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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가섭은 "다들 진짜 좋아했다. '와, 많이 올랐네?' 이런 생각을 하면서 '우리가 진짜 잘해왔구나!'란 생각도 들더라. 되게 기분 좋은 단체 SNS방이었던 것 같다. 시청률이 올라가는 걸 보면서 관심에 너무 감사했다"라고 진심 어린 인사를 전했다.
2011년 영화 '복무태만'으로 데뷔한 이가섭은 세종대 영화예술학과 출신이다. 그런데 그에겐 특이한 이력이 있다. 연기를 본격적으로 시작하기 전까지는 바둑을 했다. 9살부터 시작한 바둑. 갑작스러운 진로 변경에 부모님의 반대도 있었지만 "연기하길 잘했다"라며 환하게 웃는 그였다.
-종영 소감은.
"'언제 나오지?' 이러다가 정작 종영하고 나니 되게 울컥하는 것 같다. 벅차오름을 많이 느끼고 있다. 2년의 기다림이 있었지만 배우들과의 관계가 계속 유지되고 있었기 때문에 엄청 조급하다거나 그런 건 아니었다. 이런 인간관계가 만들어져 너무 좋다는 생각이 남는 작품이다."
-건오와 수오를 처음 만났을 때 어떤 느낌이 들었나.
"(아무래도 1인 2역이다 보니) 어렵겠다는 생각을 하면서 '어떻게 표현하지?' '표현함에 있어서 너무 다른데?' '쌍둥이니까 교착점이 있어야 할 것 같은데?' 그런 생각을 하면서 감독님과 두 캐릭터가 다르게 보일 수 있는 것들에 대해 많은 얘기를 나눴던 것 같다. 헤어나 옷 입는 스타일, 안경, 누군가 눈을 바라볼 때 눈들에 따라 다르게 표현하고자 했다."
-연기할 때 어떤 점에 집중했나.
"건오는 어떤 인물인지 난 알고 있는데 시청자분들은 나오기 전까지 모르지 않나. 건오는 외부에 있는 것들에 대해 말을 안 한다. 그 모습을 보고 안타깝다고 생각했다. 어떤 걸 얘기하려다가도 아버지가 수오로 막지 않나. 수오 같은 경우는 도움을 주는 인물로서 연기했던 것 같다. 시청자분들이 봤을 때 '이 친구는 착한 친구야. 도움을 주는 친구야'란 생각으로, 그림이라는 매개체를 통해 도움을 주는 느낌으로 갔으면 좋겠다고 생각하고 연기했다. 그리고 해외 작품인 '굿닥터'를 보면서 참고했다."
-시청자들의 반응 중 기억에 남는 게 있다면.
"가끔 시청자들의 반응을 봤는데 그걸 보니 극에 집중이 안 되더라. 나중에 선배님들이 얘기해 주는 걸 들었는데 건오 처음 나올 때 '누구냐?'라고 했던 반응이 있다더라. 뭔가 비슷하게 생겼는데 '어?'란 느낌을 받은 것 같아서 그 부분이 기억에 많이 남는 것 같다."
-극 중 아버지 역의 선배 권해효와의 호흡은.
"선배님 눈을 보면 그 표정이 그대로 나온다. 수오를 볼 때랑 건오를 볼 때 정말 달랐다. 선배님이 내게 주는 힘이 되게 컸다. 연기를 정말 잘하시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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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요한과의 호흡은.
"'백설공주' 찍고 디즈니+ 오리지널 시리즈 '삼식이 삼촌'도 같이 찍었는데 되게 좋아하는 형이자 배우다. 함께 촬영하며 의지도 많이 했다. 날 믿어주고 잘 받아줘 진짜 감사했다. '백설공주' 하면서 감사한 선배님들밖에 없는 것 같다. 내게 조금 더 표현할 수 있는 기회를 준 것 같다."
-변영주 감독의 첫 드라마 연출작이었다.
"디테일한 것까지 다 보고 배우들과 상의를 많이 하고 배우들이 표현할 수 있는 것에 대해 많이 열어주는 감독님이었다. 그 안에서 장점을 끄집어내는 느낌이었다. 섬세하고 디테일하다. 그리고 변영주 감독님의 리더십에 따랐다. 선배님들이 워낙 많다 보니 착착 모이는 것 같다. 종종 만난다. 지금까지 그 관계가 유지된다는 게 신기하다."
-부모님의 반응은.
"부모님이 지상파 드라마니 접근성이 좋지 않나. 너무 좋아하셨다. 나중엔 '건오 어떻게 되나? 수오 어떻게 되나?'라고 물어봤는데 그냥 보라고 했다. 미리 말 안 해줬다.(웃음) 다음엔 좀 더 행복한 캐릭터를 보여주고 싶다. 캐릭터 자체가 죽거나 무서운 캐릭터를 해와서 그런지 행복한 캐릭터를 연기한 후 (부모님께) 스포를 해주고 싶다."
-도전하고 싶은 장르가 있나.
"무언가를 가릴 처지는 아니지만 일상을 가진 인물을 해보고 싶다. 그리고 특히 사극을 해보고 싶다. 올해 딱 그런 생각이 들었다. 부모님도 좋아하실 것 같고 재밌을 것 같다는 생각이 확실하게 든다. 감독님들이 날 봤을 때 '좀 무겁게 보나?' 싶긴 한데 친한 사람들과 있을 때 재밌는 사람이라는 얘길 듣는다. 실제로는 밝은데 MBTI는 'I'다."
-연말에 기대하는 상은 없나.
"아버지들이 상을 받았으면 좋겠다. 그리고 워낙 선배들 연기를 감탄하며 봐서 요한이 형, 조재윤 선배도 꼭 상을 받았으면 좋겠다, 저도 부족하지만 주신다면.. (웃음) 팀워크상이 있다면 그걸 받아도 좋을 것 같다. 되게 뿌듯할 것 같다. 요한이 형의 대상 응원한다."
-올해로 데뷔 14년 차가 됐다.
"20대 때와 30대 때가 다른 것 같다. 20대 때는 '나 잘 될 거야!' 이렇게 생각하고 지내왔던 것 같은데 30대가 되니 조급함보다 내가 하고 있는 일에 대한 즐거움을 더 느끼려고 하는 것 같다. '재밌게 즐겨야지!' 이런 것들을 추구하고 있는 것 같다. 어떤 계기인지는 모르겠는데 부모님의 길을 따라가며 살짝 바뀌는 것 같다. 어머니께서 '그래도 네가 하고 싶은 일을 하고 있으니 그걸로 행복하면 좋지 않냐'는 말을 자주 해준다. 어머니는 지금 하고 싶은 걸 못하고 날 위해주고 계시니 생각이 바뀐 것 같다. 내가 좀 더 즐겁게 일하고 즐겁게 흥미롭게 하다 보면 다른 것들도 따라오지 않을까란 생각이 든다. 마냥 빠르지 않더라도 재밌게 가보자는 생각을 하는 것 같다. 배우로서 이 재미를 끝까지 느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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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상시 일상을 어떻게 보내는 편인가.
"집에서 영화나 드라마를 보거나 테니스를 치러 간다. 가끔 동료 배우들을 만나 카페를 가는 정도다. 아무래도 부산 출신이다 보니 친구들을 자주 만나지는 못한다. 서울에서 만나면 거의 연기하는 동료들, 대학교 친구들이다. 가끔 차로 운전해서 부산 가면 너무 설렌다. 친구들도 보고 부모님과 시간 보내고 그게 지금의 원동력이지 않나 싶다."
-현재 고민은.
"편안하지는 않은 것 같다. 얼마나 쉴지 모르고 언제까지 쉴지 모르니까 쉴 때마다 불안한 감정이 올라온다. '그래도 준비를 잘해놓으면 기회가 오겠지' '열심히 해보자' 그렇게 계속 생각하고 있는 것 같다. 그게 또 하나의 재미이지 않을까 싶다."
-배우를 꿈꾸게 된 계기가 있나.
"고등학교 3학년 때 진로를 변경했다. 9살부터 고등학교 2학년 때까지 바둑을 했다. 바둑은 혼자 생각하는 게 많은 스포츠다. 근데 연기는 같이 호흡하는 것이지 않나. 혼자가 아닌 같이 표현하는 것을 해보고 싶어서 갑자기 진로를 바꿨다. 처음엔 부모님의 반대가 심했다. 바둑을 하다가 갑자기 생뚱맞은 연기이지 않나. 근데 그때 내겐 (바둑) 슬럼프가 왔고 자연스럽게 내가 할 수 있는 게 아니란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내가 지금까지 하지 못했던 것을 해보고 싶었던 것 같다. 그땐 목표가 대학교였고 감사하게도 덜컥 대학교에 붙어 그때부터 지금까지의 길이 이어질 수 있었다."
-연기할 때 슬럼프는 없었나.
"슬럼프라기보다 내가 좀 아쉬운 부분들이 있는 것이지 아직까지는 없다고, 오지 않았다고 생각한다."
-어려움을 느꼈던 순간은.
"오디션에서 낙방할 때 '뭔가 좀 더 표현했어야 했는데, 잘했어야 했는데' 하는 순간들이다. 촬영에 들어가서는 '어떤 것을 표현함에 있어서 잘하고 있는 건가?' 그럴 때 어려움을 많이 느끼는 것 같다. 같이 호흡하고 그러면서 자연스럽게 나오는 것들이 많다고 생각한다. 나 혼자 호흡한다고 해서 되는 게 아니기에 같이 시너지를 내고 싶다. 2011년 학교 다닐 때 단편영화로 시작했고 '폭력의 씨앗'으로 전주국제영화제에서 상 받고 상업으로 넘어오려고 했는데 넘어오는 시간이 꽤 걸렸다. 그때 당시엔 '어려서 괜찮아' 그랬는데 지금은 '더 했어야 했다'는 생각이 든다."
-30대에 이루고 싶은 꿈이 있나.
"그냥 지금처럼 흥미롭게 연기하면서 몸과 정신 모두 건강만 하자는 생각이다. 생각하는 것에 있어서도 부정적 사고보다 긍정적으로, 건강한 마음으로 건강한 정신으로 살고 싶다."
-2024년 하반기 계획은.
"차기작이 생긴다면 오디션 보면서 지낼 것 같다. 그리고 한 해를 어떻게 살았는지 돌아봐야 할 것 같다. '백설공주' 팀과도 만나고 싶다."
황소영 엔터뉴스팀 기자 hwang.soyoung@jtbc.co.kr (콘텐트비즈니스본부)
황소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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