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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22 (화)

마지막을 논하지만 여전한 '가왕' 조용필의 고집[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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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년 '헬로' 이후 11년만에 20집 발매

앨범으론 마지막 시사했지만 가능성 열어

JTBC

조용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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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흔 넘어 신곡을 발표한다는게 어렵지만 열심히 또 열심히 해봤다. 1집부터 시작해 20집까지, 앨범으로 이번이 마지막이 될 수도 있지만 좋은 곡을 만들면 음악을 계속할 예정이다."



무려 정규 20집이다.

1980년 1집을 발매한 후 44년이 걸려 20집을 완성했다. '가왕' 조용필(74)이 22일 서울 용산구 블루스퀘어에서 정규 20집 발매 기념 기자간담회를 열었다.

그는 많은 나이에 앨범 작업이 쉽지 않다고 너스레를 떨었지만 들려준 노래로 완성도와 깊이를 입증했다. 코러스도 본인이 직접할만큼 하나하나 심혈을 기울인 트랙은 '요즘 음악'과 다름이 확 느껴진다.

앨범명은 '20'이다. 타이틀곡 '그래도 돼'를 비롯해 '찰나' '타이밍(Timing)' '세렝게티처럼' '왜' '필링 오브 유(Feeling Of You)' '라'까지 총 7곡이 수록됐다. 타이틀곡 '그래도 돼'는 이 시대 모든 이들을 위한 뭉클한 응원가다. 이제는 자신을 믿어보라고, 조금 늦어도 좋다고 토닥여주는 가사가 인상적이다. 호쾌한 전기기타와 청량감 넘치는 절창, 고해상도의 사운드가 어우러져 조용필만의 모던 록을 완성했다.

스포츠 경기에서 2등한 사람에게 이입돼 만들어진 '그래도 돼'는 뮤직비디오도 감동이다. 실수를 해도, 후회를 해도 '그래도 돼'라는 따스한 말 하나에 위로되는 상황을 드라마화했다. 보고 있으면 눈물 흘릴 사람도 꽤 있어 보인다.

전곡 음원은 22일 공개며 앨범은 11월 1일 발매된다. 앨범 발매 후 11월 23일과 24일, 11월 30일과 12월 1일 서울 송파구 올림픽공원 KSPO DOME(구 체조경기장)에서 20집 발매 기념 조용필&위대한탄생 콘서트를 개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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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규 앨범으론 12년만이다.

"노래가 내 마음에 들어야하는데 전날 잘 만들어놓고 다음날 일어나서 악보를 보면 '에라이' 싶더라. 그러다보니 늦어졌고 그런 곡이 수백곡이다."

-왜 이렇게 오래 걸렸나.

"나이 먹으면 그렇게 되더라. 1991년 방송을 안 하겠다고 선언한 적이 있는데 방송을 안 하니깐 (앨범을) 내봤자 홍보를 안 해 잘 안 되더라. 기자회견을 할 수도 없고… 2013년 19집은 운이 좋았다."

-당시 '바운스'의 폭발적인 반응을 예상했나.

"몰랐다. 평론가들에게 들려줬는데 반반 갈리더라. '헬로' '바운스'로. '바운스'는 통기타로만 하려다가 안 될 거 같아 피아노를 더했다. 그리고 발표했더니 반응이 좋더라."

-음반 작업은 어떻게 했나.

"이달 첫 주까지 녹음했는데 마지막 곡을 완성시키고 정작 앨범에 넣지 못 했다. 스타일이 이번 앨범 곡들과 다르더라. 다음 앨범에 넣겠다."

-20집이 마지막인가.

"앨범으론 마지막일 수도 있는데 아… 모르겠다. 미쳐서 21집까지 낼 지도 모르겠다.(웃음)"

-'그래도 돼'를 만든 계기가 궁금하다.

"올 봄 스포츠 경기를 보는데 우승자가 세레머니를 하는걸 카메라가 비추고 2등은 비춰주지 않더라. 패자의 마음은 어떨까를 떠올리며 이입했다. 그 상황을 작사가에게 설명했고 곡으로 만들고 싶다고 했다. 모두가 성공할 수 없지 않냐. 여기에도 2등에게 공감할 사람들이 있지 않나."

-과거의 조용필에게 이 노래를 들려준다면, 언제 어느 상황에 들려주겠나.

"들려줄 시기가 있다. 1992년 '꿈'을 발표하고 기자회견했다. 1980년부터 1992년까지, TV에 나만큼 많이 나온 사람도 드물었을 것이다. 이러다보면 가수가 아닌 방송인으로 남을 거 같았다. 콘서트만 하겠다 선언했는데 이후가 문제였다. 처음에 1~2년은 공연을 하는데 객석이 많이 찼다. 해가 지날수록 빈 객석이 보이더라. 1990년대 말, 지방에서 공연을 하면 2층에 사람이 없더라. '내가 히트곡이 이렇게 많은데 이렇게 사람이 없을까'하며 스스로에게 실망했다. 그때로 돌아가서 말해주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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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번 트랙 '세렝게티처럼'은 어떻게 만들어졌나.

"1999년 탄자니아 초청으로 아내와 세렝게티를 다녀왔다. 킬리만자로도 올라갔는데 나무와 원숭이밖에 없더라. 하이에나는 세렝게티에서 봤다. 당시 본 대평원을 떠올려 만들어진 곡이다."

-목소리 변화의 두려움이 있음에도 관객에게 증명하고자 하는 이유는.

"곡을 연습하면서 다양한 스피커를 사용해 이 곡이 될지 안 될지 결정이 되는데 과감하게 진행했다."

-음악이 인생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 한 마디 하자면.

"가수로서 노래하는 것과 음악을 좋아해야하고 계속 배워야한다. 지금도 창법이나 음성을 내는 방법을 연습한다. '저 가수는 저렇게 하는데 나는 될까'라며 실험도 한다. 그 과정이 재미있고 그게 동기부여다. 예전엔 그저 좋아서 했는데 차츰 깨닫고 연구하고 있다."

-요즘 어떤 후배의 곡을 유심히 듣고 있나.

"AFKN을 듣는다. 최신곡부터 1950년대 곡까지 시간대별로 나온다. 흐름과 장르, 음악의 변화를 많이 듣고 있다."

-앨범에 응원의 의미를 담은 곡이 많다.

"옛 노래를 들어보면 우리들의 마음에 희망을 불어넣는 음악이 있지 않나. 그것의 연장선이다. 나도 그런 노래에서 위로를 받았고 그 마음을 담았다."

-힘들어하는 사람들에게 조언하자면.

"힘든 과정이 있어야 하나를 완성할 수 있다. 계속 힘들다고 하면 못 한다. 힘들어도 끝을 내야 그것이 작더라도 더 큰 걸 이룰 수 있다. 무조건 힘들어도 해야한다."

-작업하면서 엔지니어들을 얼마나 괴롭혔나.

"믹싱을 미국에서 하는데 보통 18번 작업물이 오간다. 그러다가 결국 작업자가 한국까지 오게 됐다.(웃음)"

-'100세시대'의 목표가 있다면.

"계획은 없다. 조금 더 노래를 할 수 있으면 좋겠다. 그건 연습을 통해 가능하다."

-전세계에 한국 문화가 선전하고 있는데.

"K팝 K드라마… 1990년대 말부터 조금씩 발전한 결과다. 갑자기 방탄소년단이 된 줄 알았는데 샤이니도 있었고… 나도 조금 늦게 태어나거나 키가 크고 잘생겼다면…(웃음)"

-56년 음악 인생을 관통하는 키워드가 있다면.

"'도전'이다. 해보고 싶은 욕망이 컸다. 다 이루지 못하고 끝나지 않을까 싶다."

김진석 엔터뉴스팀 기자 kim.jinseok1@jtbc.co.kr(콘텐트비즈니스본부)

사진=박세완 기자



김진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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