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년 촬영한 '보고타', 코로나19로 개봉 연기
부산국제영화제 첫선…연내 정식 개봉 예정
김성제 감독, 배우 송중기 이희준 권해효 김종수가 영화 '보고타' 오픈토크에 참석해 관객들을 만났다. /부산=김샛별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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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팩트ㅣ부산=김샛별 기자] 관객들을 만나기까지 무려 5년의 시간이 흘렀다. 우여곡절을 겪은 '보고타' 팀이 바라는 건 명확하다. 영화의 울림과 함께 다시 한번 콜롬비아 보고타에 방문하고 싶다는 바람을 이룰 수 있을지 이목이 집중된다.
제29회 부산영화제(BIFF) '한국 영화의 오늘' 부문에 초청된 영화 '보고타: 마지막 기회의 땅'(감독 김성제, 이하 '보고타') 오픈토크가 4일 오후 부산 해운대구 영화의 전당 야외무대에서 진행됐다. 현장에는 김성제 감독을 비롯해 배우 송중기 이희준 권해효 김종수가 참석해 다양한 이야기를 전했다.
'보고타'는 희망 없는 인생들이 마지막으로 선택한 곳 콜롬비아의 보고타에서 밀수 시장에 뛰어든 한국 이민자들의 생존기를 그린 영화다. 시장의 상권을 둘러싸고 공존이 불가능한 대립 그리고 우정을 나누면서도 서로를 견제하는 이들의 스펙터클한 이야기를 담았다.
사실 '보고타'는 지난 2019년 콜롬비아 현지에서 로케이션 촬영을 진행한 작품이다. 하지만 코로나19 사태가 터지면서 개봉이 연기됐고 결국 빛을 보기까지 무려 5년이라는 시간이 걸렸다.
이에 송중기는 "5년 전에 촬영한 작품을 이제야 보여드리게 됐다. 마음고생한 부분도 있지만 그리움도 있다. 우리 영화를 소개해 드릴 수 있는 것 자체가 감사하다"고 밝혔다.
김성제 감독은 "많은 배우와 스태프들이 낯선 환경에서 '꼴통' 감독과 일하느라 많이 힘들었을 것"이라며 "편집을 하면서 배우들의 노력이 헛되지 않고 그들에게 부끄럽지 않기 위해 노력했다. 바로 엊그제 만든 영화처럼 따끈따근하게 느껴지길 바란다"고 전했다.
배우 송중기가 5년 전 촬영한 영화 '보고타'를 선보인 소감을 밝혔다. 사진은 지난 2일 오후 부산 해운대구 영화의전당에서 열린 제29회 부산국제영화제 개막식에 참석한 송중기의 모습이다. /부산=장윤석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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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들은 입을 모아 콜롬비아 로케이션 촬영에 만족감을 드러냈다. 송중기는 "가장 기억에 남는 것은 콜롬비아 사람들의 흥이었다. 이렇게 긍정적이고 행복한 사고로 일상생활을 영위하는구나 싶었다"고 말했다.
김종수는 "'보고타'를 국내에서 찍었다면 불안해 보이는 인물들의 얼굴이 제대로 나왔을까 싶다. 그만큼 작품에 현지의 냄새와 온도가 잘 담겼다는 생각이 든다. 많은 분들이 보고 즐겼으면 한다"고 덧붙였다.
송중기는 19세에 보고타에 떨어진 국희 역할을 맡았다. 그는 "캐릭터도 캐릭터지만 새로운 환경에서 찐득찐득한 인물들 간의 호흡을 연기하고 싶었다"며 "감독님의 '소수의견'을 보고 참 좋은 작품이라 생각하던 중에 '보고타' 출연 제안을 받았다. 보고타에 터를 잡고 정착한 한국인들의 갈등을 담은 내용을 보고 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출연 계기를 밝혔다.
특히 이번 작품에서 스페인어 연기를 선보일 송중기다. 그는 "사실 촬영 전에는 스페인어에 대한 걱정을 많이 했다. 평소에 쓰지 않는 언어를 보여준다는 건 어려운 일이지 않나"라며 "하지만 막상 배우고 나서는 너무 재밌다 보니 걱정이 다 사라졌다. 스페인어의 리듬이 너무 아름다워 어느새 즐기고 있었다. 지금도 우리 작품에 나온 스페인어 대사를 거의 다 외우고 있다"고 말했다.
이희준은 국희의 정신적 지주 수영을 연기한다. 그는 "마약이 아니라 속옷 파는데 죽고 죽일 수 있는 갈등이 재밌을 것 같았다"고 말해 웃음을 자아냈다.
김종수는 국희의 아버지 역으로 권해효는 국희 아버지의 베트남전 전우이자 국희 일가가 보고타로 오게 된 계기가 되는 인물 박 병장으로 분한다.
영화 '보고타'가 부산국제영화제를 시작으로 홍보 활동을 진행하며 연내 개봉할 예정이다. /플러스엠엔터테인먼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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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들은 '보고타'의 흥행과 함께 다시 한번 콜롬비아에 가고 싶다는 바람을 내비치기도 했다. 송중기는 "이 영화가 많은 사랑을 받아서 콜롬비아에도 가서 무대인사를 하는 날이 왔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권해효 역시 "저희가 다시 한번 콜롬비아에 갈 수 있도록 많은 사랑 부탁드린다"고 덧붙였다.
끝으로 배우들과 감독은 많은 관람을 독려했다. 먼저 김종수는 "낯선 곳에서 떨어진 사람의 불안함과 희망 그리고 설렘이 영화에 잘 담긴 것 같다. 여러분도 삶이 늘 일상적이지만 내일을 모르지 않나. 그런 생경함과 즐거움을 극장에서 느꼈으면 한다"고 바랐다.
권해효는 "요즘 영화의 위기와 극장의 위기를 많이 말한다. 한편으로는 자극에 둔감해진 것 같다. 우리 작품은 겉으로 보이는 자극보다는 사람을 다루고 있는 영화다. 이 영화가 기획되고 제작됐다는 것만으로도 특별한 의미가 있다고 생각한다"고 전했다.
김 감독은 "많은 사람들이 극장의 시대는 가고 플랫폼의 시대가 오고 있다고 생각하는 것 같다. 나 역시 플랫폼의 많은 콘텐츠를 본다. 내게 휴식 같은 시간을 주는 것 같다"며 "반면 극장에서 보는 건 2시간의 여행 같다. '보고타' 역시 어디서 보든 상관이 없겠지만 여행을 가는 기분으로 극장에서 봐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보고타'는 올해 하반기 국내에서 정식 개봉될 예정이다.
제29회 부산국제영화제는 10월 2일부터 11일까지 부산 영화의전당 일대에서 개최된다. 올해에는 커뮤니티비프 상영작 54편을 포함하여 총 63개국으로부터 온 278편의 영화를 26개 상영관에서 만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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