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곤증은 여름에서 가을로 넘어가는 계절 변화에 신체가 적응하지 못해 나타나는 반응이다. 겨울에서 봄으로 넘어갈 때 춘곤증을 겪듯, 여름 날씨에 적응돼 있던 신진대사 기능들이 가을 기후에 적응하는 과정에서도 혈류량과 호르몬 분비가 변화한다. 몸이 무거워지고 쉽게 피로해지며 졸음과 소화불량 등이 나타나는 것이 추곤증의 주 증상이다.
이러한 증상은 대개 1~3주 정도가 지나 몸이 환경 변화에 적응을 마치면 사라진다. 하지만 집중력을 요하는 직장인이나 수능을 앞둔 수험생 등에게 있어 추곤증 증상은 큰 적이 될 수밖에 없는 법. 이럴 때는 무엇보다 ‘잘 먹고, 잘 자고, 잘 움직이는 것’이 중요하다.
가을 타는 몸 되돌리는…성분∙생활습관은?
신진대사가 활발해지면 체내 영양소 소모량도 커진다. 따라서 피로와 관련된 영양 성분을 잘 챙겨 먹어야 한다. 대표적인 것이 비타민 B와 C다. 비타민 B는 보리 등의 잡곡류, 시금치, 견과류, 돼지고기에 풍부하다. 비타민 C는 레몬, 키위 등의 과일을 비롯하여 토마토, 고추, 피망 등에 풍부하게 들어있다. 비타민 B와 C가 모두 풍부한 가을 제철 음식으로는 석류, 배, 무, 밤 등이 있다.
음식으로 보충할 수 없는 성분은 영양제로 보충하길 권한다. 간 영양제의 주 성분으로 잘 알려진 UDCA(우르소데옥시콜산)는 체내 대사효소를 활성화하고, 배설수송체를 늘려 피로감 개선에 효과적이다. 피로와 관련이 깊은 간의 기능을 전반적으로 원활히 하는 것도 UDCA의 효능. 최근에는 코로나 예방에 효과가 있는 것으로 밝혀지며 주목받기도 했다. 국제학술지 네이처(Nature)에 발표된 연구에 따르면 UDCA는 코로나 바이러스의 인체 침입 경로인 'ACE 2' 수용체의 문을 닫아 감염 예방에 기여한다.
UDCA는 약국에서 일반의약품 형태로 구매할 수 있으며 최근에는 편의점 등에서도 의약외품으로 나온 영양제를 만나볼 수 있다.
잘 먹는 것만큼 중요한 건 잘 자는 것이다. 졸음과 피로가 몰려온다고 안 자던 낮잠을 자는 경우가 많은데 신체 리듬이 깨져서 오히려 피곤할 수 있다. 같은 시간에 잠들고 깨는 일상을 유지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피곤해서 낮잠을 자고 싶다면 수면 리듬을 고려하여 20분 이하로 자는 것이 현명하다.
아울러 피로감을 덜기 위해 커피를 많이 마시는 경우도 많은데, 잠에 들지 못해 피로감이 심해지면서 반복적으로 커피를 찾는 악순환이 일어날 수 있다. 몰려드는 졸음을 쫓고 싶다면 커피를 연거푸 마시기보다는 바삭하거나 아삭한 식감을 가진 견과류나 채소를 먹는 것이 좋다.
몸이 무겁다면 오히려 신체활동을 적절히 해줘야 한다. 졸릴 때 스트레칭을 하면 혈액순환이 원활해져 추곤증을 없애는 데 도움이 된다. 식사 후에는 20분 정도 야외에 나가 걸으면 좋다. 대근육 운동은 혈당 상승을 억제하여 졸음을 방지할 수 있다.
김가영 하이닥 건강의학기자 hidoceditor@mcircle.biz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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