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11.22 (금)

이슈 통화·외환시장 이모저모

'세수 부족' 정부, 한은 외환보유고로 국제기구 출자금 충당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기재위 소속 박홍금 의원 국감 자료서 지적

"5년간 한은이 대납한 정부 출연·출자금 2조원 달해"

"국회 심의·의결 회피…한은 외환보유고 '마통'처럼 사용"

[이데일리 장영은 기자] 지난해에 이어 2년째 대규모 세수 결손에 처한 정부가 한국은행의 외환보유고를 통해 대부분의 국제기구 출연·출자금을 충당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국가 비상시를 대비하기 위한 한은 외환보유고가 정부의 예산 부족을 메우기 위해 반복적으로 사용하고 있다는 비판이 제기됐다.

이데일리

(사진= AFP)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소속 박홍근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4일 국정감사 보도자료를 통해 “한은이 정부를 대신해 국제금융기구에 출연·출자하는 비중이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최근 5년간 한국은행이 대신 납입한 금액은 약 2조원에 달한다”며 이같이 밝혔다.

박 의원이 기획재정부와 한은로부터 받은 ‘최근 5년간 국제금융기구 출연ㆍ출자 현황’ 자료를 분석한 결과, 2020년부터 올해 8월까지 한은이 정부를 대신해 국제통화기금(IMF)과 세계은행(WB) 등의 국제금융기구에 납부한 금액은 총 1조9148억원이었다. 같은 기간 정부는 9300억원을 국제기구에 출자했다. 정부 부담금이지만 한은이 평균 약 67.3%를 대신 출자한 것이다.

특히 전체 출자금에서 한은이 대납한 비중은 2022년 70.3%, 2023년 80.7%로 급증했다. 박 의원은 “이는 최근 5년간 가장 높은 수치로, 정부가 겪고 있는 세수 부족 문제와 직결된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현행 국제금융기구에의 가입조치에 관한 법률에 따르면, 정부는 출자금을 예산에 반영하도록 노력해야 한다 .

박 의원은 “정부는 ‘재정 여건과 출자 수요에 대한 탄력적 대응’이라는 이유로 법적 책임을 다하지 않고 한은에 대납을 강요하고 있다”며 “국회의 예산 심의ㆍ의결 등의 통제를 받지 않은 채 한은의 외환보유고가 마치 ‘마이너스 통장’처럼 반복적으로 사용되고 있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

이어 “비록 한은이 대납하는 금액이 외환보유고 전체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적어 직접적인 경제위기를 초래할 수준은 아니지만 장기적으로는 주의가 필요하다”며 “외환보유고는 국가 비상시를 대비한 자산으로 일시적인 재정 부족을 메우는 데 사용하는 것은 근본적으로 바람직하지 않다”고 강조했다 .

이데일리

(사진= 이데일리DB)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