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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2 (금)

이슈 화성연쇄살인사건 범인 자백

“실실 웃으며 답변 말라”… 판사도 질타한 방화살해범, 어땠길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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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일보

수원지법.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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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제했던 여성 집에 불을 질러 살해한 혐의를 받는 60대 남성이 재판 중 실실 웃는 등 부적절한 태도를 보여 판사의 지적을 받았다.

1일 연합뉴스에 따르면, 수원지법 형사14부(고권홍 부장판사) 심리로 전날 열린 A씨의 현주건조물방화치사죄, 특정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보복살인 등) 사건 공판기일에서는 검찰 증거조사와 피고인신문이 약 2시간 진행됐다.

A씨는 지난 5월 9일 화성시 소재 주거지인 단독주택에 불을 질러 당시 건물 안에 있던 피해자 B씨를 일산화탄소 중독으로 사망하게 한 혐의를 받는다. 검찰은 A씨가 B씨에 대한 법원의 접근금지 조처가 내려지자 이에 불만을 품고 범행한 것으로 보고, 보복살인 혐의를 적용해 기소했다

변호인 주신문 이후 검찰은 A씨가 지난 5월 피해자 B씨에 대한 방화 범죄를 저지르기 전 B씨를 상대로 가한 상해 사건 등을 차례로 질문했다.

이 과정에서 A씨의 표정과 태도를 지켜보던 재판장은 “피고인 행동으로 피해자가 사망한 게 맞다. 근데 그렇게 실실 웃으면서 답변해야 하느냐”며 “검사 말이 잘못됐다는 말을 그렇게 웃으면서 할 건 아니다”고 짚었다.

이에 A씨는 “죄송하다”며 “웃는 게 아니다. 저 진짜 진지하다”고 손사래를 쳤다.

다만 재판장은 A씨가 지속해서 부적절한 태도를 보인다고 판단해 재차 지적했다. 재판장은 A씨에게 “지금도 웃고 있다. 피고인 평소 표정이 그렇다면 모르지만, 평소에도 웃으면서 그렇게 말하나”고 했다.

이후 재개된 피고인신문에서 A씨는 방화한 사실은 인정하지만, 피해자를 살해할 의도는 없었다는 취지로 답변을 이어갔다. 피해자에게 불타는 집을 보여주는 것이 목적이지, 다치게 할 목적은 없었다는 것이다. A씨는 “(그동안 같이 살았던 피해자가 집에서 나가라고 하니까) 갈 데가 없어 마지막으로 대화해보고 잘 안되면 불을 지르고 (나는) 죽어버려야겠다고 생각했다”고 했다.

A씨는 방화 현장으로 갈 때 흉기도 소지했는데, 이 이유에 대해서는 “스스로 목숨을 끊을 목적”이라고 했다. 재판장이 ‘불을 지르고 피해자가 방에서 나오면 흉기로 찔러 죽이려는 생각 아니었느냐’고 묻자, “절대 아니다”라고 했다. A씨는 불길이 삽시간에 치솟자 소리쳤으나, B씨가 나오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한편 범행 당시 A씨는 이후 주택 울타리를 넘어 도망간 뒤, 주택에서 15m가량 떨어진 나무 뒤에 엎드려 있다가 현장에 출동한 경찰관에 긴급 체포됐다. 이 과정에서 흉기로 자신의 목을 찌르려고 했으나 제압된 것으로 조사됐다.

A씨는 지난 7월 25일 공판준비기일에서도 살인의 고의가 없었다고 주장했다. 당시 A씨 변호인은 지난 7월 25일 공판준비기일에서 “피고인이 집에 불을 낸 이유는 피해자가 (함께 지냈던 집에서) 자신을 쫓아낸 것이 분해 집이 불타는 것을 피해자 눈으로 보게 할 의도였지 신체에 손해를 끼칠 의도는 전혀 없었다”고 했다. A씨는 국민참여재판을 희망한다고 밝히기도 했다.

[박선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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