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 WC 결정 2차전 1-0 승리
벤자민 7이닝 무실점, 강백호 결승타… 5위팀 최초 ‘와일드카드’서 뒤집기
이강철 감독 “최초의 기록 계속 도전”
두산, 2년 연속 WC 결정전서 고배… KT, 3위 LG와 1년만에 리턴매치
반란의 마법 프로야구 KT 선수들이 3일 두산과의 포스트시즌 와일드카드 결정 2차전에서 1-0으로 승리를 거두고 2연승으로 준플레이오프에 진출한 뒤 마운드에 모여 기뻐하고 있다. 뉴스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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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마법사 팀(KT 위즈)이 아닌가. 이젠 5위가 4위를 한 번쯤 꺾을 때가 됐다”고 했던 이강철 KT 감독의 말이 현실이 됐다.
정규시즌 5위로 포스트시즌 막차를 탔던 KT가 와일드카드(WC) 결정전에서 4위 두산을 물리치고 준플레이오프(준PO)에 진출했다. KT는 3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두산과의 WC 결정 2차전에서 1-0 승리를 거두고 2연승으로 준PO에 올랐다. 전날 1차전에서 4-0으로 이긴 KT는 두 경기 모두 영봉승을 거뒀다. KT는 1일 프로야구 출범 후 처음 열린 단판 승부의 5위 결정전에서 SSG를 4-3으로 꺾고 포스트시즌 막차 티켓을 손에 넣었다.
정규시즌 4, 5위 팀이 맞붙는 WC 결정전은 2015년 도입돼 올해가 10번째인데 5위가 4위를 꺾고 준PO에 오른 건 처음이다. WC 결정전은 4위 팀 안방구장에서 최대 두 경기가 열린다. 4위는 한 번 비기기만 해도 준PO에 진출한다. 이에 비해 5위는 두 번 모두 이겨야 한다. 4위 팀에 절대적으로 유리한 방식이어서 그동안 9번 모두 4위가 준PO 무대를 밟았다.
2차전에서 KT는 선발 투수 벤자민의 7이닝 무실점 호투와 6회에 터진 강백호의 선제 결승타에 힘입어 한 점 차로 이겼다. 팽팽하던 승부의 균형을 깬 건 6회초에 터진 강백호의 한 방이었다. 1사 3루 기회에서 타석에 선 강백호는 좌전 안타로 결승 타점을 올렸다. KT는 앞서 5회말 수비 때 좌익수 로하스의 빠르고 정확한 송구로 두산 2루 주자 양석환을 홈에서 잡아내며 실점 위기를 넘겼다.
좌완 벤자민은 7이닝 동안 볼넷 없이 삼진 6개를 잡고 안타는 3개만 내주는 빼어난 피칭으로 팀의 두 경기 연속 영봉승을 이끌었다. 왼손 타자 바깥쪽으로 날카롭게 떨어지는 슬라이더가 특히 위력적이었다. 8회와 9회에 각각 등판한 고영표와 박영현은 1이닝씩 나눠 던지며 상대 타선을 무안타로 깔끔하게 막았다. KT는 2022년 KIA와의 WC 결정 1차전 6회부터 이날 경기까지 22이닝 연속 무실점을 이어갔다. WC 결정전 역대 최다 기록이다. 이강철 감독은 “(5위 결정전 승리와 와일드카드 결정전 업셋 등) 우리가 ‘최초 기록’을 계속 쓰고 있다. 팬 여러분과 함께 최초의 기록에 계속 도전하겠다”고 말했다.
두산은 두 경기에서 18이닝 연속 무득점에 그치며 2년 연속 WC 결정전을 넘어서지 못했다. 지난해 정규시즌 5위로 WC 결정전에 올랐던 두산은 4위 NC와의 1차전에서 패했다. 두산은 쇄골 부상으로 타석에 서지 못한 주포 양의지의 공백이 컸다. 지난해 두산 지휘봉을 잡은 이승엽 감독은 부임 후 포스트시즌 세 경기에서 모두 패했다. 이승엽 감독은 “우울하고 마음이 아프다. 내가 아직 좀 부족한 것 같다. 선수들은 열심히 준비했다. 팬들에게 죄송스럽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KT는 5일부터 정규시즌 3위 LG와 5전 3승제의 준PO를 치른다. 지난해 한국시리즈에서 맞붙었던 두 팀은 1년 만에 플레이오프(PO) 진출을 두고 리턴매치를 벌이게 됐다. 작년 한국시리즈에선 LG가 KT를 4승 1패로 물리치고 29년 만에 한국시리즈 우승 트로피를 들어 올렸다. 올해 정규시즌 맞대결에서도 LG가 9승 7패로 앞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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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헌재 기자 un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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