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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21 (토)

이슈 6G 주도권 전쟁

美·日·獨은 ‘정통 5G’ 구축 활발한데… 뒷짐진 韓, 6G 경쟁서 밀릴 수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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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비즈

그래픽=손민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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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한국은 세계 5G(5세대 이동통신) 최고 다운로드·업로드 속도 1위 타이틀을 바레인에 내줬다. 시장조사업체 오픈시그널 집계에 따르면 한국의 속도는 925.6Mbps인 반면 바레인의 속도는 1163.4Mbps였다. 바레인은 최근 5G SA(단독 모드)망 확충에 공을 들이고 있다.

5G SA는 데이터 처리를 순수하게 5G망 안에서만 하는 기술이다. 한국에서는 현재 5G와 LTE(4세대 이동통신)망을 혼용하는 방식인 5G NSA(비단독 모드)가 널리 사용되고 있다. SA 방식은 NSA 방식과 달리 5G망만 활용하는 만큼 데이터를 처리할 때 지연 시간이 적고 다운로드·업로드 속도도 빠르다. 6G(6세대 이동통신) 구현을 위해서도 5G SA 망 인프라가 필수다.

미국, 일본, 독일 등 세계 주요국 통신사들이 5G SA 서비스 구축에 적극 나서는 것과 달리 한국은 세계 최초 5G 상용화라는 수식어구가 무색할 정도로 투자에 소극적이다. 국내에서는 KT를 제외한 SK텔레콤과 LG유플러스는 아직까지 5G SA 망을 별도로 보유하지 않고 있다. 통신 3사들이 초고속 5G를 위한 28기가헤르츠(㎓) 대역 주파수를 반납한 데 이어 5G망 개선에 사실상 손을 놓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 세계 각국 5G SA 서비스 개발 경쟁

8일 업계에 따르면 독일 도이치텔레콤은 연내 5G SA 서비스 출시를 목표로 세웠다. 5G SA 망을 활용해 100여종의 클라우드 게이밍 서비스를 출시할 예정이다. 5G만 활용하는 만큼, 이전보다 게임 플레이에 최적화된 지연 속도를 보장할 수 있는 게 장점이다.

일본 NTT도코모는 올 7월 현존 가장 빠른 6.6Gbps(초당 기가비트) 다운로드 속도의 5G SA를 구현했다고 발표했다. 지금까지 5G SA의 최대 다운로드 속도는 1.5Gbps 수준이었다. NTT도코모는 이 기술을 활용한 5G SA 서비스를 현재 도쿄와 가나가와현에서 제공 중이며, 대상 지역을 점차 늘릴 계획이다.

미국 티모바일(T-Mobile)은 올해 초 현지에서 초당 420MB(메가바이트) 다운로드 속도를 보이는 5G SA 구축에 성공했다. 티모바일이 구현한 5G SA 기술 중 가장 빠른 속도다. 티모바일은 미국에서 5G SA 전국망 구축을 마친 상태다. 티모바일은 지난해부터 에릭슨, 노키아 등과 협력해 뉴욕, 워싱턴, 오하이오 등 인구 밀집 지역을 중심으로 5G SA 서비스를 점차 확대해 왔다.

중동 지역 통신사 이엔(e&)도 지난 7월부터 에릭슨의 솔루션을 활용해 5G SA망 구축을 진행하고 있다. 산업용 사물인터넷(IoT) 기기의 고속 통신을 돕고, 배터리 효율까지 높여주는 게 특징이다. 이엔은 5G SA 망을 중동 지역 전체로 점차 확장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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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T가 2021년 구축한 5G SA 서비스를 이용하는 모습. /KT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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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부 방치 속 韓 5G SA 손놓아… “6G 경쟁서 뒤처질 수도”

국내에서는 통신 3사 중 KT만 유일하게 2021년 5G SA 전국망을 구축했다. 당초 2020년 SK텔레콤과 LG유플러스도 5G SA 구축을 발표했으나 아직까지 성과는 없다. 통신 3사는 양질의 LTE 망을 활용해 더 좋은 품질의 통신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다고 주장하지만, 업계는 우려 섞인 목소리를 내고 있다. 5G SA 망에서 구현되는 기술을 6G에서 연계해 활용해야 하기 때문이다.

예컨대 5G SA의 네트워크 슬라이싱(네트워크 자원을 적합하게 배치해 효율을 높이는 것), 초저지연(0.1㎳ 이하의 지연속도) 기술 등이 6G에서도 쓰인다.

지난달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5G 주파수 활용 계획 등을 담은 ‘대한민국 스펙트럼 계획’을 발표했으나, 5G SA에 관한 내용은 제외됐다.

송영근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 ICT전략연구소 미래전략연구실장은 “5G SA 망 인프라를 기반으로 더 나은 5G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고, 이를 바탕으로 6G 서비스까지 개발할 수 있다”며 “5G SA 구축이 더 이상 미뤄지면 통신 서비스 개선은 물론이고, 통신장비 수요도 발생하지 않아 업계 전반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덧붙였다.

김민국 기자(mansay@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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