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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구협회 공문 적중했나…황희찬 인종차별 가해자 10경기 정지 '중징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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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엑스포츠뉴스 김현기 기자) 국제축구연맹(FIFA)의 이런 처분은 환영할 만하다.

지난 7월 황희찬에게 인종차별적인 발언을 해서 물의를 일으킨 이탈리아 체세나 수비수 마르코 쿠르토가 FIFA로부터 10경기 출전 정지 징계를 받았다.

울버햄튼 구단과 대한축구협회가 합심한 결과로 여겨진다.

영국 중계채널 스카이스포츠는 지난 7일(현지시간) "쿠르토가 코모 1907(이탈리아)에서 뛰던 지난 7월 울버햄튼(잉글랜드)과 프리 시즌 연습 경기 후반 23분 황희찬을 향해 인종차별적 발언을 했다는 혐의가 인정됐다. 이에 따라 FIFA가 징계를 확정했다"고 보도했다.

무려 10경기 출전 정지의 중징계다.

FIFA는 "쿠르토가 차별적인 발언을 한 데 책임이 인정됐다. 10경기 출전 정지 징계를 내린다"며 "이 중 절반인 5경기에 대해서는 2년간 출전 정지 조치의 집행이 유예된다"고 덧붙였다. 간단하게 설명하면 지금 5경기 출전 정지 징계가 내려졌고, 향후 2년 안에 인종차별 발언을 다시 하지 않는다면 5경기 징계를 사라진다는 뜻이다.

황희찬 사건은 단순한 인종차별 사건이 아니었다. 지금은 사우디아라비아 알 샤바브로 이적한 당시 울버햄튼의 포르투갈 선수 다니엘 포덴세가 쿠르토를 향해 주먹질을 하며 '응징' 의지를 드러낼 만큼 튼 사건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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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구계에 큰 충격을 안겨준 당시 사건은 지난 7월16일 울버햄튼과 코모가 전훈 연습 경기를 하던 스페인 마르베야에서 이뤄졌다.

울버햄튼 소식을 전하는 영국 '익스프레스 앤드 스타'의 리암 킨 기자는 당시 "황희찬이 연습 경기에서 (이탈리아) 코모 수비수에게 인종차별을 당했다"며 "울브스 동료 포덴세는 수비수에게 주먹을 날려 곧바로 레드카드를 받았다. 동료 선수들이 그 여파로 분노한 후 발생한 사건"이라고 보도하며 이 사건은 알렸다.

울버햄튼 구단도 이를 시인했다.

경기 후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게리 오닐 감독은 코모와의 프리시즌 경기에서 인종차별을 당한 황희찬을 동료 선수들이 전폭적으로 지지하고 있다고 말했다"며 "오닐은 황희찬에게 경기를 포기할 것을 제안했지만 황희찬은 경기를 계속해 90분을 뛰기로 결심했다"고 설명했다.

오닐 감독도 "차니(황희찬의 애칭)가 정말 실망스러운 인종차별 발언을 들었다. 난 차니와 이에 대해 대화했고 그가 팀이 경기를 그만할지, 혹은 황희찬만 경기를 그만할지 확인했다. 그는 팀과 함께하고 동료들이 필요한 일을 하길 바랐다"며 그의 의연한 자세를 극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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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닐 감독은 이어 "이런 일이 벌어져 정말 실망스럽고 우리는 이에 대해 이야기해야 하며 경기에 영향을 준 사건이다. 이상적이지 않고 주변에 있어서는 안 될 일"이라며 인종차별을 비판했다.

이후 울브스 구단은 황희찬을 위한 모든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다짐했다.

사건 직후 "어떤 형태로든 인종차별이나 차별은 완전히 용납될 수 없으며 결코 문제 삼지 않아야 한다"며 "울브스는 이 사건과 관련해 UEFA(유럽축구연맹)에 공식적인 문제를 제기할 것"이라고 밝혔다.

단순한 약속에 그치지 않았다. 울버햄튼은 이후 차근차근 징계 요청 과정을 밟아나갔고 결국 FIFA까지 보고가 올라가 이번 징계가 확정된 것으로 보인다.

대한축구협회도 FIFA에 정식 공문을 보내 황희찬 인종차별 사건을 항의하고 재발 방치를 요청한 것으로 드러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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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축구협회는 황희찬 사건 발생 이틀 뒤인 7월18일 공식 채널을 통해 "대한축구협회는 7월 18일 FIFA에 보낸 공식 레터를 통해 황희찬 선수가 최근 연습경기에서 상대로부터 당한 인종차별 행위에 대해 심각한 우려를 표하고, 축구장에서 벌어지는 인종차별을 예방, 근절하기 위해 FIFA가 가해자들에 대한 제재를 더욱 강화해줄 것을 요청했습니다"라고 밝혔다.

사건 발생 3달이 지나지 않아 쿠르트에 대한 징계가 무겁게 내려졌다.

울버햄튼의 축구 분야 최고 책임자 맷 와일드는 FIFA의 결정을 환영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그는 "이런 징계는 축구에서 인종차별이 허용되면 안 된다는 분명한 메시지를 전달한다"며 "우린 구성원 모두가 존중받고 소속감을 느낄 수 있는 환경을 꾸리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당시 코모 구단은 쿠르토가 동료 수비수에게 '무시해, 황희찬은 스스로를 재키 챈(홍콩 스타 청룽)이라 생각한다'고 말한 걸로 파악했다고 밝힌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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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모는 황희찬이 울버햄튼 동료들에게 '차니'라고 불리는 걸 듣고 쿠르토가 이 같은 발언을 했을 거라고 해명했다.

황희찬 인종차별 사건은 쿠르토 당사자에게도 큰 영향을 끼쳤다. 쿠르토는 문제의 연습 경기가 열린 후 1주 만에 코모를 떠나 이탈리아 2부 리그 팀인 체세나로 임대 이적했다.

사진=울버햄튼, 연합뉴스

김현기 기자 spitfire@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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