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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21 (토)

kt 첫 우승 리드오프-필승조와 모두 작별… kt 선수단 정비, 조용호-박시영 등 총 11명 방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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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티비뉴스=김태우 기자] 단국대를 졸업했으나 프로의 지명을 받지 못하고 야구를 위해 생계 아르바이트까지 해야 했던 조용호(35)는 2017년 SK(현 SSG) 유니폼을 입고 1군 무대에 데뷔하며 가능성을 내비쳤다. 작은 체구지만 콘택트 능력이 좋았고, 악바리 같은 근성도 있었다. 발도 느리지 않은 편이었다. 선구안이 괜찮아 당시 마땅한 리드오프를 찾지 못했던 팀 코칭스태프의 눈에 들어왔다.

그렇게 조용호는 2017년 69경기에서 타율 0.272, 출루율 0.365를 기록하며 가능성을 내비쳤고, 2018년에는 주전 리드오프로 거론될 정도의 깜짝 스타로 떠올랐다. 하지만 2018년 베이스러닝을 하다 부상을 당한 뒤 팀 내 입지가 급격하게 좁아졌다. 결국 팀 내에서 활용성이 떨어졌다고 생각했다. 다만 선수의 앞길을 열어주기 위해 무상 트레이드를 진행했다. 그리고 당시까지만 해도 선수층이 얇았던 kt가 조용호를 데려갔다.

당시 팀을 이끌었던 단장과 감독 등 수뇌부 사이에서의 친분도 어느 정도 영향을 미쳤던 가운데 조용호는 kt 이적 후 팀의 리드오프로 활약하며 살림이 넉넉하지 않았던 kt의 강호 발돋움에 큰 도움을 줬다. 조용호는 2019년 87경기에서 타율 0.293, 출루율 0.364를 기록하며 존재 가치를 증명했다. 2020년에는 개인 경력 최다인 132경기에 나가 타율 0.296, 출루율 0.392를 기록하며 풀타임 리드오프로 대활약했다. kt에는 단비였다.

그런 조용호는 2021년 팀의 첫 한국시리즈 우승에도 일조했다. 시즌 138경기에 나가 출루율 0.349를 기록했다. 2022년까지도 131경기에서 타율 0.308, 출루율 0.374를 기록하는 등 남부럽지 않은 출루율을 뽐냈다. 육성 선수 출신 신화 중 하나였다.

하지만 kt도 점차 팀 선수층이 좋아졌고, 조용호의 자리를 대체할 만한 선수들이 하나둘씩 나오기 시작했다. 2023년은 68경기, 그리고 올해는 1군 60경기 출전에 그쳤다. 2군에 있는 시간이 길어졌다. 올해 재기를 노렸으나 60경기 165타석에서 기록한 타율은 0.248, 출루율은 0.309로 한창 좋을 때와 차이가 있었다. kt는 멜 로하스 주니어를 1번 타순으로 끌어올리고, 조용호와 포지션과 치는 손이 겹치는 김민혁을 적절하게 활용하며 효과를 봤다. 조용호가 설 자리가 마땅치 않았다.

결국 kt는 팀의 성장과 동고동락한 조용호를 방출하기로 결정했다. kt는 10일 보도자료를 내고 “11명의 선수들에 대해 재계약하지 않기로 했다”면서 “대상 선수는 조용호, 박시영, 하준호, 조용근, 박시윤, 김지민, 한민우, 윤강찬, 최정태, 김규대, 홍현빈 등 11명이다”라고 밝혔다. 투수가 총 7명(박시영 하준호 조용근 박시윤 김지민 한민우 윤강찬)이고, 외야수가 4명(조용호 최정태 김규대 홍현빈)이다.

조용호와 더불어 또 하나의 주목할 만한 이름은 역시 우완 박시영(35)이다. 제물포고를 졸업하고 롯데의 2008년 2차 4라운드(전체 31순위) 지명을 받았던 박시영은 롯데의 큰 기대를 받았던 유망주였으나 좀처럼 잠재력을 터뜨리지 못했다. 2016년부터 2020년까지는 매년 꾸준히 20~40경기의 1군 경기를 소화했으나 확실히 자리를 잡지 못했다. 그때 불펜 투수가 부족했던 kt가 박시영을 눈여겨봤다. 이강철 kt 감독은 박시영의 단점보다는 슬라이더라는 확실한 장점에 주목했다. 그 장점을 잘 활용한다면 충분히 좋게 써먹을 수 있다고 확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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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 kt와 롯데는 2020년 시즌이 끝난 뒤 박시영 신본기, 그리고 최건과 2022년 2차 3라운드 지명권이 오간 트레이드에 합의했다. 박시영은 2021년 48경기에 나가 45이닝을 던지며 3승3패12홀드 평균자책점 2.40의 활약을 펼치며 kt의 정규시즌 우승에 공헌했다. 팀 불펜이 가장 힘들 때 상황을 가리지 않고 나서며 단기간에 대단한 임팩트를 남겼다. 매년 한 명의 불펜 투수는 확실하게 찾는 것으로 유명한 kt에서 2021년은 단연 박시영의 해였다.

하지만 이후로는 부진과 부상이 겹쳤다. 2022년 17경기에서 평균자책점 4.60을 기록했고, 이후 팔꿈치 수술로 오랜 기간 쉬었다. kt는 올 시즌을 앞두고 팔꿈치 수술을 마치고 돌아올 박시영이 팀 불펜에 큰 보탬이 될 것으로 기대했을 정도였다. 하지만 1군 26경기에서 1패1세이브4홀드 평균자책점 4.62에 머물렀다. 확실히 구위가 좋을 때만 못했다. 35세라는 적지 않은 나이도 결국 방출을 결정하는 하나의 이유로 작용했다.

조용호와 박시영 모두 1군 무대에서 보여준 것은 있는 선수다. 올해도 1군에서 뛰었을 정도로 몸 자체는 큰 이상이 없다. 다만 내년 36세가 되는 나이는 부담이 될 수 있다.

롯데 시절부터 좌완 파이어볼러로 큰 기대를 모았던 하준호(35) 또한 결국 그 잠재력을 터뜨리지 못하고 팀을 떠난다. 2008년 롯데 2차 1라운드(전체 2순위) 지명을 받은 하준호는 시속 150㎞에 이르는 빠른 공을 던질 수 있는 자원으로 각광받았다. 하지만 고질적인 제구력 난조 이슈가 있었고 부상도 겹쳤다. 결국 군 복무를 전후해 타자로 전향했다. 2015년 트레이드로 kt 유니폼을 입었고, 당시에도 kt는 하준호의 전천후 재능에 큰 기대를 걸었다.

하지만 타자로는 이렇다 할 성적을 남기지 못했고 당시 좌완 불펜 요원이 부족했던 kt는 하준호에 투수 전향을 제안했다. 하준호는 2019년 투수로 1군 무대에 서며 성공적인 인생을 다시 시작하는 것 같았으나 역시 제구 문제는 끝까지 극복하지 못했다. 공은 빨랐지만 좀처럼 존에 잘 들어가지 않았다. 하준호는 2020년 42경기에 나갔으나 확실한 입지를 다지지 못했고, 이후 kt는 조현우 등 새로운 왼손 불펜을 키워내면서 하준호의 1군 출전 기회도 줄어들어갔다.

하준호는 2023년 1군 12경기, 2024년 1군 2경기 출전에 머물렀다. 올해 퓨처스리그 34경기에서 32⅓이닝을 던지며 5승4패7홀드 평균자책점 2.51의 좋은 성과를 냈지만 1군에서는 2경기에서 평균자책점 9.00에 그쳤다. 6월 27일 SSG전에서 1이닝 4피안타 2실점으로 부진한 뒤 1군 등판 기회를 얻지 못했다. 여전히 구속은 좌완으로서 경쟁력이 있는 가운데 퓨처스리그 성적과 1군 성적의 괴리를 타 팀이 어떻게 볼지도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홍현빈(27)도 타 팀의 관심을 끌 수 있는 자원이다. 유신고를 졸업하고 2017년 kt의 2차 3라운드(전체 21순위) 지명을 받은 홍현빈은 1군 통산 258경기 출전 기록이 있다. 주로 대주자·대수비로 나서 1군 통산 타율 0.205를 기록했다. 올해 퓨처스리그에서는 46경기에 나가 타율 0.286, 3홈런, 20타점, 출루율 0.418의 비교적 좋은 성적을 거뒀다. 군 복무도 한 만큼 외야 쪽의 이런 유형의 선수가 필요한 팀이라면 관심을 가져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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