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11.22 (금)

이슈 미래 모빌리티 생태계

전기차·배터리 아이디어 '업' 대기업도 깜짝 놀란 스타트업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매일경제

제조가 중심인 전기차, 배터리 산업은 대기업의 전유물이었다. 하지만 테슬라를 비롯해 리비안과 같은 스타트업이 상장을 통해 성장하는 것을 본 뒤 여러 관련 스타트업이 미국과 유럽을 중심으로 나타났다. 특히 전기차의 심장으로 불리는 배터리 산업에서는 전고체 전지와 같은 차세대 배터리는 물론 재활용·재사용 분야에서 혁신을 앞세운 다양한 스타트업이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한국에서도 최근 들어 전기차 제조는 물론 배터리 스타트업이 하나둘 나타나면서 경쟁이 시작되는 분위기다. 이들은 배터리 대기업들이 미처 생각하지 못했던 혁신을 기반으로 다가올 전기차 시대를 선점하기 위해 앞다퉈 달리고 있다.

이브이앤솔루션은 전 세계적인 탄소중립 바람과 함께 변화가 일고 있는 상용차 시장에서 기회가 있을 것으로 봤다. 일반적으로 상용차는 '힘'이 좋아야 하는 만큼 경유차가 활용됐는데 탄소 배출량이 많다는 이유로 여러 규제가 시작되고 있어서다.

이브이앤솔루션은 상용차 시장에서 전기차 수요가 확대될 것이라는 판단과 함께 '스테고'라 불리는 양산 모델 출시를 앞두고 있다. 스테고는 고전압 배터리를 이용해 차량에 탑재된 냉동 시스템을 가동한다. 에너지소비효율을 극대화하면서 냉기를 보존하는 기술이 적용됐다. 또 전기 상용차의 활용도를 높이기 위해 인공지능(AI) 등을 기반으로 한 배송 솔루션을 개발해 이를 현장에 적용하고 있다.

2020년 설립된 이브이앤솔루션은 2021년 과학기술정보통신부 강소연구개발특구 IR 대회에서 최우수상을 차지했으며 2023년에는 국토교통부가 진행하는 물류 IR 대회에서 우수상을 받았다. 민원기 이브이앤솔루션 대표는 "전기 상용차와 데이터 기반 친환경 물류 서비스로 국내 물류 시장을 혁신하는 기업으로 성장해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매일경제

이브이앤솔루션이 개발한 전기트럭 스테고.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전기차에 탑재되는 2차전지는 여전히 화재 위험에서 자유롭지 않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많은 기업이 화재 위험을 대폭 줄일 수 있는 '전고체 전지' 개발에 나서고 있다. 2030년 상용화가 예상되는 전고체 전지 시장에 도전장을 던진 스타트업이 있다. LG화학, 현대자동차, 르노 등에서 배터리를 개발해왔던 박석정 대표가 설립한 에이에스이티(ASET)가 대표적이다.

ASET는 산화물과 고분자를 기반으로 한 '하이브리드 전고체 전지' 개발 부문에서 높은 기술력을 인정받고 있다. 한국에너지기술연구원과 공동 연구를 통해 폭발 위험성을 줄이면서 주행거리를 늘린 복합계 전지를 개발했다. 화재 위험을 대폭 줄인 '산화물-고분자 복합계 전고체 전해질막'과 400Wh/㎏ 이상의 고에너지밀도 설계가 가능한 '음극시드'를 자체 개발한 뒤 2026년 상반기 전고체 전지 양산을 시작한다는 계획이다.

박석정 ASET 대표는 "차세대 배터리 시장 선점을 위한 신규 부품 개발, 내재화는 물론 콘셉트 개발 등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며 "2026년 반고체 전지를 시작으로 프리미엄 배터리 시장에 도전하겠다"고 말했다.

전기차는 친환경차로 분류되지만 이를 만드는 과정에서 탄소가 발생하는 만큼 이를 줄이기 위한 노력도 이어지고 있다. 특히 배터리는 재활용·재사용할 경우 탄소 배출을 크게 줄일 수 있는 만큼 여러 스타트업이 도전하고 있다.

스타트업 에이비알(ABR)은 '배터리 직접 재활용 기술'을 기반으로 해당 시장을 선점하겠다는 계획을 추진하고 있다. 일반적으로 수명이 다한 배터리는 분쇄해 황산에 녹이거나 높은 온도에서 녹여 재활용할 수 있는 금속을 추출한다. 하지만 재활용 과정에서 탄소 배출이 많아 친환경적이지 않다는 문제가 존재한다.

ABR은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는 기술을 개발해 사업화를 추진하고 있다. '다이렉트 리사이클링'이라 불리는 이 기술은 배터리 제조 과정에서 발생하는 공정부산물을 이용해 양극재와 음극재를 생산해낸다. 현재는 공정부산물로 배터리 소재를 만들어내고 있지만 향후 공정 불량 셀, 수명이 다한 배터리로 확대해나간다는 계획이다.

김유탁 ABR 대표는 "현재 광양에서 20MWh(메가와트시) 수준의 세계 최초 직접 재활용 파일럿 시설을 통해 배터리를 재활용하고 있다"고 말했다.

ABR은 이 규모를 2025년 100MWh(약 200t), 2026년 1GWh(기가와트시·약 2000t)로 확대해나간다는 계획이다.

[원호섭 기자]

[ⓒ 매일경제 & mk.co.kr,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