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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9.29 (일)

‘어깨 수술로 시즌아웃’… 김하성이 맞설 외로운 가을과 시린 겨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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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격수로 선발 출전한 샌디에이고 파드리스의 김하성이 수비에 임하고 있다. 사진=AP/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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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 일어서지 못했다.

미국 메이저리그(MLB) 샌디에이고 파드리스에서 활약하는 김하성이 찢어진 오른쪽 어깨 관절와순을 봉합하는 수술로 시즌을 조기에 종료한다. 샌디에이고 마이크 실트 감독이 29일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 원정을 앞두고 “김하성이 올해 더 이상 출전하지 않는다”고 전하며 그의 시즌 아웃을 공식화했다.

미국 현지 언론과의 인터뷰에 나선 김하성도 직접 “팀에 복귀해 도움이 될 수 있도록 모든 노력을 다했지만, 몸이 말을 듣지 않았다”며 “올 시즌은 끝이다. 정말 실망스럽고, 좌절감을 느낀다”고 밝혔다. 이어 “재활 경기에 출전했지만 통증이 재발했다. 구단과 많은 대화를 나눈 끝에 수술을 결정하게 됐다”고 덧붙였다.

불의의 부상은 지난달 19일 찾아왔다. 콜로라도 로키스 원정에서 안타를 치고 1루에 나갔다가, 상대 견제에 슬라이딩으로 귀루하는 과정에서 우측 어깨에 극심한 통증을 느꼈다. 곧장 대주자로 교체돼 경기를 마친 그는 끝내 부상자 명단(IL)에 실려야 했다. MLB 4년 차를 맞은 그가 IL에 오른 건 처음 있는 일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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샌디에이고 파드리스의 김하성이 경기 전 몸 풀기 훈련에 임하고 있다. 사진=AP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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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지런히 복귀 시계를 돌려봤다. 최초 자기공명영상(MRI) 검사 결과 어깨 염증 소견을 받으면서 빠른 복귀가 점쳐졌다. 하지만 회복이 더뎠다. 타격은 가능했지만, 송구가 100%로 이뤄지지 못했다. 그의 포지션이 유격수라는 점을 감안하면 치명적인 결핍이었다. 결국 김하성과 구단은 호전되지 않는 상태를 인정하고 수술 결단을 내리기에 이르렀다.

시즌 타율 0.233(403타수 94안타) 11홈런 47타점 22도루 등의 성적표로 4번째 시즌의 마침표를 찍는다. 기다렸던 가을야구도 출전할 수 없다. 2년 만에 팀이 포스트시즌 진출에 성공하면서 다음 달 2일부터 잔치를 시작하지만, 김하성의 모습은 볼 수 없다. 샌디에이고는 잰더 보가츠를 유격수에 세우며 김하성 공백을 메울 예정이다.

MLB에서 처음 얻는 자유계약선수(FA) 자격으로 꿈꾸던 ‘대박 계약’도 안갯속으로 빠졌다. 그는 2021년 샌디에이고와 4+1년 보장 금액 2800만 달러(약 367억3600만원), 최대 3900만 달러(약 511억6800만원)에 사인했다. 남다른 수비력을 앞세워 아시아 내야수 최초 골드글러브를 수상하는 등 선수 가치를 꾸준히 올려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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샌디에이고 파드리스의 김하성이 시즌 10호포를 치고 베이스를 돌고 있다. 사진=샌디에이고 파드리스 공식 SN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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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시즌을 마치고 FA 시장에 나갈 확률이 크게 점쳐진 배경이다. 2025시즌 걸린 샌디에이고와의 상호 옵션을 발동시킴으로써 연봉 800만 달러로 1년 동행을 이어가는 것보다, 200만 달러의 바이아웃 금액을 받고 시장 평가를 받았을 때 얻을 이득이 크기 때문이다. 일각에서는 치솟은 그의 몸값으로 인해 1억 달러 이상의 대형 계약이 가능하다는 장밋빛 전망이 제기되기도 했다.

다만, 이번 부상이 대형 변수가 됐다. 탄탄한 수비력, 준수한 타격 못지않게 그의 ‘철강왕’ 면모가 그의 몸값을 올려왔기 때문이다. 김하성은 KBO리그 시절부터 금강불괴로 이름을 날렸다. 빅리그에서도 2022~2023시즌 각각 150경기, 152경기를 소화했으며 올해도 부상 전까지 121경기를 뛰었다. 바로 이곳에 물음표가 찍혀버렸다. 올겨울 그가 꺼내들 FA 협상 전략에도 큼지막한 변화가 생길 예정이다.

허행운 기자 lucky77@sportsworl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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