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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놈·글래디에이터·위키드…할리우드 대작, 외화 침체 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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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300만 넘긴 작품 2편뿐…9월엔 점유율 20% 선 무너져

'조커 2'는 전편 10분의 1토막…"흥행작 속편도 부진, 낙관 어려워"

연합뉴스

영화 '베놈: 라스트 댄스' 포스터
[소니픽쳐스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연합뉴스) 오보람 기자 = 최근 몇 달간 외화가 한국 영화에 밀려 침체의 늪에 빠진 가운데 할리우드 대작이 잇따라 개봉을 대기 중이다.

스타를 내세우고 막대한 제작비를 투입한 데다 '이름값'까지 있는 작품들인 만큼 분위기를 반전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19일 영화계에 따르면 켈리 마르셀 감독이 연출한 '베놈: 라스트 댄스'는 23일 관객을 찾는다.

할리우드 대표 '안티히어로'인 베놈의 세 번째 실사 영화이자 이 시리즈의 마지막 편이다. 베놈을 창조한 널이 에디(톰 하디 분)와 그의 공생체 베놈을 쫓아 지구에 침략하며 벌이지는 일을 그린다.

2018년 개봉한 1편은 우리나라에서 388만여 관객을 모았으며 2편 역시 코로나19 팬데믹 시기인 2021년 212만여 명을 동원해 선방했다. 3편은 개봉을 닷새 앞둔 전날부터 현재 상영작들을 제치고 예매율 1위를 지키고 있다.

리들리 스콧 감독이 '글래디에이터'(2000) 이후 24년 만에 선보이는 속편 '글래디에이터 2'는 다음 달 13일 개봉한다.

1편의 주인공 막시무스가 죽은 지 20년이 지난 때를 배경으로 한 이 작품은 로마의 영광을 되찾기 위해 콜로세움에서 결투를 벌이는 루시우스(폴 메스칼)의 여정을 따라간다.

제73회 미국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작품상 등 5관왕을 차지한 '글래디에이터'는 국내에서도 '인생 영화'로 거론하는 관람객이 많을 정도로 팬층이 탄탄하다. 2편은 등장인물과 스토리가 다르지만 '글래디에이터'의 오랜 팬들에게 향수를 불러일으킬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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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글래디에이터 2' 포스터
[롯데엔터테인먼트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동명의 메가 히트 뮤지컬을 원작으로 한 영화 '위키드'는 같은 달 20일 극장에 걸린다.

자신의 힘을 알아차리지 못한 엘파바(신시아 에리보)와 자신의 본성을 발견하지 못한 글린다'(아리아나 그란데)가 우정을 쌓아가며 맞닥뜨리는 예상치 못한 위기와 모험을 그린다. '스텝 업' 시리즈, '지.아이.조 2', '크레이지 리치 아시안' 등을 연출한 존 추 감독이 메가폰을 잡았다.

'위키드'는 북미에서 하반기 최고 기대작으로 꼽힌다. 원작의 인기가 워낙 높은 데다 팝스타 아리아나 그란데가 주연해 관심을 끌고 있다.

세 작품 모두 흥행력을 갖춘 영화들이지만, 올해 들어 외국 영화들이 우리나라에서 유난히 힘을 쓰지 못하는 상황이어서 마냥 흥행을 낙관하기는 어려울 듯하다.

올해 국내에서 개봉한 외화 중 누적 관객 수 300만명을 넘긴 작품은 '웡카'(353만여 명)와 '인사이드 아웃 2'(879만여 명) 두 편뿐이다. 총 6편의 영화가 300만명 이상을 동원한 작년과는 대조적이다.

'듄: 파트 2', '퓨리오사: 매드맥스 사가', '위시', '혹성탈출: 새로운 시대' 등 굵직한 작품들도 잇따라 고배를 마셨다. 최근에는 '데드풀과 울버린', '슈퍼배드 4'에 이어 '조커: 폴리 아 되'('조커 2')까지 기대 이하의 성적을 거뒀다. 특히 '조커 2'는 약 60만명을 모으는 데 그쳐 1편(528만여 명)의 관객 수와 비교하면 10분의 1토막이 났다.

외화의 극심한 부진이 이어지면서 지난달 관객 수·매출액 점유율은 20% 선마저 무너졌다. 한국 영화는 올해 처음으로 점유율 80%를 넘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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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데드풀과 울버린', '조커' 포스터
[월트디즈니컴퍼니코리아, 워너브러더스코리아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영화계에서는 개봉 예정인 외국 영화들도 한국 영화와의 경쟁에서 우위를 점하기 어려울 수 있다는 관측이 조심스레 나온다.

한 배급사 관계자는 "'조커 2' 사례만 봐도 아무리 전편이 잘됐어도 속편까지 잘 된다는 보장은 없다는 걸 알 수 있다"며 "'글래디에이터 2'나 '베놈 3'도 비슷한 상황을 맞을 수도 있다"고 말했다.

또 다른 영화계 관계자는 "11월까지 '아마존 활명수', '청설' 같은 한국 영화가 나오긴 하지만 대작은 없기 때문에 외화 입장에선 그나마 낙관적인 상황"이라면서도 "코로나19 이후 영화 시장을 예상하기 어렵기 때문에 안심하기는 이르다"라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12월부터는 '하얼빈', '소방관' 등 대작 한국 영화도 나와 더욱 경쟁이 치열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ramb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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