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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3 (목)

"판 커진다"…뷰티업계, 해외로 방향타 돌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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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뷰티 인기 덕분에 중소브랜드 수출 증가
올리브영·에이피알, 수출 전용 시설 준공
화장품 ODM 한국콜마·코스맥스도 공장 증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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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장품 /사진=아이클릭아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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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 시장에서 K뷰티에 대한 관심이 커지면서 국내 뷰티 기업들이 생산·물류 역량 강화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중소 브랜드의 제품 생산을 담당하는 화장품 ODM·OEM 업체들은 해외에 공장을 설립하거나 설비를 증설하고 나섰다. 유통채널은 글로벌 배송 전용 물류센터를 지었고, 뷰티 디바이스 업체도 새 공장을 구축하고 있다. 수백억원의 비용이 들지만 새로운 시장을 공략하기 위해선 추가적인 인프라가 필요하기 때문이다.

K뷰티 수출 또 늘었다

최근 산업통상자원부가 발표한 수출입 동향에 따르면 지난해 화장품 수출액은 84억6600만달러(한화 11조1835억원)를 기록하며 전년 대비 6.4% 성장했다. 올해 1~9월 화장품 수출액은 74억500만달러(9조7746억원)로 지난해 같은 기간 수출액인 62억3500만달러를 넘어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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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장품 /사진=아이클릭아트, 그래픽=비즈워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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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성장세는 향후에도 지속할 전망이다. 시장조사업체 인크우드리서치가 발표한 '글로벌 K뷰티 제품 시장 2023~2032년 전망' 보고서에 따르면 글로벌 K뷰티 시장의 연평균 성장률(CAGR)은 9.7%일 것으로 전망됐다. K뷰티 제품이 전 세계적인 주목을 받는 이유로는 최첨단 성분과 독특한 포장, 피부 건강에 중점을 둔 점 등이 꼽혔다.

여기에 드라마, 영화, K팝 등 K 콘텐츠와 트렌디한 제품력, 소셜네트워크(SNS) 바이럴 마케팅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하면서 해외 수요가 늘고 있다는 분석이다. 특히 중소 브랜드들이 SNS 바이럴 마케팅에 자체적으로 나서거나 올리브영 등 H&B나 온라인 글로벌몰에 입점하는 등의 방식을 통해 입지를 키우고 있다.

유통채널부터 뷰티 디바이스까지

K뷰티 대표 유통채널로 꼽히는 CJ올리브영은 지난 8월 올리브영 안성물류센터를 완공하고 운영에 돌입했다. 글로벌·브랜드 사업에 더욱 힘을 싣기 위한 조치다. 이곳엔 글로벌몰 전용 공간이 있다. 국가별 최적화된 배송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서다. 추후 DHL, EMS 등 업체별 맞춤형 출고 설비도 도입할 예정이다.

올리브영은 세계 150개국에서 이용할 수 있는 '글로벌몰'을 운영 중이다. 취급 상품 수는 1만5000여 개, 회원 수는 100만명에 달한다. 올리브영 글로벌몰의 전체 상품 중 80% 이상이 중소기업 제품이다. 여기에 올리브영은 PB(자체 브랜드) 사업도 전개 중이다. K뷰티 인기와 맞물려 2020~2023년 올리브영 글로벌몰 거래액은 연평균 84% 늘었다.

올리브영의 해외 주문량은 통상 블랙 프라이데이, 사이버먼데이 등 특정 행사 시 평시 대비 최대 5배 이상 치솟는다. 이를 대비해 상품 분류에서 포장에 이르는 공정을 자동화하는 방안도 마련키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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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리브영 안성물류센터 /사진=CJ올리브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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뷰티 디바이스 '에이지알', 화장품 '메디큐브' 등으로 유명한 뷰티테크 기업 에이피알은 지난 5월 '에이피알팩토리 평택 제2캠퍼스'를 준공했다. 이곳은 뷰티 디바이스 전문 생산 시설과 글로벌 물류센터로 구성돼있다. 이번 신규 공장을 통해 기존 연간 생산 능력을 70만대에서 최대 800만대로 확대키로 했다.

여기에 지난달 경기도 평택시 포승읍 만호리 국가산업단지에 제3캠퍼스를 마련했다. 기존 생산 시설이 뷰티 디바이스 중심이었다면, 제3캠퍼스는 신소재이자 조직 재생 물질인 PDRN과 PN을 전문으로 생산한다. 바이오와 헬스케어 영역에 진출하기 위한 포석이라는 설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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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이피알팩토리 평택 제2캠퍼스 /사진=에이피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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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처럼 수출 전용 기지를 새로 짓는 것은 에이피알의 전체 매출 중 약 40%가 해외 매출이기 때문이다. 지난해엔 해외 매출 2000억원을 돌파했다. 그중 뷰티사업 수출액은 전년 대비 43% 증가한 1837억원을 기록했다. 올해 상반기 수출액은 1344억원으로 2022년 한 해 수출액을 넘어섰다. 같은 기간 국가별 전년 대비 매출 증가율은 미국이 144.8%로 가장 높았고 그 뒤로 홍콩 56.5%, 일본 16.1%, 중국 6.2% 등의 순이었다.

해외에서의 가능성을 확인한 에이피알은 올해 태국, 우크라이나, 캐나다, 핀란드, 스페인, UAE 등에 신규 진출했다. 그간 북미와 극동아시아 지역 중심으로 매출이 발생했다면 동남아, 유럽, 중동 지역을 폭넓게 공략하겠다는 구상이다.

바빠진 ODM·OEM 업체들

2010년대까지 아모레퍼시픽, LG생활건강 등 대형 화장품 회사들이 K뷰티를 선도해왔다면 2020년대에 들어선 인디브랜드가 크게 성장하고 있다. 성공적인 인디브랜드를 만드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하는 곳은 화장품 ODM(제조업자 개발·생산), OEM(주문자 상표부착 생산) 업체들이다. 국내 화장품 ODM·OEM 양대산맥인 한국콜마와 코스맥스도 글로벌 시장 수요에 대응하기 위해 해외 생산 시설을 확장하고 있다.

코스맥스는 일본, 태국에 신규 공장 설립을 추진 중이다. 그간 국내와 미국, 중국, 인도네시아, 태국에서 생산공장을 운영해왔다. 일본엔 2022년 법인을 설립한 후 2025년 현지 신규 공장 설립 준공을 목표로 준비 중이다. 태국에는 약 380억원을 투자해 두 번째 공장을 건립 중이다. 2026년 상반기 완공 예정이다. 이를 통해 연간 생산 능력은 기존 대비 2배 이상 늘어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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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스맥스 평택2공장(왼쪽), 한국콜마 USA 제2공장 전경 /사진=각 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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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서 코스맥스는 올해 초엔 경기도 평택에 색조 화장품 전용 공장인 평택 2공장을 준공했다. 이를 통해 국내 연간 생산능력은 약 7억8000만개로 증가했다. 국내외 공장을 모두 포함한 총 생산능력을 약 27억개 이상으로 확대했다. 2026년 약 120조원 규모를 넘을 것으로 전망되는 글로벌 색조 화장품 시장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겠다는 생각이다.

한국콜마 역시 글로벌 생산 역량을 확대하고 있다. 내년 초 미국 펜실베니아주에 제2공장 완공을 앞두고 있다. 완공 시 현지 법인 생산 가능량은 기존 1억8000만개에서 3억개로 늘어난다. 국내에선 올 하반기 중 AI 기술을 적용한 세종1공장을 증설, 내년 상반기 중 가동을 본격화할 계획이다. 세종1공장은 기초 화장품을 주로 생산한다. 증설이 완료되면 연간 생산 가능량은 4억5000만개에서 8억9000만개로 증가할 전망이다. 한국콜마는 연간 총 생산능력을 기존 14억8200만개에서 20억4200만개로 끌어올린다는 목표다.

업계 관계자는 "제품력과 가격경쟁력, 콘텐츠가 맞물리면서 해외에서 K뷰티 수요가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다"며 "향후 시장 전망이 좋다보니 새로운 국가와 지역에 진출해 생산설비를 추가하는 추세"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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