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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10 (목)

'정년이', 편성 갈등→퀴어 삭제했지만 "여성서사 그대로" (엑's 현장)[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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엑스포츠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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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엑스포츠뉴스 여의도, 조혜진 기자) 드라마 '정년이' 감독이 편성, 원작 캐릭터 삭제 이슈에 직접 답했다.

tvN 새 토일드라마 '정년이'(극본 최효비, 연출 정지인) 제작발표회가 10일 오후 서울 영등포구 콘래드 서울 호텔에서 진행됐다. 자리에는 정지인 감독을 비롯해 배우 김태리, 신예은, 라미란, 정은채, 김윤혜가 참석해 작품에 대한 이야기를 나눴다.

'정년이'는 1950년대 한국전쟁 후 최고의 국극 배우에 도전하는 '타고난 소리 천재' 정년이를 둘러싼 경쟁과 연대, 그리고 찬란한 성장기를 그리는 드라마. 동명의 네이버웹툰을 원작으로 하며, '여성 국극'이라는 신선한 소재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드라마 '옷소매 붉은 끝동'을 연출했던 정지인 감독이 메가폰을 잡았고, 김태리(윤정년 역), 신예은(허영서 역), 라미란(강소복 역), 정은채(문옥경 역), 김윤혜(서혜랑 역), 특별출연하는 문소리(서용례 역) 등 탄탄한 배우진이 의기투합했다는 점도 기대 포인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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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에 작품은 '하반기 최고 기대작'으로도 손꼽히고 있다. 그러나 많은 관심이 쏠리는 만큼, 여러 이슈들도 있었다. 당초 '정년이' 측은 MBC 편성을 논의하다 기획 개발 과정에서 제작비 등의 문제로 이견을 빚고 tvN에 편성된 바.

지난달 MBC는 "'업무상 성과물 도용으로 인한 부정경쟁방지법위반 및 계약교섭의 부당파기로 인한 손해배상청구'를 근거로 제작사의 재산에 가압류를 신청했다. 법원에서는 당사의 청구가 모두 이유있다고 판단, 가압류 신청을 전부 인용하였음을 알려드린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에 '정년이' 제작사 스튜디오N, 매니지먼트mmm, 앤피오엔터테인먼트 측은 "최근 MBC의 가압류는 법원의 확정적 판단이 아니라 단순 보전처분으로, 제작사들의 입장 소명기회 없이 MBC의 일방적인 주장에 따른 잠정 결정"이라며 "가압류 결정은 방송과 무관하여 방송 일정에도 아무런 지장이 없다"고 설명했다.

편성 과정에서 발생한 이슈에 대해 이날 정지인 감독은 "법적인 이슈도 있다 보니 구체적인 것에 대해서는 인지하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입을 열었다. 그러면서 "작품을 가장 먼저 생각했다. 이 작품을 내가 어떻게 해야할지. 같이 일해왔던 배우들과도 소통하면서 어떻게든 좋은 작품 만들겠다는 생각으로 결정했고 무사히 방송할 수 있게 돼 다행"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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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기 웹툰'을 원작으로 하면서, 각색 과정에서 우려와 아쉬움의 목소리가 나오기도 했다. 원작의 주요 캐릭터인 권부용 캐릭터가 삭제된 것. 권부용은 윤정년의 '1호팬'이자, 슬럼프를 극복하게 하는 존재이며, 러브라인이다. 또한 권부용 모녀의 서사는 당시 여성들의 현실을 엿보게 하기도 한다.

때문에 원작 팬들은 권부용은 윤정년의 성장에 중요한 역할을 하는 '1호팬'임에도 여성인권 서사가 세고, 퀴어 캐릭터라 사라진 게 아니냐 추측하며 실망감을 드러내기도 했다. 이와 관련, 정지인 감독은 "부용이 캐릭터에 대한 고민은 제가 (작품에) 들어오기 전부터 있었다"고 밝혔다.

이어 그는 "작가님, 원작 작가님과 상의하는 과정에서 12부작 회차 안에서 어떤 식으로 이야기 집중시켜야할지 했고, 원작 보지 않은 시청자도 수용할 수 있는 것에 집중해 부득이하게 삭제하게 됐는데 저도 아쉬운 부분이었다"며 "그만큼 매란 국극단과 각자 캐릭터 맡아주신 배우들에게 집중할 수 있게 이야기를 풀었다고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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각색 과정에서 캐릭터는 사라졌지만 갖고 있던 정서를 다른 캐릭터에 녹여 냈다고 밝히기도.

윤정년의 1호팬, 퀴어요소 등을 어떻게 녹여냈나에 대한 물음에 정지인 감독은 "원작에서 부용이가 가진 상징성이 컸다. 팬, 퀴어코드, 주체적인 여성으로서 나아가는 정체성이 있었다"고 짚는 한편, "한 캐릭터에 담기보다는 전체적으로 작가님, 배우들과 상의하면서 담아본 부분들은 있다. 지금 이야기하면 스포가 되기 때문에 드라마로 보시면 알게될 것"이라고 말을 아꼈다.

원작은 여성 서사로, 연대의 메시지가 담겨있기도 하다. 드라마도 메시지는 그대로 가져간다. 정지인 감독은 "원작 메시지를 다르게 간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원작의 여성 서사를 벗을 수 없는 거다. 그 뿌리에서 나온 거라 숨길 필요도 없었다. 좀 더 공감될 만한, 보편화될 내용은 드라마적으로 추구할 부분이 있어서 대중적으로 어떻게 접근하게 할 수 있을까 고민했다"고 밝혔다.

이어 그는 "각색 과정에서 작가님과 상의하면서 가장 크게 잡아야할 게 무엇일까 했을 때, 1950년대 여성을 포함한 많은 사람들이 꿈을 향해 달려가고 있다는 거다. 그 시절의 사람과 지금의 사람이 크게 다르지 않다는 생각을 갖고 만들었다"고 설명했다.

한편, '정년이'는 오는 12일 오후 9시 20분에 첫 방송된다.

사진=고아라 기자

조혜진 기자 jinhyejo@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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