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돌 밴드 큐더블유이알(QWER). 마젠타(왼쪽부터), 쵸단, 시연, 히나. 타마고 프로덕션 제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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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솔직히 단발성 인기에 그칠 줄 알았다. 예상 밖 성적이다.”
아이돌 밴드 큐더블유이알(QWER∙쵸단, 마젠타, 히나, 시연)에 대한 한 가요계 관계자의 평가다. 지난해 10월 데뷔한 이들은 최근 발표한 미니 2집 ‘알고리즘스 블러섬’ 타이틀곡 ‘내 이름 맑음’으로 지상파 포함 방송사 음악 프로그램 3관왕에 오르고, 멜론 등 음원차트 1위를 차지했다. (여자)아이들 소연이 작사·작곡한 곡으로, 사랑 고백 뒤 퇴짜 맞은 심경을 일본 애니메이션 주제가 느낌의 가볍고 통통 튀는 멜로디에 담았다.
처음부터 이들의 성공을 예견한 이는 드물었다. 부정적 시선이 많았다. 아이돌 밴드를 표방한 이들은 데뷔부터 논란이었다. 피지컬 트레이닝 유튜버 김계란의 유튜브 방송 ‘최애의 아이들’을 통해 구성된 이들은, 메인 보컬 시연을 빼곤 모두 비제이(BJ) 등 인플루언서 출신이다. 악기를 처음 잡는 멤버도 있었을 정도로 급조했다는 비판이 잇따랐다. 연주력 등 실력에 대한 문제 제기도 나왔다. 하지만 이번 미니앨범의 성공으로 부정적 시각을 어느 정도 극복하는 모양새다.
이들은 최근 대학가 축제에서 라이브 공연을 펼치며 연주력에 대한 불신을 극복하기 위해 노력 중이다. 이번 미니앨범도 전자음악이 주를 이뤘던 전작과 달리 밴드 사운드에 집중하는 모습을 보였다. 이들 스스로 ‘발전하는 성장형 아이돌’이라 부른다. 김도헌 대중음악평론가는 “이제 이들의 음악을 마냥 가볍게만 볼 상황은 아닌 것 같다”며 “음악 자체와 이들을 둘러싼 논쟁에 대해 다각도의 논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요즘 한국에서 인기를 끄는 일본 애니메이션과 밴드 음악에 대한 트렌드를 잘 포착한 것을 성공 요인으로 본다. 조혜림 음악콘텐츠 기획자는 “애초 밴드를 기획했을 때부터 일본 애니 ‘최애의 아이’, ‘봇치 더 록!’ 등의 영향을 많이 받았고, 이를 통해 화제를 불러일으키고 있다”고 말했다. 김도헌 평론가는 “일본 애니의 오타쿠 문화를 잘 분석한 것이 일명 ‘남초’ 집단에서 잘 먹혔다”고 분석했다.
이들의 앞날은 실력과 진정성에 달렸다는 전망도 나온다. 조혜림 기획자는 “노력하는 성장형 아티스트를 탈피해 실력으로 인정받는 것이 가장 큰 숙제”라고 짚었다. 김도헌 평론가는 “차트에서 성공했기 때문에 기획사 입장에선 앞으로 앨범을 계속 내려고 할 것이다. 멤버들이 얼마나 진정성 있는 태도로 활동할지에 미래가 달렸다”고 말했다.
이정국 기자 jgle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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