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2일 오전 3시 48분쯤 광주광역시 광산구 산월동의 한 도로에서 추돌사고 뒤 사망한 운전자의 차량. 사고 당시 이른바 '음주운전 헌터'라 불리는 유튜버가 이 차량을 뒤쫓았다. /독자 제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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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주운전을 의심해 추적하는 과정을 생중계하다 사망사고를 불러 ‘사적제재’ 논란을 일으켰던 유튜버가 최근 도로교통법상 공동위험 행위 등 혐의로 검찰에 송치된 것으로 파악됐다.
26일 본지 취재를 종합하면, ‘음주운전 추적 영상물’을 제작해왔던 유튜버 A씨는 지난해 12월 광주광역시 북구의 한 도로에서 주행 중인 B씨의 차량을 뒤쫓아 멈추게 한 혐의를 받고 있다.
A씨는 B씨가 음주운전을 했다고 의심해 일명 ‘조력자’라고 부르는 자신의 구독자들과 함께 차량 여러대를 동원해 뒤쫓았던 것으로 전해졌다. B씨는 음주운전을 하지 않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피해 운전자 B씨는 A씨와 조력자들을 고소했고 경찰은 A씨가 위협운전을 하며 뒤쫓은 혐의가 인정된다고 보고 사건을 검찰에 넘겼다. 경찰은 지난 22일 오전 3시 50분쯤 광주 광산구 산월동의 한 도로에서 C(35)씨가 몰던 차량이 대형 트레일러를 들이받고 숨진 사고와 관련해서도 생중계 영상을 제작했던 A씨와 조력자들을 조사 중이다.
A씨는 사고 전 광산구 월계동 인근 도로에서 신호 대기 중이던 C씨의 차량에 다가가 “술을 마셨느냐” “음주 운전 신고를 했다”면서 실랑이를 벌였던 것으로 전해졌다. 이 모습은 A씨 유튜브 채널을 통해 생중계됐다. 이후 C씨는 A씨의 추격을 피해 약 1.9㎞를 달아나다 추돌 사고를 냈다고 한다. 이 사고로 C씨의 차량은 완전히 불탔고 C씨는 병원으로 이송됐으나 숨졌다.
사고현장 인근 방범카메라에는 C씨의 추돌 사고 이후 약 30초 뒤에 조력자들의 차량이 도착하는 모습이 담겼다. A씨도 조력자들의 뒤를 따라 사고 현장을 찾았다. 사망한 운전자 C씨 유족들은 “아무리 음주 운전이 중죄(重罪)라도 경찰이 수사하기도 전에 유튜버가 이렇게 사람을 죽음으로 내몰아도 되느냐”고 반발하고 있다.
[광주광역시=진창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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