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서초구 대검찰청의 검찰 깃발과 태극기. 뉴스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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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달 21일로 스토킹처벌법 시행 3년을 맞는 가운데 검찰 수사를 받는 스토킹범죄 피의자가 매년 급증해 지난해 1만 명을 넘은 것으로 집계됐다. 하지만 기소유예 등 불기소 처분을 받거나 벌금형으로 약식기소되는 피의자가 절반 이상인 것으로 나타나 법조계에선 “스토킹 범죄에 대한 검찰 수사가 부실한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7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박지원 의원실이 법무부로부터 받은 자료에 따르면 2021년 10월 시행된 스토킹처벌법 위반 혐의로 검찰에 접수된 피의자는 2021년(10~12월) 408명에서 2022년 7626명으로 급증했고, 지난해엔 1만438명까지 늘어났다. 올해도 8월까지 8881명이 검찰에 피의자로 접수됐다.
그러나 검찰이 올해 처분을 끝낸 8442명 가운데 약식기소는 2554명, 기소유예 등 불기소는 1807명으로 4361명(51.7%)에 달했다. 지난해도 검찰이 처분한 1만66명 중 약식기소(2722명)와 불기소(1910명)는 4632명(46%)으로 집계됐다. 스토킹범죄로 검찰에 접수된 피의자 2명 중 1명은 경미한 처벌을 받거나 아예 기소되지 않은 것이다. 약식기소는 검찰이 정식 재판 없이 서류를 검토해 벌금형을 선고해 달라고 법원에 청구하는 절차로, 피의자가 재판을 청구하지 않으면 검찰이 청구한 벌금형이 그대로 확정된다.
그동안 검찰은 스토킹 범죄에 대해 엄중 대응하겠다고 밝혀 왔다. 2022년 대검찰청은 생명·신체에 대한 위해 가능성이 있는 스토킹 가해자에 대해선 원칙적으로 구속 수사하도록 전국 검찰청에 지시하기도 했다. 하지만 스토킹범죄로 구속 기소된 피의자의 비율은 지난해 2.9%, 올해 2.6%에 불과했다. 미제로 남은 사건도 2021년 113명에서 올해 1376명으로 증가하는 추세다.
법조계에선 수사인력 부족 등을 이유로 검찰 수사가 제대로 진행되지 않을 가능성이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원혜욱 인하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스토킹 범죄가 경범죄로 여겨지던 인식이 단번에 개선되지는 않고 있다”며 “스토킹 행위가 강력 범죄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는지 등에 대해 면밀한 조사가 이루어져야 하지만, (단순히) 외형적 행위만 두고 (경미하게) 판단하는 경우가 적지 않다”고 지적했다.
박 의원은 “스토킹 범죄의 56%가 폭력범죄, 주거침입, 디지털성범죄 등 강력 범죄를 수반한다는 통계도 있다”며 “강력범죄로 이어지는 비율이 높은 범죄인 만큼 수사기관은 철저히 수사하고, 사법부는 엄정하게 벌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최미송 기자 cm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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