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웰컴대학로 공연관광 마켓’ 열려
제작사-해외 판매처 등 98곳 참여
상담 받으려는 바이어들 발길 북적
11일 서울 종로구에서 열린 ‘웰컴대학로 공연관광 마켓’. 한국관광공사 제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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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을 찾는 외국인들에게 뮤지컬 ‘랭보’ 티켓을 대신 판매하고 싶습니다.”
11일 서울 종로구에서 열린 ‘웰컴대학로 공연관광 마켓’. 글로벌 여행 예약 플랫폼 ‘클룩’의 홍콩 본사 관계자가 비즈니스 상담 부스를 찾아 이 같은 러브콜을 보냈다. “K뮤지컬을 한국 여행 코스로 즐기려는 관광객이 늘고 있다”는 이유에서다. ‘랭보’를 만든 공연제작사 라이브의 배경희 홍보팀장은 “한국 작품을 통해 뮤지컬을 처음 접한 이들이 많은 중국을 중심으로 대학로 오리지널 공연을 찾는 외국인 관객이 많아지는 추세”라고 말했다.
‘웰컴대학로 공연관광 마켓’은 외국인 공연관광객 유치를 목표로 올해 처음 마련됐다. 미국 뉴욕 여행의 필수 코스로 브로드웨이 공연 관람이 꼽히듯, 서울 종로구 대학로도 그렇게 만들겠다는 것. 국내 공연제작사와 지역 문화관광재단 43곳, 국내외 여행사 및 티켓 판매처 55곳이 마켓에 참여했다. 문화체육관광부가 주최하고, 한국관광공사 등 세 곳이 공동 주관한 ‘제8회 웰컴대학로 페스티벌’ 프로그램 중 하나다.
이날 행사는 시작과 동시에 상담을 받으려는 바이어들의 발길로 북적였다. 특히 기존 공연관광의 주축이던 ‘난타’ 등 논버벌(비언어) 공연을 넘어 뮤지컬에 대한 문의가 두드러졌다. 일본 대형 여행사인 HIS의 오다 지아이 씨는 스테디셀러 창작 뮤지컬 ‘김종욱 찾기’를 거론하며 “언어 장벽이 있는 공연이라도 자막만 잘 제공된다면 K콘텐츠 열풍에 힘입어 관광객의 구미를 당길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해외 공연 관계자들은 K공연의 관광 상품화를 긍정적으로 내다봤다. 한중일 3개국 관계자들이 모인 포럼에서 왕해소 중국 난징해소문화전파공사 대표는 “요즘 중국에선 한국 라이선스 뮤지컬이 인기 있는데, 이를 본 현지 관객 중 방한해서 원작까지 관람하겠다는 수요가 많다”며 “한국 공연 콘텐츠가 관광 ‘끼워팔기’ 상품을 넘어 그 자체로 수익성을 갖고 있다”고 분석했다. 일본 최대 티켓 판매처인 ‘피아’의 오다 고타로 대표는 “일본은 공연장 수가 많지만 지리적으로 흩어져 있어 관광 상품으로서의 이점이 부족하다. 반면 대학로는 브로드웨이처럼 공연장이 몰려 있어 수익 잠재력이 높다”고 말했다.
‘외국인 관객 유입’은 제작사에도 상당한 도움이 된다. 포화 상태에 이른 국내 공연 시장에서 외연 확장의 중요성이 커지고 있어서다. 예술경영지원센터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1∼6월) 공연 1건당 평균 티켓 판매액은 전년 동기 대비 6.7% 감소했다. 창작 뮤지컬 ‘당신만이’를 제작한 도모컴퍼니 관계자는 “외국인 관광객은 ‘한국을 찾은 김에 최대한 누리겠다’는 생각을 갖고 있어 내국인 관객에 비해 쿠폰 할인에 개의치 않는 등 공연 관람에 아낌없이 투자하는 경향이 있다”고 말했다.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가 보편화하면서 자막에 대한 심리적 장벽이 낮아진 것도 한몫하고 있다. 한 공연제작사 대표는 “자막을 본 해외 공연 관계자들로부터 ‘라이선스 공연을 하고 싶다’는 문의가 이어지기도 했다”고 말했다.
이지윤 기자 leemail@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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