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7월 3일 서울의 한 대학병원 관계자들이 이동하고 있다. 뉴시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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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이낸셜뉴스] 의료계 불참으로 여야의정 협의체 구성에 난항이 계속되자 정부가 2025년 의대 정원 논의 가능성을 열었다.
4일 정부와 의료계에 따르면 한덕수 국무총리는 전날 국민의힘 한동훈 대표를 만나 “정부의 입장은 한 대표를 통해 의료계에 전달했던 것과 똑같다”면서 “의제를 정하지 않고, 전제조건을 하지 않고 모두 다 참여를 해서 정말 진솔한 방안과 협의를 논의해보자는 입장”이라고 말했다. 여야의정협의체 핵심 당사자인 의료계가 2025년 의대 증원 철회를 고수하며 협의체 참여를 거부하는 상황에서 정부가 보다 전향적인 태도를 보인 것으로 해석된다.
한 대표는 “의료계는 정부가 ‘의제 제한이나 전제조건이 없다’고 하면, 신뢰할 수 없다고 하는 경우도 있었다”며 “이 자리가 국민과 의료진에 정부도 얼마든지 유연하게 대화할 자세가 충분히 돼 있다는 것을 확인시켜드리는 의미도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의료계를 향해 "(별도) 의제나 전제조건 없이 진솔하게 협의하자는 게 정부 입장"이라고 덧붙였다.
앞서 대한의사협회 등 의사단체는 정부를 향해 2025학년도 의대 정원부터 논의하는 것이 우선이라며 의사인력추계위원회 위원을 추천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 정부는 최근 의사단체 추천 전문가가 과반수 참여하는 추계기구를 신설하겠다고 발표했지만, 의사단체는 정부의 ‘2025학년도 의대 정원 조정 불가’ 방침이 바뀌지 않는 한 이 기구에 참여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의협과 전국의과대학교수비상대책위원회, 전국의과대학교수협의회, 한국의과대학·의학전문대학원협회, 대한의학회 등 5개 의사단체는 지난 2일 “정부는 2025학년도 입시 절차가 시작됐다는 이유로 의대 정원 증원 철회가 불가능한 것처럼 호도하고 있지만 2025학년도 입시가 완전히 종료되기 전까지 정부가 의지만 있으면 충분히 (재조정이) 가능하다”며 “정부는 의제의 제한 없이 논의하자고 하니 2025학년도 의대 정원을 포함해 논의해야 한다”고 언급했다.
이들 단체는 “우리는 보건복지부가 10월 18일까지 요구한 의사인력추계위 위원 추천을 하지 않는다”며 “정부가 잘못된 정책을 강행할 경우 2025학년도 의대 교육 파탄을 피할 수 없으며 2026학년도부터는 증원이 아니라 원래 정원 3058명도 뽑을 수 없고 감원이 불가피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의료붕괴와 교육파탄을 막으려면 2025학년도 의대 정원을 포함해 의제의 제한 없는 논의가 우선”이라고 재차 강조했다.
다만 현실적으로 2025학년도 의대 정원 논의가 쉽지 않다는 점에서 의료계의 호응을 끌어낼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현실적으로 코앞으로 다가온 입시 상황을 감안하면, 내년 의대 증원 규모가 철회되는 상황은 쉽지 않을 것이기 때문이다.
한 총리도 우원식 국회의장과의 만남에서 의대 정원 증원 문제 관련 "(증원) 속도는 정책당국이 결정할 일"이라며 후퇴는 없다는 입장을 고수했다. 한 대표도 "일단 대화를 해야 생산적 결과가 나오지 않겠느냐. (내년 의대 증원 관련) 입장을 물어보면 정부도 설명을 하지 않겠냐"며 "오로지 국민 건강 생명을 지키고 시스템을 발전시키는 그것만이 유일한 전제조건"이라며 원칙적 입장을 전했다.
camila@fnnews.com 강규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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