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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일은 이길 거야?” 고이즈미 눈물 뚝 그치게 만든 4살 아들 질문

조선일보 이가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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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일은 이길 거야?” 고이즈미 눈물 뚝 그치게 만든 4살 아들 질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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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자민당 총재 선거에 출마했지만 1차 투표에서 고배를 마신 고이즈미 신지로(43) 전 환경상이 낙선 후일담을 전했다.

일본 주간지 주간문춘이 3일 공개한 인터뷰에서 고이즈미는 탈락이 결정된 순간 눈물을 흘렸다고 했다. 그러면서 “저는 원래 눈물이 약한 편”이라고 농담했다. 이어 “그때는 응원해 준 모든 분에게 미안한 마음이 컸다”며 “응원해 주신 의원님들, 비서들, 자원봉사로 도와주신 분들도 모두 ‘이렇게까지 해주실 수 있을까’ 싶을 정도로 도와주셨다”고 했다.

기시다 후미오 전 총리가 사퇴 의사를 밝힌 후 후임 총리를 뽑는 자민당 총재 선거에 출마한 고이즈미는 여론조사에서 1, 2위를 다투며 유력 후보로 주목받았다. 그러나 지난달 27일 치러진 1차 투표에서 다카이치 사나에 경제안보담당상, 이시바 시게루 전 간사장에 이어 3위에 그치며 낙선했다.

아쉬운 성적표를 받은 고이즈미는 집에서 아이들의 존재에 치유받았다고 했다. 고이즈미는 2019년 연상의 아나운서 다키가와 크리스텔과 결혼했다. 슬하에 4살 아들과 1살 딸을 두고 있다.

고이즈미는 “투표 당일 집에 돌아와서 ‘아빠가 졌어’라고 보고했다”며 “눈물을 흘리면서 ‘인생이란 게, 질 때도 있단다’라고 말했다”고 했다. 이어 “그런 아버지의 모습이 아이들 교육에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돌아온 반응은 의외였다. 고이즈미는 “아들이 참 대단한 게 ‘아빠, 그러면 내일은 이길 거야?’라고 말하더라”며 “저도 모르게 웃음이 터져버렸고 그렇게 아이에게 힐링 받았다”고 했다.


고이즈미는 증조부를 시작으로 4대째 이어진 세습 정치가로, 총리 출신 부친의 든든한 후광으로 2009년 중의원(일본 하원)에 처음 입성해 5선 의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40대 젊은 나이에 준수한 외모로 대중적인 인기가 높다.

총재가 되지는 못했지만, 10~11월 예상되는 중의원 해산과 총선거를 앞두고 선거대책위원장이라는 중책을 맡았다. 고이즈미는 자민당에 ‘쇄신’의 이미지를 더할 수 있는 인물로 평가받는다.

고이즈미는 한국에서도 잘 알려진 인물이다. 환경상 취임 직후였던 2019년 9월, 그는 미국 뉴욕의 유엔 기후변화정상회의에 일본 대표로 참석해 “이처럼 거대한 문제를 논의할 때는 펀(fun)하고, 쿨(cool)하고, 섹시(sexy)해야 한다”고 말했다. 일본 기자가 ‘펀‧쿨‧섹시’가 무슨 뜻이냐고 묻자 “그걸 대답하는 건 섹시하지 않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에 한국에서 ‘펀쿨섹좌’라는 별명이 붙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