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10.02 (수)

"본인이 고사했습니다" 창단 첫 통합 우승 주역은 왜 WC 엔트리에서 빠졌을까 [수원 현장]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엑스포츠뉴스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엑스포츠뉴스 수원, 유준상 기자) 5위 결정전 관문을 통과한 KT 위즈가 와일드카드 결정전에 나설 30인의 엔트리를 공개했다. 2021년 팀의 창단 첫 통합 우승에 기여했던 베테랑 내야수 박경수는 엔트리에서 제외됐다.

KT는 1일 수원KT위즈파크에서 열린 2024 신한 SOL Bank KBO리그 SSG 랜더스와의 5위 결정전(타이브레이커)에서 4-3으로 승리하면서 5년 연속 포스트시즌 진출을 확정했다. 경기 종료 후 KT는 2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치러지는 두산 베어스와의 와일드카드 결정전에 나설 출장자 명단을 확정했다.

'깜짝 발탁'은 없었다. KT는 엔트리에 큰 변화를 주지 않고 와일드카드 결정전을 치르게 됐다. 1일 5위 결정전에서 선발 또는 구원 등판한 투수들도 그대로 엔트리에 이름을 올렸다.

엑스포츠뉴스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주장 박경수의 경우 엔트리 승선 여부를 놓고 많은 관심이 쏠렸지만, KT는 박경수 없이 와일드카드 결정전 엔트리를 꾸렸다.

박경수는 2003년 프로 데뷔 이후 20년 넘게 선수 생활을 이어왔으며, KT의 1군 진입 첫 시즌이었던 2015년부터 KT 내야진의 한 축을 책임졌다. 2015년과 2016년에는 2년 연속 두 자릿수 홈런을 달성했으며, 2018년에는 프로 데뷔 이후 개인 한 시즌 최다홈런(25홈런)을 쏘아 올렸다.

박경수의 존재감이 뚜렷하게 나타난 건 2021년 한국시리즈였다. 그해 박경수는 118경기 239타수 46안타 타율 0.192 9홈런 33타점 OPS(출루율+장타율) 0.648로 부진한 시즌을 보냈지만, 두산 베어스와의 한국시리즈에서 맹활약하면서 데뷔 첫 한국시리즈 MVP를 수상했다.

엑스포츠뉴스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2차전에서는 경기 초반 결정적인 호수비를 선보였으며, 3차전에서는 결승포를 쏘아 올렸다. 3차전 도중 종아리 부분 파열 부상을 당했으나 4차전에서 팀원들이 박경수의 공백을 메웠고, 4차전 종료 이후 목발을 짚고 나온 박경수와 함께 우승 세리머니를 펼쳤다.

하지만 그 기쁨은 그리 오래가지 않았다. 박경수는 2022년과 2023년 이렇다 할 활약을 보여주지 못했고, 올 시즌에는 4월 6일 1군 엔트리에서 말소된 이후 5개월 넘게 경기에 나서지 못했다.

박경수는 시즌 내내 1군 선수단과 동행하며 후배들에게 힘을 실어줬고, 팀 입장에서는 박경수의 활용 가치가 있다고 판단했다. 박경수를 1군 엔트리에 올릴 생각도 갖고 있었다. 그러나 선수가 원치 않았다는 게 사령탑의 설명이다.

1일 SSG전을 앞두고 박경수의 포스트시즌 엔트리 승선에 관한 질문을 받은 이강철 KT 감독은 "본인이 절대 하지 않는다고 하더라"고 밝혔다.

이어 "수비에서는 그만한 선수가 없으니 9월 확대 엔트리 때 박경수를 넣으려고 했는데, 박경수가 '저는 아닌 것 같습니다'라고 고사했다. 난 선수의 생각을 받아준 것이었는데, 공교롭게도 시즌 후반에 경기가 타이트하게 흘러갔다"고 덧붙였다.

엑스포츠뉴스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누구보다도 마음이 복잡한 건 선수 본인이다. 지난달 28일 키움 히어로즈와의 홈 최종전 이후 선수단 대표로 감사 인사를 전한 박경수는 마지막 순간이 다가왔다는 생각에 팬들 앞에서 눈물을 흘리기도 했다.

KT에서의 추억을 떠올리면서 목이 메인 박경수는 "언제 또 이렇게 마이크를 잡고 팬분들 앞에서 인사를 드릴지는 모르겠지만, 2015년부터 지금까지 너무 많은 사랑을 받았다. 더 좋은 모습을 보여드려야 하는데, 그동안 너무 감사했다"고 이야기했다.

박경수 없이 와일드카드 결정전을 시작하게 된 KT로선 기존 내야수들, 또 베테랑 선수들의 역할이 중요해졌다. 2015년 와일드카드 결정전 도입 이후 정규시즌 5위 팀이 단 한 차례도 준플레이오프에 오르지 못한 가운데, KT가 기적을 만들 수 있을지 지켜볼 일이다.

사진=엑스포츠뉴스 DB

유준상 기자 junsang98@xportsnews.com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