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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9.30 (월)

‘어깨 수술’ 김하성, FA 재수부터 2000억 시나리오까지 기다린다… 운명의 시장 조기 개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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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티비뉴스=김태우 기자] 생애 최고 대박을 노릴 수 있었던 그 순간 부상이 발목을 잡았다. 김하성(29·샌디에이고)이 자유계약선수(FA) 자격 행사를 앞두고 어깨 수술이라는 큰 악재를 만났다. 올 시즌 잔여 경기 출전은 불발된 가운데, 이제 관심은 김하성의 FA 시장으로 향한다. 어깨가 정상이었다면 포스트시즌까지 모두 마치고 그 다음에 생각할 문제였지만, 어깨 수술 탓에 이제는 여러 가지 시나리오를 조기에 고려해야 할 상황이 됐다.

메이저리그 공식 홈페이지(MLB.com) 등 현지 언론들은 마이크 실트 샌디에이고 감독 등 샌디에이고 관계자들의 말을 인용해 “김하성이 어깨 수술을 받는다”고 29일(한국시간) 일제히 보도했다. 김하성 또한 실트 감독의 공식 인터뷰 이후 현지 취재진을 만나 “정말 모든 것을 다해 팀에 도움을 주려고 노력했지만 내 몸이 내 마음의 말을 듣지 않았다. 현재로서는 시즌이 끝났다고 생각한다”면서 “포스트시즌에서 뛸 수 있는 기회가 있고 나도 그 일부가 될 수 있었는데 정말 답답하고 실망스럽다”고 좌절감을 여지없이 내보였다.

지난해 2루에 이어 올해는 자신의 원래 포지션인 유격수를 되찾으며 FA 시장을 앞두고 큰 희망을 부풀렸던 김하성이다. 올해 전반적인 성적이 지난해보다 살짝 떨어지기는 했지만, 그래도 여전한 수비력을 인정받고 있었던 것은 물론 득점 생산력에서도 리그 평균을 살짝 웃돌았다. 여기에 8월부터는 상승세를 타고 있었다. FA와 팀의 포스트시즌 앞둔 마지막 스퍼트가 큰 기대를 모았다.

그러나 8월 19일(한국시간) 콜로라도 로키스와 원정 경기에서 3회 안타를 치고 나간 뒤 오른 어깨를 다쳤다. 상대의 기습적인 견제에 정석대로 헤드퍼스트 슬라이딩으로 1루에 귀루한 김하성이었다. 올해 22개의 도루를 성공하고 있었던 만큼 상대로서는 김하성의 도루를 신경 쓰지 않을 수 없었고 견제는 당연했다. 김하성도 정상적으로 귀루했다. 하지만 베이스를 향해 오른 팔을 뻗는 과정에서 어깨에 통증을 느꼈다.

웬만한 부상과 통증이라면 참고 뛰는 김하성이지만 이날은 스스로 느끼는 조짐이 심상치 않았는지 일찌감치 경기를 포기했다. 헬멧을 내던지는 김하성의 표정에서는 좌절감까지 느낄 수 있었다. 일단 최초 검진 결과 어깨의 단순 염증이라는 긍정적인 해석이 나왔다. 20일 10일짜리 부상자 명단에 오를 때까지만 해도 “열흘 내 복귀 준비가 끝날 수 있을지 모른다”는 긍정적인 시선도 있었다. 그러나 김하성은 타격은 정상적으로 소화했으나 송구에서 계속 어깨에 통증을 느꼈고, 끝내 돌아오지 못했다. 그리고 근본적인 문제 해결을 위해 수술대에 오른다.

김하성의 수술 일정은 아직 공개되지 않았으나 사정에 밝은 관계자들의 말을 종합하면 최대한 일찍 수술을 받을 것으로 알려졌다. 조만간 수술을 하고 재활을 시작할 것으로 보인다. 사실 일반적인 상황이었다면 포스트시즌에 나서지 못하는 아쉬움 정도만 남을 뿐 빨리 수술을 하고 재활에 임해 내년을 정상적으로 준비하면 된다. 그런데 지금은 상황이 다소 애매하다. 김하성이 FA 자격 행사를 앞뒀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김하성의 향후 FA 시나리오는 어떻게 될까. 최악의 경우부터, 최상의 경우까지 여러 가지를 생각할 수 있다. 관계자들은 기본적으로 김하성의 어깨 수술이 얼마의 재활 기간을 필요로 하느냐에 따라 FA 시장에서의 전략도 달라질 것이라 내다본다. 금방 복귀할 수 있는 경우 세워야 할 전략이 있고, 결장 기간이 길어질 경우 세워야 할 전략이 있다. 이는 김하성과 협상에 임하는 구단도 마찬가지일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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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하성의 현재 부상 부위는 오른 어깨 관절이다. 관절을 둘러싼 섬유질 연골의 관절와순이 찢어진 것으로 보는 게 대체적인 시선이다. 손상 정도가 어느 정도인지는 아직 잘 드러나지 않았다. 다만 처음에는 염증 정도로 파악을 했고, 최근까지도 계속 송구 훈련을 했던 만큼 상처가 아주 심각하지는 않을 것으로 추정할 수 있다. 이정후(26·샌프란시스코)도 수비 도중 왼 어깨 관절와순을 다쳤는데 아예 파열 수준이었다. 샌프란시스코는 곧바로 수술을 결정했다. 이정후는 재활 기간만 6개월 이상이 소요되는데 김하성은 그 정도 수준까지는 아닌 것으로 예상할 수 있다.

재활 기간이 짧고, 내년 스프링트레이닝을 정상적으로 준비할 수 있다는 것이 증명되면 FA 시장 가치에 그렇게 큰 영향을 줄 것으로 보이지는 않는다. 이미 검증한 것이 있기 때문이다. 김하성은 메이저리그 4년간 540경기에서 타율 0.242, 47홈런, 200타점, 229득점, OPS(출루율+장타율) 0.706을 기록했다. 이중 메이저리그 적응기였던 첫 해 성적을 빼면 나머지 3년의 타율은 0.250, OPS는 0.721로 올라간다.

유격수·2루수·3루수를 모두 소화할 수 있는 수비력은 정평이 나 있다. 지난해 내셔널리그 유틸리티 부문 골드글러브 수상자라는 점에서 모든 설명이 다 끝난다. 현장과 컴퓨터 기반 수치가 모두 인정하는 수비수다. 주력도 뛰어나다. 지난해 152경기에서 38도루, 올해 121경기에서 22도루를 기록했다.

김하성은 통계전문사이트 ‘팬그래프’가 집계한 대체선수대비 승리기여도(WAR)에서 4년간 10.9를 기록했고, 지난 3년은 10.5였다. 이 정도면 리그 최상위권 중앙 내야수라고 볼 수 있다. 당초 현지 언론들이 김하성의 계약 총액으로 1억3000만 달러(약 1705억 원)에서 1억5000만 달러(약 1968억 원)를 예상했던 가장 결정적인 근거였다. 어깨만 문제가 되지 않는다면 못해도 연간 2000만 달러 수준, 5년 기준으로 1억 달러는 넘길 수 있을 것이라는 게 대체적인 전망이다.

그런데 만약 결장 기간이 길어져 내년 개막에 정상적으로 대기할 수 없거나, 최악의 경우 전반기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면 문제가 크게 복잡해진다. 김하성은 FA에 대해 “솔직히 지금 부상 때문에 많은 생각을 하지 않았다. 일단 다음 시즌에 건강하게 돌아오는 것에 집중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 경우 FA 시장에서 부상 때문에 인기가 식을 수도 있고, 계약이 장기화될 수 있다. 구단들은 김하성의 어깨가 정상적으로 회복된 것을 확인하려고 할 것이다. 시간이 가면 갈수록 쫓기는 건 김하성이 될 수 있다.

부상 정도가 심하지는 않은 것으로 봐 그럴 가능성은 낮지만, 만에 하나 결장 기간이 길어진다면 최악의 경우는 FA 재수를 선택하는 것이다. 단기 계약을 한 뒤 내년에 건재를 확인하고 다시 시장에 나가는 것이다. 실제 지난해 스캇 보라스의 선수들이 옵트아웃을 넣는 방식으로 이런 방법을 택했다. 단년 계약이라면 구단들이 뜨거운 관심을 보일 수 있다. 연 평균 금액으로만 따지면 금액에서 그렇게 손해를 보지는 않을 수 있다. 보통 계약 기간이 짧아지면 연봉은 높아지기 마련이다. 샌디에이고가 퀄리파잉오퍼를 제안할 수도 있는데 이 경우에도 연봉은 2000만 달러 이상이다.

진짜 최악의 경우는 시장에서의 심상치 않은 기운을 확인한 뒤 2025년 샌디에이고와 800만 달러(약 105억 원)의 옵션을 상호 합의 하에 발동시키는 것이지만, 부상 정도가 심해 전반기를 날리지 않는 이상 그럴 가능성은 떨어진다. MLB.com 또한 “김하성은 아직 구체적인 재활 일정을 결정하지 못한 상태다. 다음 시즌 샌디에이고에 남을 수 있는 상호 옵션이 있지만, FA 시장에서의 그의 기대 가치를 고려할 때 이를 거부할 것으로 보인다”고 예상했다. 일단 샌디에이고와 옵션 실행을 거부하고, FA 시장에 나간 뒤 그 다음을 고려할 것이라는 예상이다. 샌디에이고가 관심을 보인다면 김하성과 단기 계약을 다시 추진해도 된다. 그래도 연간 800만 달러 이상은 받을 가능성이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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