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김보라(눈컴퍼니 제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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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행하지 않게 일하는 것이 가장 큰 행복이죠. 지금이 딱 좋아요.”
지난 4일 종영한 ‘백설공주에게 죽음을’은 시신이 발견되지 않은 미스터리한 살인 사건의 범인으로 지목돼 살인 전과자가 된 청년이 10년 후 그날의 진실을 밝히는 과정을 담은 역추적 범죄 스릴러 드라마다. 독일 작가 넬레 노이하우스의 동명 소설을 원작으로 한다.
김보라는 극 중 의대 휴학생 하설 역을 맡았다. 스쿠터로 전국을 여행하던 중, 무천가든에 머물며 아르바이트를 시작했다. 수오(이가섭)와 대화하는 유일한 존재이자 정우(변요한)의 든든한 지원군이 됐다. 종영을 앞두고 비즈앤스포츠월드와 만난 김보라는 “오래 촬영하고 오래 기다린 만큼 기대 이상으로 좋아해 주시고 흥미 가져주셔서 기분이 좋다”고 종영 소감을 전했다.(인터뷰②에 이어)
김보라는 지난 6월 영화 ‘괴기맨숀’으로 만난 조바른 감독과 부부의 연을 맺었다. 여배우로는 비교적 빠른 결혼 소식에 축하도 많이 받았다. “일과 나를 확실하게 구분하는 편”이라고 소신을 밝힌 김보라는 “고민도 있었지만, 확신이 있을 때 하는 게 최선이라 생각했다”고 결혼을 결심한 이유를 밝혔다. 절친한 비연예인 친구들의 결혼에도 영향을 받았다고. 그는 “연예계에 시선을 둔 게 아니라 내 나이 또래 친구들과 시선이 맞았다”면서 “약간의 오지랖일 수도 있는데, 또래 연예인들 중에서도 결혼하고 싶은 누군가에게 열애설, 결혼설이 나도 생각보다 달라지는 게 없다고 말해주고 싶었다”고 답했다.
결혼 후 크게 달라진 건 없다. 그는 “감정에 더 솔직해졌다. 사람과 교류하는 데 있어서 방어막이 많이 사라졌다”고 했다. 두 사람의 결합뿐 아니라 새로운 가족이 만나서 낯섦이 깨지는 과정을 겪고, 나아가 사랑하는 사람과 신뢰를 유지하며 관계를 쌓아가는 과정에서도 배울 점이 많았다. 지난 추석을 지내며 내가 아닌 다른 누군가를 챙기는 방법도 한층 더 배워나갔다.
‘백설공주에게 죽음을’ 스틸컷(MBC 제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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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한 인터뷰에서 ‘빨리 엄마가 되고 싶다’고 밝힌 김보라의 바람은 여전할까. 이에 관해 김보라는 “1학기와 2학기 장래희망이 바뀌지 않나. 나도 작년과 올해의 인생 계획이 바뀌었다”고 말해 웃음을 안겼다. 지금 가장 관심을 둔 건 사진이다. 올해는 특히 ‘내가 뭘 좋아하지’라는 생각을 많이 하며 시간을 보내고 있다고 했다.
2004년 데뷔해 올해로 데뷔 20년을 맞았다. 장나라 아역으로 ‘웨딩’(2005)을 통해 얼굴을 알렸고, ‘소문난 칠공주’, ‘로열 패밀리’, ‘내 딸 서영이’ 등에 출연했다. 신드롬을 일으킨 ‘스카이 캐슬’로 다시금 주목받아 ‘모래에도 꽃이 핀다’, ‘옥수역 귀신’ 등에 출연했다.
김보라는 “회사에 소속되어 있다 보니 성인이 되고 성숙한 역할을 위주로 오디션을 봤다. 그런데 단편 영화도 학생 역할을 빼곤 다 떨어지더라. 그땐 힘들었다”고 돌아봤다. 20대엔 여전히 소녀 같은 외모가 힘들기도 했지만, 이제 ‘이렇게 살 수 있을 때 활용하자’는 긍정적인 마음으로 바뀌었다고. “이제 나이 얘기를 하면 묻어가기로 했다”고 웃어 보였다.
“저는 골고루 잘 섞일 수 있는 배우예요.” 김보라가 꼽은 ‘배우 김보라’의 장점이다.
지난 20년 동안 쉼 없이 1년에 한 작품이라도 남기기 위해 ‘열일’했다. 그는 “어느 순간부터 조급함이 없어요. 쟁쟁한 배우들 사이에 언급되는 것 자체가 감사한 일”이라고 겸손하게 답했다. 불행하지 않게 일하는 게 배우로서의 가장 큰 행복이다. 데뷔 20년을 맞은 지금, 가장 달라진 건 무엇인지 묻자 “이 일을 왜 열심히 해야 하는지 명확해진 것”이라며 “아직 부족함이 많고 배울 것도 많다. 팬들에게 부끄럽지 않은 사람이 되고 싶다”고 바랐다.
정가영 기자 jgy9322@sportsworl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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