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 세계과학문화포럼서 강연
강연하는 샘 리처드 교수 |
(대전=연합뉴스) 박주영 기자 = "사회적 책임이 지금 전 세계를 휩쓸고 있는 '케이컬처'를 만들어낸 힘입니다."
샘 리처드 펜실베이니아주립대 사회학과 교수는 18일 대전컨벤션센터에서 열린 세계과학문화포럼에서 "한국은 사회적 책임 위에 세워진 나라"라며 이같이 강조했다.
인종·문화 연구자이자 한류 전도사로 알려진 샘 교수는 이날 '케이콘텐츠와 한국 다음 세대의 미래'라는 주제의 강연에서 K-드라마, K-영화, K-요리, K-팝, K-화장품 등 케이콘텐츠가 전 세계적인 열풍을 일으키는 원인을 국가 간 비교 방식으로 접근했다.
그는 "40여년 전부터 한국에 대해 공부하고 있는 학자로서 세계 7위 강대국이라는 순위는 상상조차 할 수 없었다"면서 "주거, 교육, 장애인을 위한 복지, 환경, 교통, 헬스케어, 범죄로부터의 안전 등 다양한 지표에서 한국은 세계를 리드하고 있다"고 말했다.
샘 교수는 캘리포니아 해변의 노숙자, 워싱턴D.C의 푸드뱅크를 기다리는 줄, 필라델피아의 마약 중독자들 사진을 잇달아 보여주며 "서울에도 노숙자가 있지만 2천600여명 정도"라며 "380만명이 거주하는 로스앤젤레스에는 홈리스가 4만5천명으로 규모가 차원이 다르다"고 말했다.
그는 "한국의 연간 총기 사고로 인한 사망자 수는 10명, 미국은 하루에만 60명"이라면서 "콜롬비아 보고타에 있는 저의 집에 갈 때 저는 휴대전화를 몸에 꼭 붙이고 다니면서 안전한 곳을 찾아 지도를 보지만, 한국에서는 지갑이 어디 있는지조차 신경 쓰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샘 교수는 자신이 가르치는 대학에서 일어난 시위 장면을 청중에 보여준 뒤 "대전의 대학교에서 이처럼 차를 전복시키고, 건물에 불을 지르는 모습을 상상할 수 있겠느냐"고 반문했다.
이어 '오징어게임', '기생충' 등이 세계적으로 인기를 끌고 있는데, 외국인들이 왜 케이컬처를 흥미롭게 받아들인다고 생각하느냐고 질문을 던졌다.
'단일 민족이라서 남의 눈치를 보는 문화가 일반화돼 있는 것 아니냐' 등 관객석에서 저마다 생각하는 답변을 내놓은 가운데 샘 교수는 이를 '사회적 책임'이라 정의했다.
그는 "사회적 책임(Social Responsibility)에 따라 개인의 비판의식이 달라진다"면서 "전후 어려운 시대를 거쳐 책임 하나를 갖고 이 작은 나라를 강하게 만들었다"고 강조했다.
샘 교수는 "서구에서는 개인주의가 깊게 뿌리내려 있지만 대한민국은 노숙자조차도 우리 문제라고 생각한다"면서 "물속에 있는 물고기는 물을 보지 못하지만, 한국 사람들이 외부인의 시선을 통해 스스로가 누구인지 이해하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jyou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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