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리코에 일단 응한 뒤 관망이 금전적으로 유리
공개매수는 장외거래, 양도소득세 부과 대상이라는 점도 염두에 둬야
영풍정밀을 두고 MBK파트너스와 제리코파트너스의 공개매수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주주들의 고민도 깊어지고 있다. 두 공개매수 간 가격과 물량 차이로 투자자들의 의사결정이 한층 복잡해졌다. 전문가들은 제리코파트너스에 우선 응모 후 MBK 상황을 지켜보는 전략을 제시하고 있다.
MBK파트너스는 주당 2만5000원에 영풍정밀 발행주식의 43.43%인 684만801주를 매수하겠다고 나섰다. 반면 최윤범 고려아연 회장 측이 설립한 제리코파트너스는 주당 3만원으로 20% 높은 가격을 제시했지만 매수 목표는 25%인 393만7500주로 MBK의 57.6% 수준에 그쳤다.
영풍정밀 주주들은 높은 가격과 많은 물량 사이에서 선택을 해야 하는 상황에 놓였다. 1000주를 보유한 투자자가 전량을 MBK 측의 공개매수에 응한다면 100% 확률로 2500만원을 받을 수 있다. 반면 제리코파트너스 공개매수에 응할 경우, 57.6% 확률로 3만원에 팔 수 있지만 나머지는 공개매수 이전 주가로 떠안게 된다.
전문가들은 투자자들에게 가장 유리한 옵션은 보유 주식의 절반 이상을 가격이 높은 제리코파트너스 공개매수에 응하고, 나머지 물량은 MBK 상황을 지켜보는 것이라고 조언한다. 이 전략을 통해 투자자들은 안전하게 차익을 실현하면서도 추가적인 이익 기회를 노릴 수 있다는 것이다.
금융투자업계 시장 전문가는 "제리코파트너스의 높은 매수가격을 활용하면서도 MBK의 전량 매수 약속을 활용할 수 있는 방법"이라며 "시장 상황 변화에 따라 유동적으로 대응할 수 있는 여지도 남길 수 있다"고 설명했다.
주목할 점은 영풍정밀 주식의 특성이다. 고려아연과 달리 개인투자자 비중이 높고 거래량도 많아 공개매수에 대한 개인투자자들의 참여가 중요한 변수로 작용할 전망이다. 또한 공개매수가 장외거래인 만큼 양도소득세 부과 대상이 돼 세금을 고려한 의사결정이 필요하다.
MBK 측은 현재 추가적인 가격 인상 계획 없이 시장 상황을 지켜보겠다는 입장이다. 이에 대해 한 증권사 연구원은 "MBK가 상황을 관망하는 만큼, 투자자들도 제리코파트너스 공개매수에 우선 응모한 뒤 MBK의 움직임을 지켜보는 것이 유리할 수 있다"고 말했다.
아주경제=장수영 기자 swimming@aju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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