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일 통계청 국가통계포털(KOSIS)에 따르면 지난 8월 기준 실업자 수는 56만4000명으로 집계됐다. 이 중 구직기간이 6개월 이상인 사람은 11만3000명으로 20.0%를 차지했다. 이는 외환위기 여파가 있던 1999년 8월(20.1%) 이후 25년 만에 최고 수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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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기실업자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확산한 2020년 10월부터 2021년 7월까지 증가세를 이어가며 10만명을 웃돌았다. 이후 감소세로 전환해 대체로 10만명을 밑돌았다. 하지만 올해 3월부터 다시 늘기 시작해 지난 8월까지 6개월째 증가했다. 전체 실업자 수는 지난 7월부터 전년 동월 대비 감소로 전환 두 달 때 감소를 기록 중이다. 전체 실업자는 줄어드는데 장기 실업자는 늘면서 이들의 비중이 가파르게 높아지고 있는 셈이다.
이는 비경제활동인구 중 ‘쉬었음’ 인구가 늘고 있는 점과도 일맥상통한다.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 8월 ‘쉬었음’은 256만7000명으로 전년 동월 대비 24만5000명(10.6%) 늘었다. 8월 기준 2003년 이후 역대 가장 많았다. ‘쉬었음’에는 취업 의사가 없는 사람, 취업 의사가 있어도 원하는 일자리가 없어서 직장을 찾지 않는 사람 등이 포함된다.
우려되는 건 청년층이 장기실업자, 쉬었음 증가세를 견인하고 있다는 점이다. 올해 1~8월 장기실업자는 월평균 9만858명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만448명 증가했다. 연령대별로는 15~29세 청년층이 2만9442명(32.4%)으로 가장 많았고, 30대가 2만1177명(23.3%)으로 뒤를 이었다. ‘30대 이하’가 전체의 55.7%를 차지한 셈이다. 증가율도 청년층이 가장 컸다. 1~8월 청년층 장기실업자는 지난해보다 4854명 늘며 모든 연령대 중 증가폭이 가장 컸다. 전체 실업자 중에서 청년층이 차지하는 비중도 32.4%로 나타나 전년(30.6%)보다 늘었다.
3년 이상 미취업 청년 중 집에서 그냥 쉰 청년은 5월 기준으로 2021년 9만6000명에서 2022년 8만4000명, 2023년 8만명으로 점차 감소하다 올해 8만2000명으로 늘며 증가 전환했다. 청년층 경제활동참가율은 올해 5월 이후 넉 달째 1년 전과 비교해 0.2~0.8%포인트씩 하락하고 있다. 올해 1~8월 청년층 인구가 819만1000명으로 지난해(842만4000명)보다 23만3000명 줄었는데도 청년층 장기실업자, ‘쉬었음’은 오히려 증가하고 있는 셈이다.
청년층을 중심으로 장기실업자가 증가한 건 ‘일자리 미스매치’ 현상이 심한 탓이란 분석이다. 눈높이에 맞는 일자리를 찾지 못하는 이들이 늘면서 구직 기간도 늘고 있다는 것이다. 경제활동인구조사 마이크로데이터에 따르면 지난 8월 기준 직장에 다닌 지 1년이 넘지 않은 장기실업자 중 이전에 직장을 그만둔 사유가 ‘시간·보수 등의 작업 여건 불만족’인 비율이 24.7%에 달했다. ‘임시 또는 계절적 일의 완료’(26.4%)에 이어 두 번째로 많았다. 양질의 일자리로 꼽히는 제조업 취업자 수는 지난 4월 10만명 증가한 뒤 5월(3만8000명), 6월(9000명) 증가폭이 둔화됐다. 이후 7월과 8월 각각 1만1000명, 3만5000명 줄며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반면 배달라이더로 대표되는 단순 일자리는 큰 폭으로 늘고 있다. 실제 지난 5월 기준 취업한 경험이 있는 청년층 중 계약기간 1년 이하의 임금직이었던 청년은 전체의 31.4%로 관련 통계가 공표된 2008년 이후 가장 높았다.
청년층을 중심으로 고용시장의 불안이 심상치 않은 만큼 정부의 적극적인 대책 마련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주원 현대경제연구원 경제연구실장은 “민간 즉 기업에서 일자리를 만드는 게 청년층에 가장 좋은데, 코로나19 사태 이후에 활력이 약화돼 있는 느낌”이라면서 “기업 입장에서는 청년층보다는 경력자 위주로 뽑을 가능성이 높은 상황”이라고 짚었다. 그는 이어 “청년 고용에 인센티브를 주는 정부 정책의 경우 한계가 있는 만큼 현재 노령층 중심으로 가고 있는 공공부문 일자리를 청년층에게 확대하는 등 정부가 청년층의 직접 일자리 사업에 뛰어들 필요도 있다”고 제언했다.
세종=이희경 기자 hjhk38@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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