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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3 (토)

이슈 일본 신임 총리 기시다 후미오

윤 정부에 ‘일방적 양보’ 받아도…‘연임 실패’ 기시다의 3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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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왼쪽)가 지난달 27일 자민당 총재 선거 뒤 이시바 시게루 당선자 앞을 지나고 있다. 교도통신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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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일 일본에서 이시바 시게루 새 총리가 취임하면서 그동안 일본 정부를 이끌었던 기시다 후미오 총리는 일선에서 물러나게 됐다. 대법원 강제동원 피해 배상 문제 등에 대해 윤석열 정부에서 일방적 양보를 받아내는 등 일본 정부 입장에서는 외교·안보 쪽 성과가 있었지만, 기시다 총리의 색깔을 내지는 못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기시다 총리는 지난 2021년 10월 4일 스가 요시히데 전 총리 뒤를 이어 출범해 3년 가까이 집권했다.



기시다 총리는 외교·안보 분야에서 성과를 낸 것으로 평가 받는다. 특회 외교 분야에서는 한·일 관계 핵심 쟁점이었던 대법원 강제동원 피해 배상 판결과 관련해 한국의 일방적 양보를 받아냈다. 윤석열 정부는 지난해 3월 대법원 강제동원 피해 배상금을 가해 일본 기업 대신 한국 재단이 대신 내는 이른바 ‘제3자 변제안’을 발표했다. 윤 정부의 일방적 양보 뒤 한·일 정상회담이 열렸고 11년 넘게 중단된 셔틀 외교가 복원이 합의됐다. 이후 12차례 정상회담이 열렸다. 올해 7월 일제강점기 조선인 강제동원 노동의 현장인 일본 니가타현 사도광산도 한국의 앙보를 받아 조선인 강제노동이라는 표현을 사용하지 않은 채 유네스코 세계 유산 등재에 성공했다.



안보 분야에서는 “적의 공격을 단념하게 하는 억지력이 필요하다”며 2022년 말 자위대의 적기지 공격능력(반격능력) 보유를 선언해 2차대전 이후 일본 안보 정책의 대전환을 이뤄냈다. 최장수 총리인 아베 신조 전 총리도 이루지 못한 외교·안보 성과를 성취했다.



하지만 국내적으로 통일교와 자민당 유착 문제 그리고 자민당 파벌 비자금 조성 문제 등으로 비판을 받아왔으며, 한 때 내각 지지율이 10%대로까지 떨어졌다.



분기점은 2022년 7월 8일 아베 신조 전 총리가 선거 유세 지원 도중 총격으로 피살당하는 사건이다. 범인인 아베 전 총리와 통일교 사이 유착 의혹을 범행 동기로 들었고 이 후 자민당 주요 정치인과 통일교 유착에 대한 비판 여론이 커졌다. 그러나 기시다 총리가 부정적 여론이 비등한데도 아베 전 총리의 장례를 국장으로 치르기로 결정했고 이는 지지율 하락의 원인 중 하나가 됐다. 지난해 11월부터 일본을 흔든 자민당 파벌 비자금 조성 파문은 지지율을 더욱 끌어올렸다. 기시다 총리는 자신이 이끄는 고치카이(기시다파)에서 탈퇴하고 고치카이를 포함한 자민당 파벌 대부분이 해체 선언을 했지만 여론의 싸늘한 시선은 여전하다.



기시다 총리 만의 색깔을 내는 데도 실패했다는 평가가 많다. 경제 중심 노선으로 유명한 고치카이를 이끌었던 기시다 총리는 취임 초기 “새로운 자본주의”를 내세웠으나 뚜렷한 성과가 없다.



기시다 총리는 자민당 총재 선거를 한달여 앞둔 시점까지만 해도 총재 연임을 통한 정권 재창출 의지를 밝혔지만, 장고 끝에 결국 8월14일 총재 선거 불출마 선언으로 3년간 유지해온 총리 자리를 내려놓기로 결정했다. 이시바 시게루 새 자민당 총재 당선자에게 “현재 나라 안팎으로 큰 과제가 산적해 있다”며 “이시바 총재가 강한 정권을 만들어 달라”고 당부했다.



그는 1일 오전 열린 각료회의에서 각료들의 사표를 수리하고 이들과 함께 총사퇴했다. 기시다 총리의 재임 기간은 1094일로 역대 총리 가운데 여덟번째로 많다.



도쿄/홍석재 특파원 forchis@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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