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해’를 보기 싫어서 결혼식을 올린, 이름 마저 ‘손해’가 ‘0’인 여자 손해영이 된 신민아는 마치 날개를 단 듯 드라마 ‘손해 보기 싫어서’를 끌어나가며 하나 둘씩 시청자들의 마음을 점령해 나갔다.
극 중 손해영은 인생도 사랑도 적자는 싫은 손익 계산 전문으로 본인의 삶을 주도적으로 살아가는 자신감 넘치는 인물. 철저히 효율적, 계획적, 계산적으로 움직이는 손해영은 ‘한국인 맞춤형’이라고 해도 모자람이 없으며, 행동으로 실천하는 데 있어 지체없이 나아간다. 이해타산을 따지면서도, 상대를 배려하는 따뜻한 내면을 지닌 손해영은 신민아 특유의 사랑스러움과 노련한 성숙미와 만나며 그야말로 폭발적인 시너지를 발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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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혼해서 축의금 회수하고, 회사에서 주는 축하금을 받기 위한 계약 결혼으로 시작해 사랑이 되기까지. 연하남 김지욱(김영대 분)과 러브라인부터, 회차가 거듭될수록 묵직해지는 내용 속 진지함과 코믹, 그리고 사이다의 사이를 능수능란하게 넘나든 신민아는 ‘로코 최적화 배우’임을 알리며 그렇게 또 다시 ‘인생연기’ 경신에 성공했다.
‘손해 보기 싫어서’가 끝이 났다.
드라마가 사전제작이었다. 지난해 10월 말에 처음 시작했던 것 같은데 10월이 되고 작품이 끝나다보니, 1년 동안 손해영이라는 인물로 산 느낌이다. 시원섭섭한 느낌이 있다. 개인적으로 ‘해영’이라는 캐릭터에 대한 호감도가 처음부터 컸는데, 다른 분들께서도 저와 같은 마음으로 많은 사랑과 응원을 받아서 감사했다. 마음 한켠으로는 손해보지 않기 위해서 상황에 대처하는 모습이 어떻게 받아들이실지, 가짜 결혼에 대해 어떻게 받아들이실지에 대한 걱정도 있었는데, 많은 분들이 공감해 주셔서, 그 지점들이 많이 와 닿았던 것 같다.
‘손해영’이라는 인물은 기본적으로 손해를 보지 않기 위해 계산기를 두드리는 면모도 많았지만, 또 이면에는 ‘위탁 보호’를 맡아온 어머니 밑에서 자라온 자로서 들 수 있는 여러 가지 감정과 모습들을 보여줘야 하는 부분도 있었다. 이 같은 캐릭터를 구축하기 위해서 특별히 신경 썼던 점이 있다면?
대본으로 처음 손해영과 만났을 때 굉장히 입체적인 인물로 저에게 다가왔다. 당당하고 사이다 같은 성격도 있지만, 동시에 그 안에 있는 결핍이나 아픔들을 잘 표현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마지막까지 입체적이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으로 촬영에 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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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송 직후 ‘손해영’이라는 캐릭터를 향한 공감의 반응들이 많았다. 주변에서의 반응은 어땠는가.
또래 친구들이 너무 좋아해 줬다. 정말 연락이 많이 왔다. 드라마가 너무 웃기다고. (웃음) 초반에 코믹한 부분을 너무 좋아해 주었고, 막방까지 그 힘(코미디)으로 즐겁게 볼 수 있었다고 말해줬다. 친구들 중에서 회사원도 있는데 해영이를 보고 공감이 많이 간다는 말도 많이 해줬다. 가족들도 좋아해 줬다.
‘손해영’이라는 캐릭터를 분석하면서 가장 중점적으로 생각했던 부분이 있다면?
처음에는 그냥 이 친구가 단순히 이기적으로 계산적으로 손해를 따지는 캐릭터가 아닐까 싶어 보일 수도 있다. 하지만 드라마를 보면 알겠지만 해영이는 단순하게 이기적으로 손해를 보기 싫어하는 것이 아닌, 자신만의 기준과 현명한 룰이 있다. 해영이의 손해의 기준에서 가장 중요한 지점이었던 건 ‘남들에게 피해를 주지 않는 선’이라는 점이다. 자기가 용서할 수 있고 그게 정당하고 맞다고 생각하는 선에서 해영이는 ‘손해’를 이야기 하는데, 이 같은 지점을 보여주고 싶었다.
김영대와 연하남 로맨스를 보여주게 됐다.
극 중에서 해영과 지욱은 나이 차이가 있는 연상연하 커플이었다. 친구처럼 지내는 커플이 아니었고, 둘의 만남 또한 평소에 알고 지냈던 사이가 아니지 않았느냐. 처음부터 친했던 것이 아닌 천천히 서로 가까워진다는 점에서, 실제와 많이 다르지 않았기에, 오히려 편한 지점도 있었다. 순간순간 상황에 집중하면서 잘하려고 노력했던 것 같다. 이번 작품을 통해 처음 만났던 사이였기에 초반 긴장감 있게 갈 수 있어서 좋았다.(웃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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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해 보기 싫어서’ 속 시청자들에게 공감을 주었던 ‘명대사’들이 많았다. 연기를 하면서 혹시 기억에 남는 대사가 있다면 말해달라.
좋아하는 대사 중 하나가 “미움도 주는 사람이 손해지, 받는 사람은 손해가 아니잖아요”였다. 미워하는 마음을 품고 있는 건 힘든 일인데, 대본을 보면서 작가님께서 위트 있게 잘 셨다라는 생각이 들었다. 지욱이에게 서자냐고 물어보고 난 뒤 노동가를 부를 때, 희성(주민경 분)이에게 “인생은 기세가 아니라 처세”라고 하는 부분도 해영이의 캐릭터를 잘 보여준 것 같아서 좋았다. 이 밖에도 드라마 속 언어유희로 표현한 것도 많은데, 그러한 언어유희들이 매력적으로 잘 붙어서 살이 됐던 것 같다.
‘욕설 연기’를 시원하게 하는 가 하면 성인용품을 소재로 한 신도 많았다
저는 개인적으로 재미있었다. ‘욕설 연기’가 차짓 자극적으로 보일 수 있기에, ‘해영이가 밉상처럼 보이면 어쩌지’하는 우려도 있었는데, 저는 해영이가 하는 표현들이 밉지 않을 거로 생각했고, 실제로 보시는 분들께서 속시원하게 생각해 주셔서 감사했다. 다만 이런 걸 보면서 시대가 많이 변했다는 생각도 들었다. 다만 성인용품 장면을 연기할 때는 너무 민망했다. 미술팀에서 소품을 가지고 오실 때 너무 민망했는데 이 감정을 떨치지 못하면 그 감정이 화면에도 나올 거 같아서, 최대한 시선을 다른 곳에 두면서 열심히 아무렇지 않은 척하기 위해 노력했다. 하하.
1년 동안 손해영으로 살면서 달라진 지점이 있는지
제가 살면서 ‘손해’라는 단어를 살면서 쓴 적이 별로 없다. 평소에 잘 안 쓰는 표현인데, 요즘은 ‘이렇게 하면 손해 아니야?’ 하는 말을 하게 되더라. 드라마의 영향인 것 같다. (웃음) 비단 이번 드라마 뿐 아니라 매 작품을 찍은 뒤 느기는 건, 극중 인물들이 성장하는 만큼 저도 영향을 받는 다는 지점이었다. ‘어떤 지점이 달라졌나요?’라고 묻는다면 딱히 하나만 꼽아서 말하기는 어려울 정도로 제 무의식에 자연스럽게 체득된 것 같다.
저는 그동안 손해가 어느 정도 있더라도, 제가 가지고 갈 것이 있다고 하면 손해라고 마무리 짓지 않으려는 성격이었다. 그러다 이번 드라마를 찍고 난 후 내가 해왔던 것들이 손해의 영역에 있었던 것도 있다는 걸 깨달았다. 손해라는 쉽게 생각하는 부정적인 단어이지만, 앞서 말한 것처럼 해영이는 이를 ‘이기적인 손해’가 아닌 자신만의 방식으로 받아들이면서 헤쳐 나간다고 생각했다.
손해 보는 삶과 손해 보지 않는 삶, 둘 중에 어느 삶이 더 좋은 것 같으냐.
저는 손해보지 않는 삶이 조금 더 좋은 것 같다. (웃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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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해 보지 않은 삶을 선호한다고 했지만, 정작 신민아는 자신의 것을 내어주는 ‘기부천사’이기도 하다.
사실 제가 기부하는 것도 다 같이 행복하고 잘 살고 싶은 마음에서 비롯된 것이다. 나보다 어렵고 힘든 상황에 있는 사람에게 도움을 주는 건, 저 역시도 마음이 따뜻해지고 행복한 일이기에 하는 것이다. 기부는 하는 저 또한 기분 좋게 만들어준다. 내가 가지고 있는 걸 사랑이든 마음이든 나눌 때 가장 행복하기에, 그런 마음을 실천하는 것 뿐이다.
‘기부’를 해야겠다고 마음을 먹게 된 계기가 있는가.
저는 어렸을 때 이 일을 시작했다. 일을 빨리 시작했고 그러면서 힘든 순간들이 있었다. 저 역시 힘듦을 알기에, 어려운 누군가가 있으면 나누는 것이 맞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사실 저뿐만이 아니라 주변에도 좋은 일을 하시는 분들도 많다. 모두가 이런 일들을 하면 마음이 따뜻해지는 것이 들어오니 하게 되는 거 아닐까 싶다.
어느덧 ‘데뷔 20주년’을 맞이했다. 신민아가 계속 연기를 하게 되는 원동력이 있다면?
무엇이 ‘신민아의 원동력이냐’고 묻는다면 뭐라 대답해야 할지 모르겠지만, 확실한 건 연기를 향한 의욕이 식지 않다는 다는 것이다. 종종 ‘이게 뭘까’ 하는 생각을 하기도 한다. 왜 나는 달리고 있나 싶을 때도 있는데, 어쩌면 ‘목표’나 ‘꿈’을 정해놓지 않기에, 그래서 달려갈 수 있는 것 같다. 저는 어떤 것을 표현하고 작품이 만들어지는 과정이 재미있다. 그 재미가 중독성처럼 저를 계속 굴리는 거 같다. 어쩌면 그게 원동력이지 않을까 싶다.
신민아의 다음 스텝이 궁금하다.
여전히 저는 많은 작품에서 다양한 모습을 보여드리고 싶은 욕심이 있다. 어렸을 때부터 가지고 있었던 꿈이기도 하고. 지금도 열심히 활동하고 있고 끝이 어딘지 모르겠지만 그 안에서 최선을 다 하고, 행복함을 느끼면서 일을 하고 싶은 것이 저의 목표이지 않을까 싶다.
[금빛나 MK스포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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