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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시바 新총리, 중의원 해산하고 27일 총선거 치를 예정
가고시마 선거·축제 열리는날, 인력과 장비 부족에 골머리
“한국은 일본을 너무 모르고, 일본은 한국을 너무 잘 안다.
일본 내면 풍경, 살림, 2014
”
국내 언론 매체들은 가장 가까운 이웃 나라, 일본의 이야기를 주로 정치나 경제, 굵직한 사회 이슈에 한해 전달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대학에서 일본어를 전공하고, 일본에서 교환 유학을 하고, 일본 음식을 좋아하고, 일본 영화와 애니메이션을 즐겨보는 기자가 국내에서 찾아보기 어려운, 지금 일본에서 진짜 ‘핫’한 이야기를 전달해드립니다.
‘방구석 도쿄통신’, 지금 시작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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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일본 집권 자민당 총재 선거에서 당선, 신임 총리직에 앉게 된 이시바 시게루 전 당 간사장은 지난달 30일 도쿄 당 본부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오는 27일 중의원 총선거를 치르겠다"고 밝혔다./AP 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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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쁜 한주였습니다. 차기 일본 총리로 ‘4전 5기’ 이시바 시게루 전 자민당 간사장이 낙점됐습니다. 2008·2012·2018·2020년 자민당 총재 선거에 출마했다가 줄줄이 고배를 마셨던 이시바는 지난달 27일 5번째 출마 선거에서 결선까지 가는 접전 끝에 다카이치 사나에 경제안보담당상을 누르고 최종 승리했습니다. 무거운 표정밖에 없는 줄 알았던 이시바의 얼굴에도 미소가 번지더군요. 한일관계 측면에서 기시다 후미오 전 총리의 정책을 계승하겠다고 천명한 그이기에 한국 입장에서도 한시름 던 셈입니다.
이시바 신임 총리는 사실상 취임 직후인 오는 9월 중의원을 해산하겠다는 계획입니다. 자민당은 통상 신임 총리가 나오면 ‘민심을 묻겠다’는 취지로 중의원을 해산하고 총선거를 치릅니다. 일본 정권 지지율은 발족 직후에 상승하는 경향이 있어서, 최대한 빨리 선거를 치러 지난해 소속 의원들의 불법 비자금 조성 파문으로 추락한 당 지지율을 극복하겠다는 게 이시바 신임 내각의 의중입니다.
총선거 날짜로는 오는 27일이 유력하게 점쳐집니다. 오늘 방구석 도쿄통신은 신임 총리 탄생과 중의원 해산으로 난데없이 ‘새우등이 터진’ 일본 규슈(九州) 최남단 가고시마(鹿児島)현의 이야기를 전해드리려고 합니다.
일본 규슈 최남부 가고시마현 내 최대 면적인 사츠마센다이시 전경. /dual-life-iju.co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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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나미닛폰신문 등 지역 언론들은 최근 가고시마현이 이시바의 당선으로 난처한 상황에 부닥쳤다고 보도했습니다. 이시바가 계획하는 총선거 날짜인 27일은 주요 선거와 지역 축제 등 대형 이벤트들이 일찍이 예정된 날이기 때문입니다.
가고시마현 내 최대 면적인 북서부 사츠마센다이시가 이날 시장·시의회 선거를 앞두고 있습니다. 일본 중의원 총선은 지역구·비례대표 투표가 함께 치러지고, 또 같은 날 한국 대법원 격인 최고재판소 재판관에 대한 신임 여부를 묻는 국민 투표도 진행하는데요. 이로써 사츠마센다이시에선 한날에 최대 5개의 투표가 열릴 수 있게 됐습니다.
일본 가고시마현 사츠마센다이시에서 지난달 14일 열린 시장 선거 입후보자 설명회. /미나미닛폰신문 디지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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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사츠마센다이시는 이처럼 많은 투표를 하루에 치를 인력은 물론 투표함·기재대 등 용품도 갖고 있지 않다는 게 지역 언론들의 설명입니다. 중의원 선거가 치러지는 건 주변 지역도 마찬가지니 빌려올 수도 없는 노릇입니다. 이에 시 선거관리위원회는 급히 대여업체들에 추가 물량 여부를 확인 중이고, 여의치 않으면 한 투표함에 두 선거 용지를 넣게 하고 개표 과정에서 수작업으로 분류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합니다.
그뿐만 아니라, 지역 선거와 중의원 선거는 투표권 기준이 다릅니다. 전입 시기에 따라 시장·시의원 선거에 투표할 수 있어도, 총선거에서 가고시마현 지역구에 투표하는 건 불가한 시민이 있을 수 있다는 얘기입니다. 이를 자동으로 분류한 전산 시스템도 전무합니다. 선관위 직원들이 일일이 확인해야 하는데요. 우에노 타쿠야 사츠마센다이시 선관위 사무국장은 현지 인터뷰에서 “많은 것을 판단할 시간적 여유가 없다”고 호소했습니다.
일본 가고시마현 히오키시 3대 축제 중 하나인 '묘엔지 참배'. /히오키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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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제는 선거에 그치지도 않습니다. 가고시마 히오키시(市)에선 내달 27일 지역 3대 행사 중 하나인 ‘묘엔지(妙円寺) 참배’, 지역 예술가들이 총출동해 작품을 전시하는 ‘크래프트 위크’가 각각 열릴 예정입니다. 이 지역에선 선거마다 60명의 직원이 배치되는데, 이날 축제 관리 인력을 투표소에 파견해야 할지를 두고 시 당국은 머리를 싸매고 있습니다.
나아가 10~11월은 가고시마현 가을 운동회 시즌입니다. 이즈미시에선 이날 다섯 초등학교나 운동회를 연다고 합니다. 니시이즈미초 교장 사카노우에 타츠시씨는 미나미닛폰신문에 “가을엔 운동회뿐 아니라 많은 지역 행사가 열린다. 이제 와 일정을 바꾸는 건 무리”라고 했습니다. 같은 날 가노야시에선 아홉 학교가 운동회를 여는데, 이중엔 지역 투표소로 지정된 곳도 있습니다. 마을회관 등 별도 장소를 섭외하잔 의견이 나왔으나 각 시설 사정을 섣불리 판단할 수 없어 손발이 묶인 상태라고 시 공무원들은 한탄했습니다.
결국 집권 자민당의 선거 일정을 거스를 순 없기에, 가고시마 입장에선 ‘울며 겨자먹기’ 신세로 어떻게든 부족한 인력과 시설, 장비를 3주 안에 보충해야 하는 상황입니다.
'도쿄 타워'가 보이는 일본의 수도 도쿄의 전경/조선일보DB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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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월 2일 59번째 방구석 도쿄통신은 신임 총리 선출로 뜬금없이 난처해진 일본 최남단 가고시마 지역의 사연을 전해드렸습니다. 다음 주는 한주 쉬어가려 합니다. 히로시마에 다녀올 예정입니다. 한 주만 기다리시면 다시 일본에서 가장 핫한 이야기로 돌아오겠습니다.
57~58편 링크는 아래에서 확인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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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한주도 평안하시길 바랍니다. 다다음 주에 뵙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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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동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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