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44~45회 동남아시아국가연합(아세안) 정상회의가 9일 라오스 비엔티안에서 개막했다. EPA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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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동남아시아국가연합(아세안) 정상회의에서도 미얀마 쿠데타 사태와 남중국해 갈등이 주요 안건으로 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다만 아세안 회원국 간 의견 차이가 존재하는 데다 이번 순회의장국인 라오스의 영향력도 작아, 해법을 도출하기 어려우리란 평가가 나온다.
9일(현지시간) AP통신에 따르면, 올해 아세안 순회의장국 라오스의 수도 비엔티안에서 이날 제44~45회 아세안 정상회의가 개막했다. 손싸이 시판돈 라오스 총리는 개막식에서 “서로를 돕고 아세안의 방식으로 함께 일한다. 아세안 회원국과 다른 대화 파트너들 간의 협력을 강화하고 아세안의 단결과 중심을 유지하겠다”고 밝혔다.
이번 정상회의 주요 안건으로는 군부 쿠데타 이후 미얀마의 내전과 남중국해 영유권 분쟁이 꼽힌다.
미얀마 쿠데타와 내전은 아세안이 3년여 동안 해법을 찾지 못한 난제다. 쿠데타 이후 2021년 4월 아세안은 폭력 고조 중단, 모든 당사자 간 건설적 대화 등을 골자로 하는 ‘5개 항목’에 합의했으나 미얀마 군부는 이를 외면하고 있다. 아세안은 합의(만장일치)·내정불간섭을 원칙으로 하기 때문에 군부에 이를 강제할 수단이 없었다.
아세안 회원국 중에선 많은 미얀마 난민을 받아들인 태국이 적극적으로 해결에 나서고 있다. 패통탄 친나왓 태국 총리는 정상회의를 앞두고 “가능한 한 빨리 미얀마 평화를 되돌리는 데 아세안이 중요한 역할을 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반면 인도네시아는 최근까지도 미얀마 군부에 반대하는 국제 포럼을 주최하는 등 강경한 태도를 보였다.
손싸이 시판돈 라오스 총리가 9일 라오스 비엔티안에서 열린 제44~45회 아세안 정상회의 개막식에서 연설하고 있다. EPA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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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미얀마 군부가 3년 만에 아세안 정상회의에 대표를 파견한 만큼 논의가 진전을 보일 수 있을지 주목된다. 인도·태평양 전문지 디플로맷은 “동남아 지도자들이 모이며 미얀마가 다시 상위 의제로 등장할 것으로 보인다. 아세안이 합의에서 벗어나 새 접근 방식으로의 변화를 만들 수 있을지 불분명하다”고 전망했다.
남중국해 영유권 분쟁도 베트남, 필리핀, 말레이시아, 브루나이 등의 중대 현안이다. 아세안은 중국에 대응해 ‘남중국해 강령’을 마련하려고 추진해 왔으나, 중국과의 관계가 회원국마다 다른 탓에 합의를 도출하지 못했다. 미국의 동맹인 필리핀은 다른 아세안 국가들이 더 많은 조치를 취하지 않는다며 불만을 표출해 왔다.
이번 정상회의에서도 미국과 중국이 서로 견제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미 국무부는 토니 블링컨 국무장관의 참석을 두고 “남중국해 등 중국과 관련된 여러 문제가 제기될 것”이라고 언급했다. 블링컨 장관과 리창 중국 총리가 따로 회담할지는 알려지지 않았다.
싱가포르 S 라자라트남 국제대학원의 무함마드 파이잘 압둘 라만 연구원은 직접적으로 남중국해에 관계되지 않은 국가들은 아세안의 최대 투자국인 중국과의 관계를 우선시할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그는 “실제로는 국가적 이익이 지역적 이익보다 더 중요하다. 지정학적 혜택을 얻으면서 갈등을 피하길 선호한다”고 AP에 밝혔다.
올해 의장국 라오스도 민감한 문제를 매듭짓기보단 내년으로 넘기려 하리란 전망이 나온다. 필리핀의 분석가 훌리오 아마도르는 “라오스는 자신이 강대국이 아니며 의제 설정력이 제한적이라는 점을 알고 있다. 중국과 아세안 사이에 끼고 싶어하지 않는다”며 “가능한 한 균형을 맞추고 회피해 (내년 의장국) 말레이시아에 넘기려 할 것”이라고 닛케이아시아에 밝혔다.
김서영 기자 westzero@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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