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신도 한국 '저출산 펫족' 집중조명
"식용견 기르던 한국, 애견국가로 탈바꿈"
'반려견 사랑' 배경은 저출산·1인 가구 증가
한국에서 저출산과 1인 가구의 증가로 반려견을 가족처럼 여기는 이들이 점점 많아지고 있는 현상에 외신도 관심을 보였다.
12일(현지시간) 미국 일간 뉴욕타임스(NYT)는 '세계에서 가장 외로운 국가 중 하나, 반려견에게서 동반자를 찾다'라는 제목의 기사에서 "세계에서 출산율이 가장 낮고 많은 인구가 혼자 사는 한국에서 반려견은 사랑받는 가족 구성원이 됐다"고 전했다.
NYT는 과거 식용견을 기르던 전통으로 국제 사회에서 논쟁의 중심에 섰던 한국이 최근 몇 년 새 유별난 '반려견 사랑'을 자랑하는 국가로 바뀐 데 대해 주목했다.
지난해 서울 여의도 한강공원 수영장에 마련된 '반려인-반려견 임시쉼터'의 모습. 사진=강진형 기자aymsdrea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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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YT는 이러한 배경으로 저출산과 1인 가구의 증가 등을 들었다. 이 매체는 "점점 더 많은 한국인이 미혼 또는 무자녀, 혹은 둘 다를 선택하고 있다"면서 "전체 가구 5분의 2 이상이 1인 가구이고, 출산율은 세계 최저 수준"이라고 설명했다. 또 코로나19 대유행 기간 실내 활동이 늘면서 반려동물을 입양하는 가구가 증가한 것도 또 다른 요인으로 꼽았다. 그러면서 이제 한국에서 4가구 중 1가구가 반려동물을 기르고 있다면서 이는 2010년 반려동물을 기르는 비율이 17.4%에 그쳤던 것과 비교해 크게 증가한 것이라고 전했다.
NYT는 이제 한국에서 동물병원과 반려동물용품점은 어디서나 찾을 수 있는 흔한 풍경이 된 대신 산부인과는 사라지고 있다고도 했다. 이와 더불어 반려견과 함께 여행하거나 반려견을 위한 장례 서비스 등 관련된 사업도 늘고 있다면서 일부 절에서는 템플 스테이에 반려견을 데려오는 것을 권장하며, 반려견 출입이 가능한 식당 등을 찾는 것을 도와주는 온라인 서비스도 생겼다고 했다.
NYT는 올해 초 식용견 사육 및 도살을 금지하는 법안이 의회를 통과한 사실을 강조하면서 반려견 문제는 "점점 더 정치적으로 양극화하고 있는 한국에서 드물게 초당적인 사안이 됐다"고 평했다.
지난해 3월 경기 고양 킨텍스에서 열린 '2023 서울펫쇼'에 참가한 관람객들이 반려견용품을 둘러보고 있다. 사진=강진형 기자aymsdrea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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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지난달에는 한국에서 유모차보다 반려견을 태우는 이른바 '개모차'가 더 많이 팔리고 있는 상황에 대해 외신이 보도한 일이 있었다. 지난달 8일 미국 일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서울발 기사에서 최근 한국에서 출산율은 낮아지고 반려동물 수는 늘면서 반려동물용 유모차 판매량이 유아용 유모차를 넘어섰다고 전했다.
WSJ은 한국에서 "아기 수는 감소하고 있지만 지난해 등록된 반려견 수는 2018년 대비 두배 이상으로 증가해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다"며 "이로 인해 반려견용 유모차 판매가 급증했다"고 전했다. 또 이 신문은 G마켓 자료를 인용해 지난해 처음으로 반려견용 유모차 판매량이 유아용 유모차를 넘어섰다고 설명하면서 올해 상반기에도 같은 추세를 유지했다고 밝혔다.
이어 WSJ은 미국 등 여러 선진국에서도 많은 이들이 반려견을 위해 생일파티를 열고 개집을 호화롭게 꾸미는 등 애지중지하고 있지만, 한국이 이들 나라와 다른 점은 한국의 합계출산율은 0.72명으로 1명에도 못 미친다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김현정 기자 khj27@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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