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제공=한반도미래인구연구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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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한과 북한이 모두 저출산, 고령화가 진행되고 있어 대북·통일 정책에 이를 반영할 필요가 있다는 의견이 나왔다.
한반도미래인구연구원은 8일 서울 강남구 오크우드 호텔에서 '분단 70주년 인구 격변의 시대, 남북한 인구구조 변화와 그 시사점'이라는 주제로 '제4차 미래인구포럼'을 개최했다.
최지영 통일연구원 연구위원은 주제 발표에서 "남한의 심각한 저출산과 고령화로 북한의 '출생아 수'가 남한을 웃돌고 있다"며 "한반도의 생산가능인구에서 북한 지역 인구의 비중이 높아진다는 의미"라고 밝혔다.
UN의 세계인구전망(WPP) 2024년 추정치 기준에 따르면 2023년 기준 1세 인구는 북한이 34만여명으로 남한의 24만3000명을 넘었다는 설명이다.
북한도 그러나 저출산, 고령화가 진행되고 있다. 최 연구위원은 "북한은 1인당 소득이 158.9만 원에 불과한데 이미 저출산·고령화 단계에 진입했다"고 말했다. UN 세계인구전망이 발표한 2023년 기준 북한의 합계출산율(TFP)은 1.78명이다. 65세 이상 인구 비중은 12%로 고령화 사회에 진입했다.
최 연구위원은 "총인구 측면에서 북한 인구의 영향력은 증대될 것"이라며 "북한 어린이의 영양, 보건, 교육 여건에 대한 인도주의적 관심을 갖고 한국의 대북 인도적 지원 방향성과 효과에 대한 고민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어진 토론에서 김병연 서울대 경제학부 석좌교수는 "동독과 마찬가지로 구 소련도 체제전환 과정에서 출산율이 1990년 2.0명에서 1.2명으로 하락하는 문제를 겪었다"며 "이는 체제전환에 대한 불확실성과 스트레스 때문"이라고 말했다.
김 교수는 "북한과의 통일·통합 과정에서도 미래의 불확실성을 낮춰주는 게 중요할 것"이라면서 "소득의 저하를 막고 여성들이 일과 가사·학업 등을 병행할 수 있는 여건 마련에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고 말했다.
홍양호 남북사회통합연구원 이사장은 "남한의 초저출산으로 인한 미래의 생산가능인구 감소에 따른 보완책으로 로봇, AI 등 기술혁명으로 어느 정도 대처할 수 있겠지만 한계가 있다"고 밝혔다.
그는 "북한도 출산율 감소로 남북한 공히 총량적인 생산가능인구의 감소가 예상된다"며 "북한은 경제난, 보건의료의 낙후 등으로 저체중, 저성장의 문제점을 갖고 있어 미래에 건강하고 질적인 생산가능 인구를 기대할 수 없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권오경 통일한반도건설산업전략연구소장은 "북한의 합계출산율을 낮추는 또 다른 요인은 이동의 제한"이라며 "50만 이상 인구를 가진 도시가 평양, 남포, 함흥, 청진, 4개에 불과하며 모든 인민은 거주이전의 자유가 제한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권 소장은 또 "북한의 경우 '군사복무법'에 따라 전민 군사 복무제를 시행하고 있으며 복무기간은 남성의 경우 10년, 여성은 7년으로 하고 있다"며 장시간의 군복무도 출산율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진단했다. 이어 "주택, 인프라의 부족도 출산율에 영향이 크다"며 "북한의 열악한 상수도, 하수, 전기, 공중위생 등이 출산율과 생존율에 영향을 미친다"고 말했다.
정인지 기자 injee@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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