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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3 (목)

[29회 BIFF] 눈물의 개막 성료…영화의 바다에 빠질 시간(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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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안재홍, 박보영이 2일 오후 부산 해운대구 영화의전당에서 열린 '제29회 부산국제영화제' 레드카펫 행사에 참석해 포토월에서 포토타임을 갖고 있다. 부산=박세완 엔터뉴스팀 기자 park.sewan@jtbc.co.kr (콘텐트비즈니스본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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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제의 시작에 앞서, 올해는 눈물이 조금 더 돋보인 시간이 됐다.

제29회 부산국제영화제(부국제·BIFF)가 2일 부산 해운대구 영화의 전당에서 개최 된 개막식을 성료하면서 본격적인 영화의 바다 항해를 알렸다.

개막식에 앞선 레드카펫 행사에는 공식 초청작을 들고 영화제를 찾은 국내외 영화인들이 자리해 눈길을 끌었다. 다만 개막작을 한국 영화로 선정하는 등 국내 작품에는 어느 정도 큰 힘을 쏟으면서 한국 영화계를 대표하는 감독, 배우들을 자리하게 만드는 데는 성공했지만, 지난 29년 간 아시아를 대표하는 영화로 성장해 온 부국제 명성에 비해 해외 참석자들의 면면에는 조금 아쉬움이 남은 것이 사실이다. 30주년을 1년 앞둔 숨 고르기 해로 정상화를 꾀할 부국제의 포텐을 다시금 기대케 한다.

올해 개막식 사회자로 나선 박보영과 안재홍은 선배 영화인들이 더 많이 자리한 행사 무대에서 초반 다소 긴장한 모습을 내비치기도 했지만, 믿고 보는 연기 만큼 안정적인 진행과 호흡으로 무탈하게 개막식을 이끌었다. 박보영은 전매특허 청아한 목소리로 귀에 쏙쏙 박히는 딕션을 뽐냈고, 안재홍은 특유의 유머러스한 매력과 여유로움을 잃지 않으며 독립영화를 찍은 신인 시절부터 부국제와 맺어 온 인연과 성장을 확인 시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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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9회 부산국제영화제 공식 생중계 영상 캡처 〈사진=부산국제영화제(BIFF), 네이버TV〉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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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막식에서는 인사말과 함께 다채로운 시상식도 이뤄졌는데, 올해 신설 된 까멜리아상과 한국영화공로상이 눈에 띄었다. 부국제와 샤넬이 올해 새롭게 제정한 까멜리아상은 영화 산업에서 여성의 지위를 높이고 그들의 문화적, 예술적 기여를 널리 알리기 위해 마련됐다. 한국영화공로상은 한국영화의 위상을 드높이고, 세계적인 성장에 기여한 영화인에게 수여하는 상이다.

까멜리아상의 첫 번째 수상자는 류성희 미술감독에게 돌아갔다. 홍익대학교 도예과를 졸업한 후 아메리칸영화연구소(AFI)에서 영화를 공부한 류성희 미술 감독은 '살인의 추억'(2003) '올드보이'(2003) '괴물'(2006) '박쥐'(2009) '암살'(2015) '헤어질 결심'(2022) 등 다수의 작품을 통해 독보적인 창작 활동을 펼쳐왔다. 특히 박찬욱 감독과 다시 한 번 호흡을 맞춘 '아가씨'(2016)로 그 해 칸국제영화제에서 한국인 최초 벌칸상을 수상하며 한국 영화 미술의 세계적인 수준을 몸소 증명해냈다.

박찬욱 감독은 류성희 감독에 대해 '한국 영화의 현대 역사에서 결정적인 사건과도 같은 인물이었다. 근본적으로 한국 영화 미술을 바꿔놓았고 영화미술을 대하는 투자자, 제작사, 감독 모든 스태프, 배우들의 인식을 바꿔놓았다. 그런 사람이 나타났다는 것이 저희에게, 한국 영화계에 큰 축복이었다'는 인사를 남기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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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9회 부산국제영화제 공식 생중계 영상 캡처 〈사진=부산국제영화제(BIFF), 네이버TV〉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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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의 한국영화공로상은 고(故) 이선균에게 돌아갔다. 현장에서 누군가에게 상을 전달하는 그림을 그리지는 않았다. "유족에게 잘 전달하겠다"는 간략한 멘트로만 정리했고, 대신 생전 그가 남긴 연기에 대한 애정의 마음과 작품 속 모습을 담은 영상으로 추모의 시간을 가졌다. 객석에 앉아 이를 지켜보는 조우진 하윤경 이정재 김의성 박정민 차승원 진선규 정성일 이희준 송중기 등 배우들은 먹먹한 표정으로 대부분 눈시울을 붉혀 눈길을 끌었다.

상영 후 박보영은 "너무 안타까운 이별이었다. 편히 잠들기를 바란다"는 인사를 건넸다. 부국제는 이선균을 추모하기 위해 특별기획 프로그램 '고운 사람, 이선균'도 만들었다. 그의 대표작 '파주' '우리 선희' '끝까지 간다' '나의 아저씨' '기생충' '행복의 나라' 6편을 상영하고 스페셜 토크를 진행한다. 부국제 측은 "다양하고 깊이 있는 연기로 공히 한국을 대표해 온 고 이선균 배우의 특별전을 통해 그의 연기 인생과 성취를 되돌아 보는 한편, 뜻 깊은 추모의 장을 마련하고자 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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넷플릭스 오리지널 '전, 란' 팀이 2일 오후 부산 해운대구 영화의전당에서 열린 '제29회 부산국제영화제' 레드카펫 행사에 참석해 포토월에서 포토타임을 갖고 있다. 부산=박세완 엔터뉴스팀 기자 park.sewan@jtbc.co.kr (콘텐트비즈니스본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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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막식은 올해 개막작으로 선정 된 넷플릭스 오리지널 영화 '전,란'을 상영하는 것으로 마무리 됐다. 부국제 29년 역사상 OTT 영화가 개막작으로 선정된 건 '전,란'이 최초다. 박찬욱 감독이 제작과 각본에 참여한 것이 어느 정도 영향력을 끼친 것으로 보이지만, OTT 부흥과 함께 온 스크린 섹션을 출범 시켰던 부국제는 올해 개막작 선정까지 영화라는 카테고리 안에서 부는 변화의 바람을 경계하지 않고 따르겠다는 뜻을 내비쳤다.

상영 전 김상만 감독과 강동원 박정민 차승원 김신록 진선규 정성일은 무대에 올라 개막작으로 개막식에 참석한 소감을 전하며 영화에 대해 소개했다. '전,란'은 왜란이 일어난 혼란의 시대, 함께 자란 조선 최고 무신 집안의 아들 종려(박정민)와 그의 몸종 천영(강동원)이 선조(차승원)의 최측근 무관과 의병으로 적이 되어 다시 만나는 이야기를 그린 영화다. 부국제 최초 공개 후 오는 11일 넷플릭스를 통해 전세계에 동시 공개된다.

29회 부국제는 2일부터 11일까지 영화의전당 인근을 비롯해 부산 전역에서 축제의 장을 연다. 11일 폐막식은 최수영과 공명의 사회로 묻을 닫고, 폐막작은 에릭 쿠 감독의 '영혼의 여행'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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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일 오후 부산 해운대구 영화의전당에서 '제29회 부산국제영화제' 개막식이 열렸다. 부산=박세완 엔터뉴스팀 기자 park.sewan@jtbc.co.kr (콘텐트비즈니스본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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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조연경 엔터뉴스팀 기자 cho.yeongyeong@jtbc.co.kr (콘텐트비즈니스본부)



조연경 기자, 박세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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