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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22 (일)

진심 쏟은 변요한…"'백설공주', 봐줄거란 확신있었다" [N인터뷰]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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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1

변요한 / TEAMHOP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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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장아름 기자 = MBC 금토드라마 '백설공주에게 죽음을-Black Out'(극본 서주연/연출 변영주/이하 '백설공주')의 반전 흥행 일등공신은 단연 원톱으로 극을 이끌었던 배우 변요한이다. 첫 회 시청률 2.8%(닐슨코리아 전국 기준)로 시작했지만, 웰메이드 스릴러로 작품성이 입소문을 타기 시작한 뒤로 상승세를 탔고, 지난 4일 방송된 마지막 회인 14회가 8.8%의 자체최고시청률을 경신하는 성과를 냈다.

'백설공주'는 시신이 발견되지 않은 미스터리한 살인 사건의 범인으로 지목돼 살인 전과자가 된 청년이 10년 후 그날의 진실을 밝히는 과정을 담은 역추적 범죄 스릴러 드라마로, '화차'(2012) 변영주 감독이 연출을 맡았다. 변요한은 극 중 모범생에서 하루아침에 살인자 누명을 쓰게 됐으나, 아무도 결백을 믿어주지 않아 억울하게 10년간 교도소에서 복역한 후 출소한 고정우로 열연했다.

'백설공주'가 시청률 격전지에서 흥행할 수 있었던 비결은 주연배우의 진정성을 다한 열연과 감정신의 강약 조절이 탁월했던, 그간 쌓아온 연기 내공에 있었다. 진실을 찾아가는 과정에서 표현된 고정우의 고통이 시청자들에게 고스란히 전해질 만큼, 캐릭터 그 자체에 동기화된 듯 보였던 이유다. 변요한 역시도 "온·오프가 확실한데 '백설공주'는 영향이 있었다"고 밝힐 정도로 연기에 온전히 몰입했던 현장을 짐작게 했다.

무엇보다 과거 부상당한 다리의 통증 재발에도 열연까지 펼친 투혼도 작품에 임한 주연배우의 마음가짐을 엿보게 했다. "이런 불편함조차도 고정우의 상태"라며 "완주를 할 수 있어 다행"이라는 고백에서 작품을 향한 깊은 애정을 느낄 수 있었다. 변영주 감독과 시청자들이 연말 시상식에서의 수상을 기대할 만큼 '백설공주'에 진심을 쏟은 그다. 변요한과 만나 드라마와 관련한 비화를 들어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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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라마를 호평 속에 마무리한 소감은.

▶연극을 하고 첫 공연이 끝난 느낌이다. 참 희한한 것 같다. 배우들끼리 채팅방에 3년 동안 같이 있었는데 어떻게 인사를 해야 할지 모르겠다. 인사라는 게 작품 끝날 때마다 '고생하셨습니다' '또 봐요'라는, 어떤 소소한 얘기일 수도 있는데 그런 인사를 해야 하는 시간도 이미 지나서 어떻게 인사를 해야 할지 모르겠는 어려움이 있다. 앞으로도 계속 보고 싶은 팀인 것 같다.

-작품이 2년 만에 공개된 데 대한 부담감은 없었나.

▶사실 부담감은 없었다. 책임감(에 따른 부담감)을 떠나서 '백설공주'를 찍으면서 수많은 일들이 있었다. 그 당시 코로나이기도 했고, 그 시기 저희 할머니도 소천하셨다. 그분들이 (작품이 잘 안 되도록) 가만히 두지 않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무엇보다 배우들의 혼신의 힘을 봤기 때문에 그 마음이 세상을 뚫고 나올 거라는 확신이 있었다.

-작품 출연을 결심하게 된 계기는 무엇이었나.

▶그 당시에 '그녀가 죽었다'라는 작품을 찍고 있었는데 제가 다큐멘터리 이런 것들을 많이 접한다. 어느 날 (누명과 관련한) 다큐멘터리를 보다가 다큐 속 그분의 마음을 충분히 느낀 후 이 책을 봤을 때 처음에는 선뜻 '내가 이걸 할 수 있을까' 하는 노파심과 어려운 생각이 들었다. 100% 다 표현할 수는 없겠지만 '내가 이 얘길 왜 하지?' 하는 생각을 하면서, 그분들이 겪었던 어떤 트라우마와 상처를 연기로 풀어내면 어떨까 하는 마음이 들었다. 원작의 인물과 한국 정서를 담은 '백설공주' 속 고정우는 완전히 다르다. 대본을 봤을 때 (고정우는) 어디에도 기댈 데가 없었고 사회적으로 봤을 때 약자가 돼버렸기 때문에 그의 편에 서서 한번 다가가고 싶다는 마음이 생겼다. 보잘것없는 몸뚱이이지만 조금이라도 제가 갖고 있는, 얕은 감정이라도 던져서 표현하고 싶은 마음도 들었다. 마지막까지 '어떻게 될까? 희망이 있을까' 그런 생각 때문에 참여하게 됐다.

-작품이 끝난 후 어떤 마음가짐이 생겼나.

▶고작 6~7개월 찍었다고 해서, 조금이라도 표현했다고 해서, 그분들의 마음을 감히 안다고 하고 싶진 않다는 생각이 들더라. 처음 첫신부터 마지막신까지, 딜레마의 연속이었다. 보셔서 아시겠지만 점점 시간이 지날수록 대사가 '감사합니다' 밖에 없었다. 주인공이 극을 끌어가야 할 임무가 있지만 힘이 없는 주인공이라 다른 장르와 다르더라. '감사합니다' 그 말이 습관화가 돼 있는 게 얼마나 쓸쓸하고 힘들었는지 모른다.

-돌아봤을 때 어떤 장면이 기억에 남나.

▶제가 좀 느리다. 1~2년 지나거나, 혹은 10년이 지났을 때마다 (기억에 남는 장면이) 매번 다른 것 같다. 하지만 확실한 건 이런 마음은 든다. 고정우 그리고 엄마 아빠 수오(이가섭 분) 노상철(고준 분)까지, 심플한 얘기지만 진짜 행복했으면 좋겠다는 마음이다. 그 생각이 제일 먼저 든 생각이었다. 아주 깊은 여운 속에서 저는 그런 생각이 들었던 것 같다.

-연기하면서 힘들었던 점은.

▶두 가지가 힘들었다. 첫 번째는 초반 4화까지 우선 너무 많이 맞았다. 일반적인 평범한 삶을 살아가는 사람 입장에서 '살면서 한 대 맞기도 힘든 세상인데'라는 생각이 들더라. 그래서 굉장히 안타까웠다. (누명을 쓴 게 아니라) 내가 죽인 거라고 마음을 먹고 나와서 오히려 그렇게 살아가는 게 마음이 편하겠다는 생각도 들었다. 무천 마을에 가서 어머니를 뵀을 때도 굉장히 슬펐고 굉장히 힘들었다. 친구 아버지들에게도 맞을 때도 많이 힘들었고, 특히 (시신으로 발견된) 보영이를 발견했을 때 장면이 많이 힘들었다. 어느 순간에는 호흡 곤란이 와서 과호흡 때문에 산소통을 들고 찍기도 했다. 산소를 마시고 들어가서 촬영하고, 다시 산소를 마시고 들어가서 촬영하곤 했었다. 혼자 들어가 있을 때는 산소통이 꼭 필요했는데 노상철(고준 분) 형사가 함께 들어왔을 때는 같이 있으니까 의지가 되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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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청률이 2%대에서 8%대까지 뛰었다. 시청률 변화를 보며 어땠나.

▶봐주신 분들, 시청자분들께 감사했다. 아주 큰 대박의, 초대박 작품은 아니지만 많은 분들이 봐주실 거라는 확신은 있었다. 사실 (프로모션을 위해서는) 유튜브나 예능도 나가서 소개해야 하는데, 과감하게 하지 않았다. 순수하게 이 작품은 나가서 희희낙락할 수 없다는 게 우선 첫 번째 마음이었다. 팀들도 마찬가지고 그냥 있는 그대로 첫 방송의 시청률이 어떻게 되든지 간에 있는 그대로 순수하게 좀 다가가고 싶었다. 이게 아주 옛날 감성이긴 한데 그렇게 가고 싶었다. 저희 작품이기 때문에 확신이 있었다.

-그 자신감이 어디에서 기인한 것일까.

▶그냥 현장에 있는 매 순간이다. 현장에 있는 매 순간 너무 치열했고 고민도 정말 많았고 선배님들도 굉장히 뜨거우셨다. 권해효, 배종옥 선배님 등 다 일일이 다 말씀드릴 순 없지만 정말 대단한 연기를 보여주셔서 이미 '우리 작품이 굉장히 밀도가 높구나' 하는 느낌이었다. 그리고 무엇보다 이제 변영주 감독님을 굉장히 신뢰하기 때문에 (확신을 갖는 것이) 가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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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정우의 엔딩은 어떻게 생각했나. 마냥 통쾌한 사이다 엔딩은 아니었는데.

▶최고의 엔딩이었다는 생각이 든다. 많은 드라마가 있고 결국 각 장르에 따라 엔딩이 각기 존재하는데 '백설공주'는 저희만의 다른 색깔과 흐름의 엔딩이었다. 결론적으로는 너무 잘 끝났다는 생각이 든다. 고정우가 마지막에 얼마큼 손해배상을 받을지, 이런 엔딩은 아닌 것 같더라. 돈으로도 따질 수 없는, 여운을 깊게 남기는 엔딩이었다는 생각이 든다.

-고정우 캐릭터가 현실에 영향을 주기도 했나.

▶저는 온·오프가 확실한데 '백설공주'는 영향이 있었다. 일상을 망칠 정도는 아니지만 뭔가 계속 남아있었다. 고정우는 빠져나갔는데 매주 작품을 보니까 (작품 속 고정우가) 너무 힘이 없어 보이더라. 사람 마음이 너무나 무너져 보이는 상태라 걱정이 되기도 했다.

-동시간대 '굿 파트너'라는 쟁쟁한 경쟁작이 있었다. 다소 무거운 장르이기도 한 드라마가 어떤 이유 때문에 인기가 있었다 생각하나.

▶사실 '굿 파트너'도 재밌게 보고 있었고 인기가 있었는데 '백설공주'는 원작의 힘이 있는 것 같다. 그걸 감독님이 연출을 잘하셨고, 작가님도 유럽화된 작품을 한국 정서에 맞게 매회 승부수를 띄우듯 승부사들처럼 각색을 잘 해주셨다. 그 뜨끈뜨끈한 책이 왔을 때 배우들도 힘을 얻었다. 또 저희 팀이 팀워크로 잘 뭉쳤기 때문에 시청자분들도 그 마음을 알아주신 것 같다. 요즘 경쟁 사회라고 하지만 경쟁하진 않았다. 저희 작품만의 자신감도 있었고 봐주시는 분들이 그저 감사했다.

<【N인터뷰】②에 계속>

aluemchang@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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