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동훈·이준석 등 최 시장 격려 방문…국힘 시의원 전원 삭발
민주 시의원 박람회 문제점 지적 잇단 회견…시민단체 "협치나서야"
세종시장 지지 호소하는 한동훈 |
(세종=연합뉴스) 한종구 기자 = 정원도시박람회와 빛축제 예산안 통과를 촉구하는 최민호 세종시장의 단식농성이 국민의힘과 더불어민주당의 '당 대 당' 갈등으로 확대되고 있다.
국민의힘 소속 최 시장은 자신의 공약 사업 예산 삭감이 민주당의 견제 차원에서 진행된 것으로 심증을 굳힌데다 민주당도 정원박람회 예산 전액 삭감을 당론으로 채택하면서 갈등이 확산하는 모습이다.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는 8일 오후 세종시청을 찾아 사흘째 단식 농성 중인 최 시장을 격려하면서 "정부와 시가 추진하고 시민이 원하는 사업을 시의회가 갑자기 (예산을) 전액 삭감해 좌초시키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정쟁을 해야 할 분야가 있고, 그러지 않을 분야가 있는데, 이 문제는 한 가지 질문만 하면 된다. 세종 시민이 이 사업을 원하느냐, 원하지 않느냐다"라고 덧붙였다.
한 대표는 '정원도시박람회 국비 77억원 확보'를 언급한 뒤 "보통 이런 경우 지방 정부, 지방의회 모두 쌍수 들고 환영하고 사업을 추진하는 것이 정상"이라며 "그런데 세종에서 이상한 일이 벌어지고 있다"고 비판했다.
앞서 오전에는 세종시의 정원도시박람회와 비슷한 콘셉트의 정원박람회가 열릴 예정인 울산의 김두겸 시장이 방문해 "박람회를 통해 세종시가 가진 도시브랜드를 높일 수 있을 것"이라며 정원도시박람회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이준석 개혁신당 의원도 "당리당략 때문에 시민에게 꼭 필요하고 중요한 문제가 노정되면 정치권에 실망하게 될 것"이라며 "세종시에 대한 최 시장의 애정은 누구도 의심하지 않으니, 지역 정치권에서도 이 부분을 잘 활용해 협치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세종시의원 삭발식 |
국민의힘 소속 세종시의원 7명 전원은 정원도시박람회 예산 통과를 촉구하며 삭발식을 진행했다.
이들은 성명에서 "애매한 태도로 정원도시박람회와 빛축제를 반대하는 무책임한 행태를 당장 멈춰달라"고 민주당을 비판했다.
민주당도 적극적인 여론전에 나섰다.
민주당 시의원들은 전날 정원도시박람회 예산 삭감을 당론으로 채택했음을 공개한 데 이어 이날 오후부터 릴레이 기자회견을 진행했다.
시의회 민주당 의원들을 대표해 기자회견을 자청한 김현미 의원은 "시장의 단식으로 시 주요 현안이 뒷전으로 밀려나는 상황"이라며 "정기국회와 정부 예산안 처리 등 중앙 정치권의 중요한 일정이 이어지는 시점이지만 세종시는 정원도시박람회 예산 삭감과 시장의 단식 투쟁 이슈에 가려져 주요 현안이 제대로 다뤄지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기자회견하는 세종시의회 민주당 의원들 |
민주당 소속 임채성 시의회 의장도 최 시장을 찾아 단식 중단을 권유했다.
임 의장은 "시정 현안이 많으니 단식을 중단하고 내일 세종축제 개막식에 저와 함께 참석해 시민들에게 인사 드리자"고 말했고, 최 시장은 "시장의 공약 사업에 대해 협조해 준다면 오늘이라도 단식을 접겠다"고 답변했다.
세종지역 시민사회단체로 구성된 세종시민사회단체연대회의는 최 시장의 단식 농성에 대해 "유감스러운 일"이라고 평가했다.
이 단체는 성명을 통해 "시민 목소리를 대변하는 시의회가 공정하고 책임감 있는 예산 집행을 위해 노력하고 있음을 인정한다"며 "시장은 이러한 결정에 협력하고 시민을 위한 진정한 협치에 나서야 한다"고 촉구했다.
jkha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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