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몰 후에도 경기를 강행하다 18번 홀에서 보기를 범한 황유민. [사진=KLPGA] |
[헤럴드경제 스포츠팀(경기도 여주)=이강래 기자] 황유민이 KLPGA투어 시즌 마지막 메이저 대회인 하이트진로 챔피언십 2라운드 도중 일몰 후에도 경기를 강행하다 18번 홀에서 뼈아픈 보기를 범했다. 황유민은 무엇을 위해 그런 무리수를 뒀을까?
4일 경기도 여주의 블루헤런 골프 클럽(파72)에서 열린 대회 2라운드. 황유민은 17번 홀까지 보기 없이 버디만 5개를 잡는 무결점 플레이로 박도영과 함께 공동 선두를 달렸으나 일몰로 경기 중단을 알리는 경적이 울린 뒤에도 경기를 강행하다 18번 홀(파5)에서 보기를 범했다.
KLPGA 경기위원회는 이날 오후 6시 9분 일몰과 함께 경기 중단을 결정했다. 미처 경기를 마치지 못한 선수들은 본인의 자유 의지에 따라 경기 강행 여부를 결정할 수 있었다. 마지막 조로 경기한 김민별은 17번 홀 티샷 전 경기를 중단한 반면 같은 조의 박도영과 윤이나는 티샷을 마친 후 홀을 떠났다.
앞 조의 황유민은 경기 중단을 알리는 경적이 울릴 때 18번 홀 페어웨이에 있었다. 거리 측정이 어려운 어둠으로 정상적인 플레이가 힘든 상황. 그러나 황유민은 경기를 강행했다. 그 전까지 한 번의 실수도 없던 황유민은 무리수를 둔 탓에 아이언으로 안전하게 두 번째 샷을 했는데도 볼을 페어웨이 오른쪽 페널티 구역에 빠뜨리고 말았다. 벌타를 받고 어렵게 5온에 성공한 황유민은 그나마 2.5m 거리의 만만찮은 보기 퍼트를 넣어 더 이상의 손실을 막을 수 있었다.
황유민은 왜 그런 결정을 했을까? 3라운드를 앞두고 충분한 휴식 시간을 벌기 위한 고육지책으로 보인다. 일몰로 2라운드를 마치지 못한 박도영과 윤이나 등 경쟁자들은 5일 오전 7시 40분부터 잔여 경기를 치러야 한다. 그러기 위해선 새벽에 일어나 잠이 부족한 상태에서 움직여야 한다. 순위 변동이 심한 무빙 데이에 긴 하루를 보내야 하는 것이다. 반면 무리를 해서라도 2라운드를 마친 황유민은 충분히 수면을 취한 후 여유있게 3라운드를 준비할 수 있다. 황유민의 3라운드 티타임은 오전 10시 50분이기 때문이다.
이날 경기는 이른 아침의 안개로 인해 아웃 코스는 15분, 인 코스는 30분간 경기가 중단됐다. 이로 인해 경기가 밀리는 바람에 마지막 조 선수들은 2라운드를 마치지 못했다. 황유민과 경쟁하는 이들은 피로가 누적된 상태에서 3, 4라운드를 치러야 한다. 과연 황유민이 1타를 내주고 얼마나 이득을 얻을 수 있을 지 궁금하다.
황유민은 이날 마지막 홀의 보기만 빼면 완벽에 가까운 경기를 했다. 티샷 정확도를 앞세워 깊은 러프로 무장한 대회 코스에서 군계일학의 경기력을 뽐냈다. 황유민의 이날 페어웨이 적중률은 92.86%로 전체 평균(51.53%) 보다 40% 이상 높았다. 황유민은 페어웨이 폭 15~25m에 러프 길이가 15cm에 달하는 러프 지옥에 볼을 한번 밖에 빠드리지 않아 큰 이득을 볼 수 있었다.
황유민은 3번 홀(파4)의 4.5m 버디로 버디 행진을 시작한 뒤 6, 8번 홀의 징검다리 버디로 전반에 3타를 줄이며 선두 박도영을 1타 차로 추격했다. 상승세를 탄 황유민은 12번 홀(파4)에서 단독 선두로 올라섰다. 황유민은 그린 프린지에서 퍼터로 굴린 6m 버디를 집어넣은 반면 바로 뒷 조의 박도영은 2m 거리의 파 퍼트를 놓쳐 선두가 바뀌었다. 황유민은 14번 홀(파4)에서 세컨드 샷을 핀 1.3m에 붙이며 버디로 연결시켜 2타 차 선두로 달아났으나 박도영이 13, 15번 홀에서 징검다리 버디를 잡아 공동 선두를 허용했다.
윤이나는 16번 홀까지 버디와 보기 2개씩을 주고 받으며 이븐파를 기록해 중간 합계 2언더파로 단독 3위에 자리했다. 최민경이 중간 합계 1오버파로 단독 4위, 최가람이 중간 합계 2오버파로 단독 5위를 각각 달렸다. 박지영과 노승희, 박민지와 김민별은 중간 합계 2오버파로 공동 6위다.
지난 8월 제주 삼다수 마스터스 이후 7주 만에 경기에 나선 박성현은 이날도 버디 3개에 보기 2개, 더블보기 2개로 4타를 잃어 중간 합계 13오버파 157타로 공동 68위를 기록해 두 대회 연속 컷 탈락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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