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3일 서울 송파구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2024 KBO리그 와일드카드 2차전 kt 위즈와 두산 베어스의 경기, 7회말 kt 선발 벤자민이 역투하고 있다. 뉴시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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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 승패에 가장 큰 영향을 끼치는 것은 역시 선발 매치업이다. LG는 ‘예비 FA 최대어’ 최원태(27)를, KT는 ‘LG 킬러’ 웨스 벤자민(31)을 내세운다.
올 시즌이 끝나면 생애 첫 자유계약선수(FA) 자격을 얻는 최원태는 최대어급 선수로 분류되지만, 올 시즌 성적은 신통치 않았다. 부상과 그 여파에 따른 부진으로 24경기에서 126.2이닝을 던져 규정이닝도 채우지 못했고, 세부 성적도 9승7패 평균자책점 4.26으로 기대치에 못 미쳤다. 게다가 최원태는 포스트시즌(PS)에서도 그리 강한 면모를 보이지 못했다. PS 통산 15경기에 등판해 평균자책점이 무려 11.17에 달한다.
최원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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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지난해 29년 만의 한국시리즈 우승을 노리던 LG는 부족한 토종 선발진을 보강하기 위해 키움 에이스로 활약하던 최원태를 트레이드해왔다. 그러나 최원태는 지난해 한국시리즈 2차전에 선발 등판해 아웃카운트 하나를 잡는 동안 피안타 2개, 볼넷 2개를 내주고 4실점한 뒤 조기 강판했다. 한국시리즈 4차전에서도 불펜으로 등판해 1이닝 1실점에 그쳤다. 지난해 한국시리즈의 평균자책점은 33.75. LG가 1차전 패배 후 내리 4승을 거둬 우승을 차지했기에망정이지 준우승에 그쳤다면 그 원흉이 될뻔 했던 최원태다. 가을야구에 약하다는 인식을 지워야만 시즌 뒤 FA시장에서도 몸값이 더 오를 수 있기에 최원태에겐 이번 3차전이 팀의 PO 진출은 물론 자신의 가치 상승에도 중요한 한 판이 될 전망이다.
최원태의 KT전 성적은 나쁘지 않다. 올 시즌엔 3경기에 등판해 2승무패 평균자책점 3.50을 기록했다. 통산 KT전 성적도 11승6패 4.34로, KIA와 더불어 최원태가 가장 많은 승리를 챙긴 상대가 KT다.
KT 벤자민. 뉴스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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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T는 벤자민의 3차선 선발 출격이 이강철 감독의 승부수다. 원래의 선발 로테이션대로라면 지난 2일 열린 와일드카드 결정전 1차전 선발이었던 윌리엄 쿠에바스가 3차전에 나와야 한다. 벤자민은 3일 와일드카드 결정전 2차전에 등판했다.
그러나 이 감독은 이번 준플레이오프 시작 전부터 그간 LG에 강한 면모를 보여왔던 벤자민을 3차전 선발로 일찌감치 낙점했다. 이강철 감독은 지난 6일 2차전을 앞두고 “준PO 시작 전부터 벤자민을 3차전 선발로 생각했다. 쿠에바스가 지난 와일드카드 결정전 1차전에서 108구를 던져 체력 소모가 크다. 휴식이 좀 더 필요하다는 판단”이라고 말한 바 있다. 벤자민은 세 시즌 동안 LG를 상대로 5승2패 평균자책점 1.66으로 극강의 모습을 보인 LG 킬러다. 지난해엔 4승무패 0.84였고, 올 시즌엔 지난해만 못하지만 4경기에서 1승1패 1.93으로 잘 던졌다. 반면 쿠에바스는 LG전 통산 성적이 9경기 등판 승리 없이 4패 9.00으로 만나기만 하면 두들겨 맞았다. 올해 LG전에서도 한 차례 등판해 5이닝 7실점으로 무너진 바 있다. 쿠에바스가 평소 강철 체력을 자랑하는 투수임을 감안하면 이 감독의 쿠에바스 체력을 운운한 것은 벤자민을 당겨쓰기 위한 구실이다.
LG 최원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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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T 벤자민. 뉴시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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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시즌 중 대체 외국인 투수로 KBO리그에 입성한 벤자민은 지난해엔 15승6패 평균자책점 3.54를 기록하며 최고 수준의 선발 자원으로 군림했지만, 올 시즌엔 11승8패 4.63에 그쳤다. KT로선 재계약이 고민되는 성적이다. 벤자민이 내년에도 KBO리그에서 뛰기 위해선 이번 가을야구에서의 맹활약이 필수인 상황이다.
벤자민의 최근 기세는 더할 나위없이 좋다. 지난 3일 두산과의 와일드카드 결정전 2차전에 선발 등판해 7이닝 동안 피안타 3개만 허용하는 무실점 완벽투를 펼쳤다. 이번 준PO 차전에서도 그때의 환상적인 투구를 재현한다면 KT의 플레이오프행은 더 가까워지고, 벤자민의 재계약 가능성도 수직상승할 수 있다.
남정훈 기자 che@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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