 좋아할 노래다. 실제 조용필은 판소리를 배우며 민요에 대한 각별한 애정을 드러낸 바 있다. 조용필은 "과거 대마초 사건에 연루돼 몇 년 쉬었을 때 '한오백년'을 듣고 완전 꽂혔다. 우리나라에도 저런 노래가 있나 해서 그 노래가 들어가 있는 모든 LP판을 구매해 들으며 내 스타일대로 불러봤다. 건반 악기로 연습하며 민요에 대해 큰 감동을 받아 판소리를 해보기도 했다"고 밝혔다.

이어지는 '필링 오브 유'는 김이나가 작사한 곡으로 다시 청량한 축제 바이브를 느낄 수 있고 질주하는 이들을 위한 송가다. '라'는 가장 하드한 일렉트로니카 트랙으로, 세대와 장르의 벽을 뛰어 넘는 청량함과 폭발적 스네어 사운드가 인상적이다. 조용필은 "사운드도 그렇고 계속 내 나이를 생각하게 된다. 그래도 하고 싶으니까 했다. 이건 콘서트에 잘 맞는 곡일 것 같았다"고 말하며 콘서트 스포일러를 더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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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수 조용필이 22일 오후 서울 용산구 블루스퀘어에서 열린 스무 번째 정규 앨범 '20' 발매 기념 기자간담회에 참석하고 있다. [사진=정소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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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원한 청춘', '영원한 오빠' 조용필에게 음악이 인생에 미치는 영향은 무엇일까. 조용필은 "노래하는 걸 좋아해야 하고 음악이 좋아야 하고 장르도 다양하게 들어야 하고 계속 배워야 한다. 나는 지금도 창법이나 음성 내는 연습을 굉장히 많이 연구한다. '저 가수는 저렇게 목소리 내는데 나는 될까?' 하며 따라해보기도 한다. 그게 나의 동기라 생각한다. 음악은 사람의 마음을 표현하는 것이다. 결국 그 가사나 노래는 대중의 것이 된다. 그래서 신경을 많이 쓰는 편이다. 예전엔 '좋으니까 하지'라는 마음이었는데 나이 먹으면서 차츰 깨닫게 되면서 디테일하게 연구하는 편이다"고 답했다.

"내 소리가 옛날 조용필의 것은 아니다"라고 말을 이어간 조용필은 "나름대로 내 상태를 이해해야 한다. 무리하게 가창할 필요는 없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어떤 노래는 흉내내고 싶은 곡도 있었다. 나는 그런 창법이 안 되니까. 그래도 그 사람 흉내를 내고 싶어서 그 노래를 듣고 연습하기도 했다"고 털어놨다.

사랑 노래를 많이 불렀던 조용필이 이젠 사랑 아닌 외적인 것을 많이 노래하는 이유에 대한 질문도 이어졌다. 이에 조용필은 "사랑 노래 많이 불렀다. 하지만 사랑이 뭐 그렇고 그런 거잖아요. 이젠 모 신문사 사설을 보고 '꿈'을 작곡 작사 했을 때 마음을 담아 작곡가들에게 요청하는 편이다"고 말했다.

조용필은 후배 가수들의 노래를 요즘도 많이 듣고 있냐는 질문에 "요즘 AFKN을 거의 듣는다. 하루 종일 음악만 나오기 때문에 옛날 곡부터 최신 곡까지 시간대 별로 나온다. 그런 흐름과 장르의 변화를 많이 듣게 된다. 후배 가수들에게 꽃다발 주면 용기가 될 것 같아 꽃다발을 주기도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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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수 조용필의 스무 번째 정규 앨범 '20' 발매 기념 기자간담회가 열리는 22일 오후 서울 용산구 블루스퀘어 앞에서 조용필 팬들이 앨범 발매를 축하하는 응원을 하고 있다. [사진=정소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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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용필이 젊은 세대, 후배 음악인들에게 전하고 싶은 말은 무엇일까. 조용필은 "옛날 노래 들어보면 희망을 주는 음악들이 있다. 그것의 연장선 같다. 나는 그런 위로를 받았기 때문에 나도 그런 노래를 해야 한다는 마음일 것 같다"며 "모든 힘든 과정이 있어야 하나의 것을 완성할 수 있다. 지금 힘들다고 계속 힘들어 하면 결국 못 한다. 힘들어도 일단 끝을 내 봐야 한다. 그것이 작은 것이라도 점점 더 발전하게 된다. 힘들어도 해야 한다"고 답했다.

그러면서 "우리나라는 엄청나다. 처음에는 경제적으로 엄청난 도약을 했고 거기다가 K드라마 K팝 K푸드 등. 1990년대부터 조금씩 발전해 나간 것이더라. 갑자기 BTS가 된 것인줄 알았는데 샤이니라든지 (가수들이) 외국에 어필이 됐다더라"고 말한 뒤 "내가 늦게 태어나고 키가 커서 잘 생겼으면 (K팝 가수가) 되지 않았을까 아쉽다"고 너스레를 떨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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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수 조용필이 22일 오후 서울 용산구 블루스퀘어에서 열린 스무 번째 정규 앨범 '20' 발매 기념 기자간담회에 참석하고 있다. [사진=정소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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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세 시대'에 발 맞춰 조용필의 새로운 목표는 무엇일까. 조용필은 "그런 계획 없다. 그냥 좀 더 노래를 할 수 있었으면 하는 생각이다. 연습을 통해서 스트롱한 목소리가 나왔으면 한다"고 덧붙였다.

마지막으로 조용필은 "더 노래하고 싶다"는 마음을 전하며 정규 20집을 발표함과 동시에 또 다른 바람을 전했다.

한편 조용필 신보는 22일 오후 6시 전 음원 사이트를 통해 공개된다.

/정지원 기자(jeewonjeong@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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