준PO 진출 실패 두산, 4위팀 최초 탈락+최다 이닝 무득점 흑역사 눈물 [WC2]

(엑스포츠뉴스 잠실, 김지수 기자) 두산 베어스가 KBO 포스트시즌 와일드카드 결정전 최다 이닝 무득점의 굴욕과 함께 2024 시즌을 마감했다. 정규리그 4위팀 최초로 준플레이오프 진출에 실패하는 쓴맛을 봤다.

두산은 3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2024 신한 SOL Bank KBO 포스트시즌 KT 위즈와의 와일드카드 결정전 2차전에서 0-1로 졌다. 지난 2일 0-4 완패에 이어 2경기 연속 영봉패로 무릎을 꿇었다.

두산은 이날 정수빈(중견수)-김재호(유격수)-제러드 영(좌익수)-김재환(지명타자)-양석환(1루수)-강승호(2루수)-허경민(3루수)-김기연(포수)-조수행(우익수)으로 이어지는 타선을 꾸렸다. 전날 1차전과 똑같은 라인업으로 KT를 상대했다. 좌완 영건 최승용이 선발투수로 출격했다.

두산은 주전포수 양의지가 왼쪽 쇄골 부상으로 정상적인 타격이 불가능한 상태였다. 백업 야수진들이 타격과 수비 모두 기존 주전들보다 페이스가 좋다고 말하기 어려운 상황에서 라인업에 변화를 주기는 어려웠다.

두산이 KT를 꺾기 위해서는 결국 주축 타자들의 활약이 절실했다. 제러드, 김재환, 양석환으로 이어지는 클린업 트리오가 KT 선발투수 웨스 벤자민을 공략하는 게 관건이었다.

하지만 두산 타선은 벤자민의 구위에 눌려 4회말까지 단 1안타에 그쳤다. 3회말 1사 후 김기연의 좌전 안타를 제외하면 출루 자체가 봉쇄당했다. 1회말, 2회말, 4회말 공격은 삼자범퇴로 힘없이 물러났다.

가장 아쉬웠던 건 5회말 공격이었다. 선두타자 양석환이 좌전 안타로 출루 후 후속타자 강승호의 3루수 앞 땅볼 때 2루까지 진루, 2차전 시작 후 처음으로 득점권에 주자가 놓였다.

두산은 1사 2루에서 베테랑 허경민이 집중력을 발휘했다. 벤자민을 상대로 좌전 안타를 때려내면서 KT를 흔들었다. 다만 허경민의 타구가 워낙 빨랐던 탓에 2루 주자 양석환이 홈까지 들어오기는 쉽지 않아 보였다. 양석환도 2루에서 스타트를 끊었을 때 처음부터 홈을 노리는 베이스 러닝을 하지 않았다.

그러나 양석환은 잠시 멈칫한 뒤 고토 3루 작전 주루코치가 팔을 돌리자 재차 홈으로 쇄도했다. 스피드가 한 차례 죽었던 탓에 KT 좌익수 멜 로하스 주니어의 홈 송구가 다소 부정확했음에도 태그 아웃됐다.

두산은 5회말 무득점 이후 어떤 위협적인 장면도 만들지 못했다. 9회말 마지막 공격도 삼자범퇴로 끝나면서 KT에게 준플레이오프행 티켓을 넘겨줄 수밖에 없었다.

두산은 이와 함께 1, 2차전 합계 18이닝 무득점으로 KBO 역대 와일드카드 결정전 연속 이닝 무득점을 경신하는 불명예까지 쓰게 됐다. 종전 기록은 KIA 타이거즈가 2016년 LG 트윈스와 와일드카드 결정전 9회초부터 2차전 1~9회초, 2018년 넥센(현 키움) 히어로즈와의 와일드카드 결정전 1차전 4회초까지 기록한 14이닝 연속 무득점이었다.

두산은 여기에 정규리그 4위팀이 지난 2015년 1군 10개 구단 체제 시작 후 처음으로 준플레이오프 진출에 실패하는 쓴맛을 보게 됐다.

KBO 포스트시즌은 2015 시즌부터 정규리그 4위팀과 5위팀이 맞붙는 와일드카드 결정전을 도입했다. 정규리그 4위팀의 홈 구장에서 1, 2차전이 모두 치러지고 4위팀은 1승의 어드밴티지까지 부여받는다.

4위팀이 절대적으로 유리한 조건에서 진행되는 만큼 와일드카드 결정전에서 5위팀의 업셋(Upset)은 나오지 않았다. 와일드카드 결정전 도입 10년 만에 KT가 이 벽을 깼고 두산이 희생양이 됐다.

사진=잠실, 박지영 기자

김지수 기자 jisoo@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