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10.17 (목)

김태리 보러 간 ‘정년이’ 언니 오경화한테 홀렸다 [SS스타]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스포츠서울

오경화. 사진 | tvN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스포츠서울 | 함상범 기자] #1. 일촉즉발의 상황. 엄마 용례(문소리 분)와 정년(김태리 분)이 거하게 한 판 붙었다. 드센 두 여자 사이에서 새우 등 터지는 건 둘의 마음을 모두 이해하는 큰 딸 정자(오경화 분)다. “소리를 하고 싶다”는 정년과 “소리만큼은 안 된다”는 용례를 쳐다보는 정자의 눈에는 두려움과 긴장이 가득 서려 있다. 표정이나 근육을 강하게 쓰지도 않았다. 그저 바라만 볼 뿐인데, 눈에 모든 감정이 담겨 있다. 정자의 눈 덕분에 긴장감이 확 살아났다. ‘뭔가 특별히 하지 않는 좋은 연기’의 표본이다.

#.2 정년은 정자 덕분에 서울에 갈 기회를 얻었다. 헤어지기 전 두 사람의 대화는 뭉클하다. “꿈이 있다는 것도 다 니 복이다”라며 동생의 꿈을 응원하는 정자 덕분이다. 꼭 성공해서 돌아오겠다는 정년이에게 “성공 못 혀도 서럽고 집 생각 나면 꼭 돌와와잉. 내가 밤에 문 안 잠글랑께”라는 대사에선 눈물이 왈칵 터진다. 자매의 우정을 넘은 한 인간에 대한 따뜻한 존중이 고스란히 전달되기 때문이다.

스포츠서울

오경화. 사진 | 호둥앤유엔터테인먼트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수백억의 제작비가 투입된 대작에 타이틀롤 김태리와 정은채, 문소리, 라미란, 신예은 등 뛰어난 배우들이 대거 참여한 tvN ‘정년이’ 1회에서 감동을 일으킨 배우는 비교적 이름이 잘 알려지지 않은 오경화다. 감정을 억눌러가며 꾹꾹 담아 표현하는 점에서 엄청난 연기 내공이 느껴졌다.

용례에게 크게 혼날 것을 걱정하는 정년에게 “난 니처럼 매벌지 않으니께 괜찬해”라고 말한 뒤 곧 동생과 헤어질 생각에 왈칵 올라오는 슬픔을 표현하는 장면 역시 놀랍다. 정년의 눈을 쳐다보지 않고 엉뚱한 곳에 시선을 두는 것만으로 밀려오는 슬픔을 그려냈다. 절제해서 표현한 덕에 시청자가 느끼는 감정의 진폭은 더 크다.

대부분 배우가 연극영화과를 통해 배우의 길을 걷는 반면, 오경화는 이공계 계열 출신이다. MBC ‘해를 품은 달’(2012)에 나온 장영남을 보고 그간의 삶을 청산하고 연기자의 길을 걸었다. 영화 ‘걷기왕’(2016)으로 데뷔한 뒤 tvN ‘하이에나’(2020)에서 정금자(김혜수 분)의 비서 이지은으로 분하며 대중의 눈도장을 찍었다. 장태유 감독이 끝까지 공들인 이지은 역에 엄청난 경쟁을 뚫고 캐스팅된 일화는 유명하다.

스포츠서울

오경화. 사진 | 호두앤유엔터테인먼트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소속사 호두앤유엔터테인먼트 관계자는 ‘정년이’가 방영된 후 다양한 취재진으로부터 오경화에 대한 문의가 쏟아지고 있다고 밝혔다. 비록 1회분이지만, 워낙 뛰어난 연기를 한 덕에 관심이 급상승한 모양새다. 그를 향한 호평과 칭찬도 점점 늘어나고 있다.

주위가 들뜬 것과 달리 오경화는 차분하다. 좋은 연기로 비친 건 좋은 스태프와 제작진, 동료 배우들과 호흡에서 나온 것이라며 공을 돌리고 있다는 후문. 자신을 드러내지 않는 태도, 욕심부리지 않는 마음에서 무언가 특별히 하지 않는 좋은 연기가 나오는 듯하다.

스포츠서울

오경화. 사진 | 호둥앤유엔터테인먼트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정덕현 대중문화평론가는 “연기에 빈틈이 없는 ‘정년이’에서 오경화도 빛을 내고 있다. 정자가 어떤 역할인지 정확히 알고 연기하는 것 같다. 꿈을 펼치려는 정년이 뒤에 자연스럽게 머물러있다. 시청자가 그 지점을 정확히 보고 열광하는 것”이라며 “주연만큼 조연이 얼마나 중요한지 보여주는 배우”라고 호평했다. intellybeast@sportsseoul.com

[기사제보 news@sportsseoul.com]
Copyright ⓒ 스포츠서울&sportsseoul.com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